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다신사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후쿠오카 신사! 시장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구시다신사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곳을 관광했을 때는 그저, 일본의 전통적인 신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진실을 알고 나니 가슴이 무거워지더라구요.
1895년, 일본의 괴뢰 세력에 의해 궁궐에서 암살당한 '명성황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 또래 세대는 다 아는 인물인데, 요즘 세대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구시다신사와 명성황후는 역사적인 사건인 '을미사변'과 서로 연결이 되어있는데요. 을미사변때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칼, 히젠도가 바로 이 구시다 신사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들어갔다면 조금 더 꼼꼼하게 둘러보는 건데, 한국에 돌아와서야 진실을 알게 되었네요.
구시다신사는 후쿠오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캐널시티에서는 1~2분 거리이며 하카타역에서는 10분 내외 거리에 있는 신사죠. 캐널시티에서 쇼핑하는게 슬슬 지겨워질 때쯤 둘러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구시다신사를 들어가는 입구는 2개. 도로변 입구가 있고 시장쪽 입구가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이렇게 거대한 가마가 보입니다. 찾아보니 요건 마츠리(마을 축제)같은걸 할 때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후쿠오카의 최대 축제라 불리는 하카타 기온 야마카시가 구시다신사를 중심으로 개최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게만 약 1톤 정도라고 하며, 여러 장정들이 훈도시를 입고 이 가마를 짊어지고 달리는 모습이 상당히 이색적이라고 해요.
시장 쪽에서 들어가면 사람들의 소원이 가득 적혀있는 나무패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라면 자물쇠 감성이었겠죠?
교토의 붉은 터널, 후시미이나리 신사가 떠오르는 토리이. 후시미이나리를 여러 번 가보긴 했지만, 매번 다녀와보고 느낀 점은 이곳은 정말 사진 원툴이구나 싶습니다. 딱히 막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볼만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교토 감성의 정수라고 해야 하나요? 여길 다녀오면 교토를 제대로 여행한 것 같은 기분의 들어요.
이곳에서도 동물 동상을 볼 수 있었어요. 보통은 여우인데, 구시다신사에 있는 건 개인지 늑대인지 여우인지 도통 감이 오질 않더라구요..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날의 구시다신사 감성.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구시다신사를 찾아오셨습니다.
이곳은 중신문입니다. 중신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손을 닦을 수 있는 테즈미야가 있어요. 다른 블로그에서 테즈미야의 물을 마치 국산 약수터의 약수물로 착각하여 '으아~ 시원하다' 멘트와 함께 벌컥벌컥 드시던데.. 드신다기보다는 손과 입을 청결하게 헹궈내는 곳이랍니다.
아주 가~끔 이곳에서 결혼식이라던지 성인식이 진행된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운이 좋게도 이 날 구시다신사에서 일본 전통 결혼식을 관람할 수 있었어요. 차분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
보기 좋았던 건 참배를 오신 일반인 분들도 이 결혼식의 하객이 된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나라는 누가 하객인지 누가 남인지 확실하게 구분이 되는데, 제가 보았던 이 결혼식은 모두가 하객이 되어서 이분들을 축하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괜히 가슴이 몽실몽실해지는 그런 기분 아시죠?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일본인들의 전통 결혼식. 어찌 보면 이런 게 스몰 웨딩이 아닐까 싶네요.
단순 관광으로도,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볼 게 많았던 후쿠오카 구시다신다. 가와바타 상점가(시장)와 캐널시티와 밀접해있기 때문에 일정에 잠깐 여유가 생겼을 때 둘러보기 좋은 신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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