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허브아일랜드
-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947번길 51
- 오전 10~밤9시 / 토요일은 10시까지
- 2024.01.01 ~ 2024.12.31
8사단 전역식에서 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두 번 다시 철원이나 포천쪽은 발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휴일 문득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행군하거나 육공을 타고 이동하면서 포천허브아일랜드 간판을 몇번 본 기억은 있는데, 들어가 본 기억은 없네?" 솔직히 2년넘게 이곳에서 근무했었으면서 이곳을 한 번도 안 가본 건 조금 아니꼬웠다.
따라서 이 장소는 도대체 어떤곳인가 싶어, 부랴부랴 검색을 해봤는데..! 마침 포천 허브아일랜드에서 핑크 반딧불 불빛동화축제를 진행한다고 해서 후다닥 다녀와봤다. 참고로 우리가 다녀온 날은 2024년 2월 3일 토요일이었다.
몇 번 지나다녀본 기억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조용하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사람이 줘워월라 많더라; 아무리 핫플이라고 해도 위치상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수가 없는데.. 도대체 포천 허브아일랜드 핑크 불빛동화축제라는게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나 싶었다.
도로에서 30분 기다림 끝에 겨우 포천 허브아일랜드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주차장은 엄청 넓긴 했으나, 사람이 많아서 자리찾는데 애좀 먹었다. 그나저나 주차장에 꽉 찬 차량들 좀 보소;;
입장료 | 일반 | 37개월~중학생 |
평일 | 10,000원 | 8,000원 |
주말 | 12,000원 | 10,000원 |
매표소 앞에서부터 핑크핑크한 느낌이 든다. 이런게 내부에 여러 개가 설치되어 있어서 핑크 불빛동화축제인건가라는 생각과 함께 1인당 12,000원이라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포천 허브아일랜드 입구로 들어섰다.
당연히 눈에 먼저 들어온 시설은 허브체험관이라는 건물이었다. 주차장에서부터 보이는 웅장하며 으리으리한 자태의 건물..! 엄청난 기대를 하고 갔는데, 고작 체험관이라니.. 살짝 실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부 인테리어가 이쁘게 꾸며져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가 봤다.
와; 내부 인테리어 무엇? 여기가 성이여 상점이여? 엄청 화려했다. 화려한 공간 속에 빈틈없이 꽉꽉 채워진 허브 관련 상품들! 딱히 뭘 구매하지 않아도 시음이라던지 향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게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여기서 가장 만족했었던 상품은 히비스커스 스테비아라는 차였는데 일반적인 히비스커스차에서 단맛이 추가된 것일 뿐인데 엄청 맛이 좋았었다. 기념으로 하나 구매할까 싶었는데, 쿠팡에서 비슷한 제품을 조금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서 패스.
핑크 불빛동화축제
다음으로 우리가 움직인 곳은, 많이들 알고 계시는 허브우산길되시겠다. 비를 오지게 잘 막아줄 것 같이 튼튼하게 생긴 알록달록 우산이 하늘에 걸려있는데, 오~ 라는 정도지 와~ 하는 정도의 아름다움은 아니었음. 요즘 대형 쇼핑몰이나 조금 핫하다 싶은 스팟들이 대부분 여기랑 비슷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서 그렇게 신박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포천 허브아일랜드 핑크 불빛동화축제 스팟은 허브우산길을 따라 쭈우우욱 올라가면 된다. 자신에게 이 길이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포천 허브아일랜드에서는 친절하게도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거나 조금도 걷기 싫어하는 운동부족형 인간들을 위해 핑크 불빛동화축제장까지 단숨에 이동시켜 주는 이동수단을 유료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근데 5분 정도면 올라가는 길을 돈까지 내고 올라가야 하나 싶음;
이곳이 바로 포천 허브아일랜드 핑크 불빛동화축제 현장! 보는 순간 감탄사가 육성으로 터져버렸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게이라서가 아니라;; 단색 조명으로 꾸며놓은 스팟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관광지는 어떠했는가? 알 수 없는 조형물 하나 설치하고 거기에 알록달록 조명만 걸어두고 마치 랜드마크인것마냥 SNS로 광고하기 에 바빴는데, 적어도 여긴 정말 이를 갈고 준비했구나 싶었을 정도로 조명에 담긴 진심이 My heart까지 와닿았다.
