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오호리공원
후쿠오카는 관광지들이 따닥따닥 붙어있어서 걸어 다니기가 참 편리합니다. 그래서 뚜벅이들에게는 최고의 관광지이죠.
버스나 택시, 지하철을 타고 이용해도 좋지만 후쿠오카라는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오호리공원까지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친근한 느낌의 일본 간판, 작은 골목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 같은 거리는 일본 감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지도상으로는 57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40~45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특히나 가는 길에 있는 텐진거리와 게야키거리로 들어가는 뷰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번화한 도시의 활기와 고요한 거리의 여유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죠. 때문에 체력적인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한 번쯤 걸어가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걷는 동안 마주하는 후쿠오카 거리의 풍경은 그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도 더 기억에 남을테니깐요.
저희는 하카타역 코인라커에 짐을 보관하고 오호리공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원래는 숙소에 머무르는 동안 오호리공원을 다녀오려고 했으나 저희가 갔을 땐 태풍 때문에 날이 좋지 못해서 먼 거리를 도보로 움직이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거든요.
다행히도 마지막날은 날이 끝내주게 맑았습니다. 마지막날까지 흐렸다면 그냥 하카타역 쪽에서만 시간을 보내다가 귀국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카타역에서 텐진으로 들어가는 구간이 의외로 사진 찍기가 좋았습니다.
고즈넉한 골목길부터 시작해서 현대적인 건물이 늘어서있는 거리까지. 이 공간에 있는 모든 풍경들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매번 일본 후기를 작성하면서 언급하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아주 잘 지어진 심시티를 보는 것 같아요.
텐진거리에서 게야키거리로 들어가는 골목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커다란 나무가 옹기종기 붙어있는 건물들 사이사이에 자리를 잡고, 마치 자연이 도시 속으로 스며든 듯한 느낌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연과 도시가 완벽하게 융화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햇살이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데도 그림자가 정말 멋졌던 거리라 후쿠오카 뚜벅이 여행 중에서 어디가 사진 찍기 제일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 구간이 가장 예뻤다고 말하고 싶어요.
게야키거리에서 오호리공원으로 넘어가는 이 구간도 감성이 정말 미쳤었습니다. 좁은 골목에 일본식 아파트들이 쭉 늘어서 있었고, 1층에서 무슨 마을 플리마켓 같은 게 열려있었는데요. 도서부터 소품까지 없는 게 없었습니다.
이러한 행사에서 주민들은 서로의 일상과 취향을 공유하며 친목을 쌓아나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인들은 한국사람들보다 더 개인주의하고 하는데, 꼭 모두가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네요.
바로 옆에 있는 신사와도 거리가 가까워서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계시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어요. 분위기 하나만큼은 끝장나게 좋았던 거리였습니다.
4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오호리공원. 뭐 이미 후쿠오카 관광지로 너무나 유명한 곳이라 소개는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석천호수공원 비슷한 분위기인데, 공원의 규모는 여기가 훨씬 크고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호수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도 좋고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배나 실제 오리를 보는 맛도 있죠.
벚꽃시즌에는 와본 적이 없는데, 오호리공원이 벚꽃 맛집으로도 소문난 스팟이라고도 하네요. 그때는 어떤 색의 옷을 입고 있을지, 다음 봄에도 찾아와 봐야겠네요.
어찌 보면 오호리공원보다 더 유명한 건 오호리공원 스타벅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도 많고 후기도 많고.. 분위기의 맛이 달라서 인지 다른 스타벅스보다도 더 활기가 넘쳐 보였습니다.
지도만 보면 멀어 보이지만, 막상 오호리공원까지 걸어서 가면 그렇게 멀게만은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체감온도 40도쯤 되는 한여름이라면 절대 무리겠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충분히 걸을만합니다. 저희는 체력이 남아돌아서 왕복 도보로 움직였지만, 체력이 좀 부족하신 분들은 걸어서 오호리공원까지만 걸어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오는 걸 대중교통으로 이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뚜벅이 여행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걸으면서 만나는 풍경들은 여행의 묘미를 더해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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