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어보니 밖의 날씨가 너무 좋아보였어요. 일기예보에서는 내일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기에 당연히 오늘 날씨 역시 꾸물꾸물하겠거니 싶었는데 이렇게 좋아버리면.. 집에 가만히 있기는 아깝겠죠? 그래서 빠르게 준비를 마친 후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파주 범륜사와 운계전망대를 다녀오기로 했어요.
역시 예상대로 날씨는 완벽 그 자체였어요. 아무튼, 파주까지 뭘 타고 갈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저렴한 대중교통을 이용해볼까 싶었는데 요즘 시기가 시기인만큼 대중교통은 조금 꺼려지더라구요.
마침 그린카에서 배포하는 쿠폰도 있겠다! 오랜만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어요. 그린카를 특히 더 이뻐한다는 것은 아니고, 이 날은 쏘카 경차가 매진되었다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린카에서 레이를 대여했어요.
차를 가지러 가는 길에 대충 찍어봄..
오늘 저희 발이 되어줄 레이입니다. 8시간 대여했고 대여료는 3시간 이상 쿠폰이었나? 아무튼 할인받아서 49,000원이었어요. 이 정도 금액이면 렌트를 하지?!라는 생각을 당연히 해보긴 했지만 그래도 올여름에 휴가를 가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금액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더라구요.
집에서 파주까지는 대충 70km.. 일찍 일어나서 당연히 안막히겠지.. 싶었으나 세상 일이 뜻대로 되겠어요? 엄청 막히더라구요ㅋㅋ
1시간 반쯤 달리니까 감악산에 도착했어요. 주차장을 찾아봤지만 이미 꽉 차있는 상태라서 어디다 차를 짱박아둘지 요리조리 살펴본 후..
그냥 적당한 갓길이 있어서 그냥 박아버렸네요.
주차를 하고 뒤를 돌아보니 설마6교라는 다리 근처더라구요.
다리 아래를 보니 계곡에서 휴가를 보내는 가족들도 보이고
연인과 꼼냥꼼냥 휴가를 즐기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도대체 이런 위치는 어떻게들 알고 오시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는데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냥 가던 길 갔어요..
범륜사 앞으로 보이는 어마어마한 절벽
그리고 그 옆으로는 감악산의 명물 흔들다리가 있답니다.
흔들다리는 천천히 둘러보기로 하고 범륜사부터 둘러보기로 했어요. 1
입구에는 감악산 추천 등산코스가 설명되고 있는데.. 크게 돌아볼 경우 무려 5시간 코스라고 하네요.. 이런 날씨에 5시간이나 걷다가는 물기 싹 빠진 오징어가 될 수 있으니 가을이나 겨울쯤에 와보는걸로.
일단은 그냥 걸어 올라갔어요.
범륜사라고 적혀있는 연등도 보이고
조금 올라가니 바위휴게소도 있더라구요.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켓몬 바위체육관을 연상캐하는 네이밍이네요.
계속해서 보이는 종합안내도
슬슬 땀이 흐르기 시작했어요. 바람도 안 불고 날씨가 매우 습해서 숨만 쉬어도 땀이 줄줄..
올라가다 보면 길이 갈라지는데요. 왼쪽으로 가면 바로 흔들다리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범륜사와 운계전망대가 나온답니다.
산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도마뱀ㄷㄷ; 셔터 속도 조절도 안해놨는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초점도 못 잡은 상태로 바로 셔터를 눌렀네요.
엄마가 말씀하시길 저 산 아래에 범륜사가 있다고 그러네요.
거의 다 왔음을 알리는 표지판
쭉쭉 올라가다 보면..
감악산 코스를 완주하신 산악회의 상징물들이 벽에 쭈르르륵 걸려있답니다. 맨 처음에 봤을 때엔 이곳이 절 부근이라 귀신들을 물리치는 그런 효력을 가진 리본인 줄 알았네요;
잠시 쉬어가는 타임
뒤를 돌아보니 저~멀리 흔들다리가 보이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흔들거리는 느낌은 아닌데... 아마도 제가 생각한 흔들림의 정도가 달랐나봅니다.
무지성 셔터질을 하면서 올라오다 보니 어느새 법륜사에 도착했어요.
