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무슨 행사가 진행된다고 하여.. 부랴부랴 전철을 타고 움직였는데 너무 늦게 도착했는지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 주변에 뭔가 볼만한게 없을까 싶어서 쌈지길~북촌 한옥마을까지 돌아보았는데 예전에 여자친구랑 이미 와봤던 곳이라 그다지 색다른 것을 느끼지 못해서, 그냥 지도상에서 가장 가까워보이는 국립민속박물관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구글맵에서 브라질 대사관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주변에 놀러오시는 분들은 보통 인사동이나 북촌 한옥마을, 경복궁까지만 구경하는듯하고 국립민속박물관까지는 발걸음을 옮기시지 않더라구요. 제가 오늘 갔었을때도 한국인 20%, 외국인 80% 정도의 비율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볼거리가 많고 사진찍을 곳도 많으니 한번쯤은 가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요즘 비가 억수같이 많이 내리는데, 다행히도 이 날은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당연히 입장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서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보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니 알림판에 무료관람이라고 써있더라구요. 일본에서 이런 박물관은 대부분 유료로 운영하고 있기에 보나마나 헬조선도 유료겠지 싶었는데.. 무료네요. 개꿀..
국립민속박물관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은 모양입니다. 입구쪽에는 잘 꾸며진 쉼터들도 있고 옛 주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오촌택이라는 초가집이 있어서 그냥저냥 간편하게 스냅을 찍기에 좋았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중앙에는 이름 모를 큰 성이 하나 있습니다. 들어가서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입구를 막아놔서 주변에서 사진만 찍고 왔네요.
성을 기준으로 왼쪽이 전시관, 강당이고 오른쪽이 어린이박물관과 추억의 거리가 있습니다. 왼쪽에는 볼만한게 없을 것 같아서 사진이라도 남기자는 마인드로 추억의 거리가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네요.
오른쪽으로 조금만 움직이면 추억의 거리가 시작됩니다. 거리 길이로만 따지면 150m정도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옛 추억을 만끽할 수 있는 건물들이 빼곡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입구부터 기대가 됩니다.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추억은 태흥활자인쇄소라는 건물이었습니다.
내부에는 금속활자와 활판인쇄기 등등 인쇄와 관련된 다양한 기계장치들을 볼 수 있는데요. 오늘날의 프린터와 비교한다면 크기나 속도면에서 한~참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그 시대에 이런 장치들을 만들어냈다는걸 보면.. 역시 인간은 정말 위대한 존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 더 들어가면 창신사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창신사장..? 이라고 해서 저는 실이나 섬유에 관련된 곳인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사진관이었습니다.
실내로 들어가보면 친구와 가족, 커플들이 옛 감성 물씬 묻어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더라구요. 여자친구와 함께 왔었다면 기념 사진을 남겨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저 혼자였기에 패스했습니다.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안전에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근대화연쇄점? 근대화근연쇄점? 아무튼 간판이 조금 요상하게 생긴 건물이 있습니다. 이름만 봤을 땐 면세점의 느낌이 아닐까 싶어서 내부로 들어가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출입금지 지역! 심지어 관광객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입구를 지키고 서있는 경비 아저씨도 계셨습니다.
아쉬운대로 외부에서 렌즈만 입구에 구겨넣어서 촬영을 해보았는데 와.. 식용유, 라면, 각종 통조림.. 그리고 중간쯤 초코파이도 보이네요.
연쇄점 앞에는 스프링 조랑말이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 저희 동네에서는 이걸 유니콘이라고 불렀어요. 어렸을 때에는 이게 엄청난 기술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커서 보니 철제 프레임에 장난감 조각 말 올려두고 스프링만 설치하면 완성되는 아주 간단한 구조였네요.
바로 옆에는 화개 이발관이 있습니다. 옛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곳으로 입구에는 난로와 주전자가 놓여져있네요. 신기한건 오른쪽에 작은 매장같은 곳이 있고, 이곳에서 담배를 판매하고 있는데.. 옛날에는 이발관에서도 담배를 취급했던 모양입니다.
이발관의 실내로 들어가보니 영화 효자동 이발사에서 느꼈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살면서 이런 이발소를 본 적도, 가본 적도 없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조금 생소했지만 뭔가 장식품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것을 보니.. 마인크래프트 장인이 만든 건축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네요.
이발소 앞에는 고향식당 국밥집이 있습니다.
테이블만 보아도 국밥에 소주가 생각납니다. 저 가마솥을 이용해서 뭘 끓이던 아마 훌륭한 해장국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만약 제가 나중에 요식업을 하게 된다면 이런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며보고 싶습니다.
약속다방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이 추억의 거리에서 가장 핫플레이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유일하게 출입 가능한 장소이기도 하며 포토존으로 훌륭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들어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입구의 안내문에는 음료를 판매하고 있지 않는다고 해요. 아마도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셨던 분들이 많으셨기에 이런 안내문이 붙은 것 같은데요. 실내에서는 뭘 드실 수 없으니 아쉬운대로 주변에 있는 음료 자판기를 이용해보심이..
와.. 옛날 오락실 의자가 발견.. 요즘에는 보기 힘든 1인식 미니 쇼파가 있네요. 쿠션감이 좋아서 플스를 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후.. DJ의 공간까지.. 요즘처럼 어딜가나 카페를 볼 수 없던 시대에는 이런 공간이 스타벅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네요.
고바우 만화방에서는 검정고무신에서 볼 수 있을법한 만화책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만화방 실내에는 바둑을 둘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라면도 있고.. 그리고 한켠에는 고오오급 TV까지.. 이정도면 만화방이 아닌 조선판 룸카페가 아닐까 싶네요.
만화방 맞은편에는 포니 픽업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차량은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이며 1975년에 첫 번째로 생상된 포니라고 해요. 게다가 외국에 최초로 수출한 국산 승용차라니.. 뭔가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도장집은 사진을 보기만해도 담배연기가 자욱한 곳에서 숨을 쉬는 기분이네요. 도장을 파는 일이 없을때에는 주로 바둑을 두며 TV를 봤던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장미 의상실입니다. 입구에서는 어머니들의 감성이 묻어나는 코디 아이템을 볼 수 있으며
의상실 반대편으로 이동해보면..
나무로 되어있는 책상과 의자, 네모 반듯한 책가방, 난로위의 주전자와 도시락.. 그시절 감성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교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앉아서 칠판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져서 의자에 앉아보려고 시도해봤지만 다리도 들어가지 않는 것을 보니, 이제 저도 정말 나이가 들었구나 싶더라구요.
추억의 거리 끝에는 어린이 박물고나이 있는데 어린이에 해당되지 않기에 이곳은 그냥 패스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사진만 찍어보려고 들어왔던 건데 생각보다 찍을만한 사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추억의 거리만 보기 위해서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은 조금 비추이지만 북촌 한옥마을, 경복궁, 쌈지길, 인사동을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입장료도 무료이니 한번쯤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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