경포해변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창해로 514
겨울바다를 보기 위해 강릉 경포해변에 다녀왔다.
사실.. 차를 뽑게 되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이 강릉이었는데, 이래저래 일이 바쁘고 현생에 치이다 보니 좀처럼 시간이 나질 않더라. 아무튼, 횡성군 둔내에 살고 계시는 엄마랑 동생을 만날겸~ 겸사겸사 겨울바다의 감성을 느끼고자 강릉 경포해수욕장도 다녀와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여행이었다. 그래서 작성하는 후기글.
힘들 줄로만 알았었던 강릉 주차 환경.. 의외로 널널하니 좋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쪽이나 식당쪽으로는 당연히 주차경쟁이 치열했지만, 우리처럼 조금 걸어도 좋다는 생각이라면 외곽쪽에 공간이 널찍한 무료주차장이 있으니 이런 곳을 공략해보도록 하자.
무지성 샤따를 누를 수밖에 없었던 강릉 경포해변의 풍경.
한창 사랑꾼이었을땐, 이곳에 놀러 오기 위해서 고속버스라던지 KTX를 힘들게 예매했었던 경험이 있었다. 매번 놀러 올 때마다 이런 지긋지긋한 예매경쟁을 치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선 강릉이라는 지역은 선택받은 날에 선택받은 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내 차가 생기고나니, 세상 편할 수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강릉 경포해변은 모든 연인들의 필수코스라고 불릴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찾아간 1월의 강릉 겨울바다에도 커플들이 많이 보였었다. 나에게도 분명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계처럼 일만 하는 30대라니.. 괜스레 슬퍼진다.
경포해변에서 백사장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가면 송정해변이 나오고, 송정해변을 따라 다시 쭈욱 걸어가면 카페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에 도달하게 된다. 관광이 목적이라면 안목해변에 주차를 하고 경포해변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그건 뭐 알아서들 선택하자.
경포해변에 주차를 하고 강문해변까지 가서 커피를 한잔 때리려고 했는데, 이거.. 걸어갈만한 거리는 아닌 것 같았다. 분명 지도상으로는 걸어갔다가 다시 걸어오기에 충분한 거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차디찬 강릉바다의 칼바람을 맞아가며 걸어갈 거리는 아니라고 판단! 그냥 주변만 대충 훑어보고 돌아가기로 했다.
방파제 쪽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아래에서 낯선 울음소리가 들렸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오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물에서 뭘 쪼아 먹고 있더라; 강릉 경포해변에서 갈매기는 많이 봤었어도 오리는 처음 봄..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제법 잘 나온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예전에 이 건물 앞, 수제버거 가게 앞에서 2시간 웨이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들은 돈을 주고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고 광고한다는걸 누구나 다 알고 있어서 그닥 신빙성이 없지만 그때는 달랐다. '맛집'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힘은 대통령이 선포하는 계엄령보다 더 강력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뻔했다.
나도 이곳의 버거맛이 대단하다는 소문을 듣고 이 버거를 먹기 위해 여자친구와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까지 와서 2시간의 기다림을 가진 끝에 버거맛을 봤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롯데리아 데리버거 선에서 서열을 정리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맛이 평범했고 분위기도 그냥저냥;; 그래도 좋은 추억을 남기게 되었으니 이득이라면 이득이랄까?
모래 위를 걸어가는 발소리, 푸른 바다와 고요한 파도소리가 느껴지는 해안가를 걷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분해지는 마음. 아마도 강릉 경포해변을 찾는 이들은 바로 이런 감성을 느끼고자 이곳을 찾아오는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이런 감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그냥 가만히 바다만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그래서 내가 강릉을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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