관세음상을 비롯한 다양한 모양의 석상들
산 바로 아래에 있는 절은 대웅전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산과 너무 붙어있어서 혹시라도 산사태가 일어난다면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정말 가깝더라구요.
대웅전 앞에 있는 범종각
범종각을 살펴보면 여러 이름들이 적혀있는데, 오래되어서 칠이 벗겨진 이름들도 있고 최근에 새겨진 듯한 번쩍번쩍한 이름들도 있더라구요.
범종각 옆 작은 우물 속 올챙이
요사채라고 불리는 이곳은 스님들이 사는 공간인가 봅니다.
요사채 뒤로 들어가 보면 동양 최초 백옥석 관음상인 백옥관세음상이 나옵니다. 신장 7M, 좌대 4M에 이르는 백옥관세음상은 3인이 3개월에 걸쳐서 봉안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백옥관세음상 맞은편에는 십이지상이 일렬로 서있는데요. 낮에보면 웅장해보이지만 밤에 와서 보면 살짝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
백옥관세음상 뒤에는 나무화석이 있습니다. 화석 위에는 동전들이 올라가 있는데 아마도 이곳에 동전을 올리면 소원이 이루어지나 봅니다.
아무도 없는 극락전
오오.. 이곳에도 여성 전용 화장실이 존재하네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말라죽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도 매점이 있어서 이곳에서 가볍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언젠가는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던 갬성 커피포트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지붕도 한껏 멋을 부렸네요.
하늘이 맑아질 때마다 강렬해지는 햇빛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범륜사 매점의 아메리카노 평가를 해보자면.. 분명 아이스커피라고 써있었는데.. 왜 헤이즐넛 맛이 나는지도 모르겠네요. 함께 커피를 마셔본 여성 2분의 말씀을 들어보자니.. 원두를 내린 것이 아닌 그냥 인스턴트커피 같다고 하시네요. 커피라고는 믹스밖에 모르는 제가 마셔봐도 확실히 원두커피는 아닌듯..?
커피도 다 마셨으니 서둘러서 운계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운계전망대로 이동하는 길에는 많지는 않지만 계단이 있어서 무릎이 좋지 않으신 어르신들에게는 살짝 힘든 코스가 될 수 있어요.
약 5분간 오르다 보면
운계전망대 선고개 표지판이 나옵니다.
이곳이 운계전망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감악산은 절경 그 자체였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범륜사
3명이 왔는데 2명씩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는게 안쓰러워 보였는지.. 주변에 계시던 착한 아저씨 한분이 사진을 찍어주셨어요. 못생긴 얼굴 때문에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멋진 장소에서 가족사진을 남기게 해주셔서 그저 감사를..
사진을 다 찍고 전망대에서 수다를 떨다가 흔들다리로 넘어갔는데요. 범륜사가 절이라서 별로 볼 게 없을 줄만 알았는데 은근히 사진을 찍을만한 스팟도 많아서 좋았고 무엇보다 이런 날씨에 관광객들이 산을 찾지 않는 것 같아서 한적해서 좋았어요. 사진을 더 찍고 싶었지만 카셰어링 시간이 임박했기에 빠르게 다음 장소로 움직였습니다.
- 범륜사.. 분명 이 이름이 맞는데 사람들은 왜 법륜사라고 하는걸까? [본문으로]
'@ Landsca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영종도 빵이 맛있는 예쁜 오션뷰 카페 바다 앞 테라스 (6) | 2021.09.20 |
---|---|
망원동 망원시장과 망리단길 소품샵 둘러보기 (4) | 2021.09.05 |
후지필름 X-T4 & XF1855 테스트 및 회현역~북촌 한옥마을 출사 (0) | 2021.08.30 |
파주│감악산 출렁다리와 적성전통시장 둘러보기 (0) | 2021.08.02 |
2021-06-24 SONY A6400 상동역 & 부천 종합운동장 스냅사진 (1) | 2021.06.24 |
국립민속중앙박물관 입장료가 무료인 추억의 거리 (0) | 2021.06.20 |
장수동 먹자골목과 수레국화꽃이 가득 피어 있는 인천대공원 (1) | 2021.05.24 |
소소콩 수원메쎄 2021 일러스트레이션코리아 행사 참여 후기 (2) | 2021.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