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천 도당산 벚꽃축제 지금이 절정인 듯

도당산 벚꽃축제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264번길 79
• 다녀온 날짜：3월 31일
• 원래 여기 주차는 개떡같기로 유명함

부천의 3대 봄꽃축제인 도당산 벚꽃축제는 제법 역사가 깊은 축제 중 하나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벚꽃이라는 포장지로 등산로를 잘 포장해 놓은 스팟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그게 아닌가 보다. 아무튼, 4월 8일부터 9일까지 실시되는 도당산 벚꽃축제를 미리 다녀와봤는데,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만개한 벚꽃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조심스럽게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부천에서 오래 살았지만.. 정말이지 이 위치는 적응하려해도 적응할 수가 없다. 공장단지 사이에 벚꽃축제 현장이 있다니.. 정말 언발라스 그 자체가 아닐 수 없겠다.

나의 첫 직장은 벚꽃동산 주변의 작은 공장이었다. 그때 도당산 벚꽃축제는 부천사람들만 알고 있던 마을 축제 같은 느낌이라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인터넷의 파급력으로 인해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대규모 축제가 되어버린 것 같다. 부천시민으로서는 참으로 기쁜 일!

계획대로라면 다음주쯤 축제가 시작될 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대구랑 부산 쪽에 벚꽃이 벌써 지고 있다는 커뮤니티의 글을 보고.. 혹시 부천의 벚꽃도 벌써 만개해서 떨어지는 건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퇴근하자마자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고 도당산 벚꽃축제 현장을 찾았다. 다행히도 벚꽃이 이제 막 만개한 상태라서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고 본다.

평일 저녁의 분위기는 대충 이런 느낌이다. 도당산 벚꽃축제가 시작되면 입구에 먹거리 상점도 열리고, 언덕길에 조명도 켜져서 제법 축제같은 분위기가 나긴 하지만, 평일에는 조금 심심한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코스 자체가 워낙 짧고 올라가도 볼 게 없기에, 평일에 먼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은 제법 실망할 것 같다. 

잎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벚꽃을 보는건 오랜만이다. 늘 현실에 치이느라, 꽃구경 타이밍을 자주 놓치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 타이밍을 아주 잘 잡은 것 같다. 참고로 아직 개화하지 않은 꽃봉오리도 많이 보였는데, 80~90% 정도는 이미 개화한 상태라서 관람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

도당산 벚꽃축제 등산로를 따라 쭉 올라가면 부천 천문과학관과 함께 넓다란 정원이 나온다. 딱히 볼만한 것도 없는 이곳에서 축제당일 개막식이 열린다고 한다. 부천을 한눈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탁 트인 건 아니지만, 날씨가 좋을 경우 부천의 주요 스팟들을 관측할 수 있어서 사진쟁이들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천문과학관에서 내려다보는 벚꽃동산의 언덕길. 주광이었다면 더 쩔어주는 사진을 남길 수 있었을 테지만, 극강의 중국발 미세먼지 + 역광 + 해질녘이라는 환경이 더해졌기에..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이쁘게 나오질 않더라.

하늘을 올려다보니, 도당산 벚꽃축제 현장 머리 위로 떨어지는 노을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온 몸을 비틀어가며 얻어낸 사진.

일본에 갔었을 때 벚꽃이 무지막지하게 흩날리는걸 본 적이 있다. 닛뽄 애니메이션 감성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라는걸 느꼈기에 국산 벚꽃축제에 대해서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몇 년간 일본을 못 가서 그런가? 국산도 제법 나쁘지는 않은 것 같더라.

만약, 데이트 목적으로 도당산 벚꽃축제를 찾는다면 사람 없고 조~용한 평일을 추천한다. 주말에 가면 주차문제 + 뽕짝 & 트로트 BGM + 술기운으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어르신들의 얼굴 3중 콜라보로 기분이 더러워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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