사진은 눈뽕이 심하니 영상 관람을 추천드립니다..
난 처음 와서 몰랐는데, 이 스팟이 가을쯤엔 핑크뮬리로 유명한 스팟이라고 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가을에만 보여주는게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는지, 이 장소를 온통 핑크핑크로 도배해버린 모양이다.
여기도 핑크, 저기도 핑크.. 내 블로그가 게이바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저 멀리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고 줄 서있는 곳은 핑크샌드보드라고 불리는 핑크모래섬이다. SNS에 다른 스팟들중에서 가장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고 소문난 모양인지, 사람들이 유독 저곳에만 몰리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줄서있는 곳 반대편으로 이동하면 핑크모래섬 위로 올라갈 수 있다.
핑크모래섬 위에 올라서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온통 핑크빛이라 뭐가 뭔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야간에는 핑크모래섬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그냥 아무 나무나 붙잡고 SNS에 사진을 업로드해보자. 아무도 모를 것이다.
미니 아이스링크와 에어범퍼카가 위치한 이곳에서는 떡볶이나 오뎅같은 간단한 음식을 사먹을 수 있다. 떡볶이가 5천원, 오뎅이 2개에 3천원이었나? 창렬스러운 가격이라 우리는 안 사 먹었는데,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가족단위의 구성원분들은 애들 때문에 사먹는 분위기었음.
그리고 이게 아까 말한 이동수단. 트랙터가 사람들을 태우고 언덕을 오르내리는데, 지면 때문에 멀미가 상당히 심해보였음. 아이들과 추억 남기기에는 좋아 보이는데, 연인끼리 찾아왔다면 분위기 좋게 걸어내려가는게 더 좋을 것 같다. 5분밖에 안걸리니깐.
산타마을
핑크 ㅂ축제 하나만 보고 포천 허브아일랜드를 찾은 건데!! 여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추억의 거리라던가 식목원 등등 다양한 스팟들이 있었지만 내 마음에 가장 들었던 스팟은 바로 산타마을이었다.
입구에서부터 흥겹게 들리는 캐롤송과 포근한 조명. 안락해 보이는 건축물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날짜를 잘못 알고 있었나?라고 느낄 정도로 크리스마스 갬성뽕 100% 충전된다.
산타마을의 전체적인 풍경은 이러하다. 재생되는 음악의 박자에 맞게 점등되는 LED. 처음에는 이게 무슨 정신 나간 눈뽕인가 싶었는데 계속 보고 있으면 뇌가 천천히 마비되면서 아...!름답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소에 있으면 한여름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날듯!!
눈뽕 경사면에는 상점이랑 포토존들이 마련되어 있다. 상점 역시 인테리어가 아주 수준급으로 미쳐있었고 그 옆에 있는 교회는 성경책이랑 종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컨셉사진을 찍기 좋아 보였다. 교회 양 옆 문으로는 프랑스 인형들이 촤르르르 놓여져 있었는데 딱히 감흥은 없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포천 허브아일랜드의 하층과 상층을 이어주는 수목원이다. 다른 수목원은 열대 식물들만 가득해서 수목원만의 특별한 향이 느껴지지 않는데, 여긴 확실히 다르다. 허브가 있어서 그런가.. 사우나 황토방에서 날법한 허브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서 좋았다. 진짜 찜질방에 있는 그런 기분이었음.
현재 포천 허브아일랜드 불빛동화축제 때문에 많이들 찾으시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여긴 두 번 가도 좋다고 느껴질 만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충분해 보였다. 커플단위나 가족단위 가릴 것 없이 그냥 완벽한 관광지였던 것 같다. 보통 관광지에서 화장실 찾기가 힘든데, 여긴 어딜 가나 화장실이 있어서 볼일보기에도 아주 좋았음! 편의점이 있어서 간단히 배를 채우기에도 좋아서 다음에 또 한 번 가보지 않을까 싶다.
9시 넘어서 나가는데도, 사람들 많은 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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