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유채꽃광장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3149-17
유채꽃이 피어나는 이 시기의 녹산로 도로에는 오고 가는 차들이 많다. 최근 제주도 유채꽃 명소로 녹산로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진정한 핫플은 가시리 유채꽃광장이 아닐까 싶다.
벚꽃과 유채꽃이 조화롭게 피어있는 녹산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길가에 가시리 유채꽃광장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는데, 표지판이 워낙 임팩트가 없어서 쉽게 지나칠 수 있다. 나도 가족들이랑 이곳을 찾았을 때 녹산로만 둘러보고 빠져나가야지~ 했다가 뒤늦게 이 표지판을 발견하고 후다닥 관람하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이름 그대로, 이곳은 진짜 리얼 유채꽃광장이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온통 노란빛을 발산하는 초원을 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제주도에서 유채꽃을 가장 많이 봤던 곳이 바로 이 장소였던 것 같기도...
어지간한 제주 유채꽃 명소들은 사진만 찍고 나가려고 해도 입장료를 지불하라고 난리인데, 가시리 유채꽃광장은 그런게 없다. 그럴싸한 포토존과 사진의 배경을 가득 채워줄 유채꽃, 거기다가 유럽의 풍차감성까지 더해주는 풍력발전소까지! 요상하게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유채꽃밭에 들어가 유채꽃의 향긋한 꽃내음으로 분위기좀 적셔보려고 했는데, 벌들이 너무 많았다. 군시절 벌에 호되게 당해본 기억을 가지고 있던 나는 벌을 보자마자 겁부터 먹었지만 여기 있는 벌들은 사람을 공격하는 벌들이 아니라 열심히 꿀을 따는 꿀벌 같아 보였다.
찍은 사진을 보정하려고 하니 하늘에 거뭇거뭇한 게 잔뜩 찍혀있었다. 처음에는 센서에 붙은 먼지 거나 렌즈에 달라붙은 먼지 따위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블로워로 센서를 청소도 해보고 렌즈에 에어도 불어가면서 청소를 해봐도 정체 모를 이 얼룩이 잘 지워지지 않더라. 확대를 해보니 벌. 온통 벌이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유채꽃과 벌을 본 건 제주 가시리 유채꽃광장이 처음이다.
가시리 유채꽃광장 후문 쪽으로 들어가서 몰랐었는데, 한 바퀴 돌아볼 겸 정문 쪽으로 이동해 보니 여긴 축제분위기였다. 내가 방문했었을 땐 막 말똥으로 뭘 만드는 행사 비스므리한걸 하고 있었는데 소재가 똥이라 그런지 인기는 없었다. 깡통열차도 있던데, 이건 아쉽게도 유료로 운영 중이었다.
작은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가 봤다. 높이가 그리 높지도 않은데, 이게 무슨 전망대냐며 투덜대는 나였지만 전망대에 올라 뷰파인더를 보고 셔터를 누르니 그래도 역시 전망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넓게 펼쳐진 유채꽃밭 너머로 보이는 녹산로의 벚꽃길. 그곳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가시리 유채꽃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뭔가 급조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포토존.. 정말 읎어보이는 비주얼이다. 요즘 인스타 핫플이라고 떠오르는 장소를 찾아가 보면 거의 폐가 수준, 흉가 수준 건물에 소품 몇 개 던져놓고 여기서 사진이나 찍고 가쇼~ 라는 분위기인데, 이곳 역시 그런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소품들만 있으면 왜 이리 없어 보이는지..
제주도 가시리 유채꽃광장 정말 개추하고 싶은 유채꽃 명소다. 할매 할배들이 운영하는 유채꽃밭들은 돈을 내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좁아서 사진을 찍을 때 남의 뒤통수가 나올 확률이 매우 높지만, 여긴 무료임에도 부지가 넓어서 그럴 확률이 매~우 적다. 요즘처럼 SNS 인증사진이 인생의 전부인 사람들이 찾기에는 더없이 좋을 장소인 듯.
아이들이랑 오기에도 좋다. 원래부터 가시리 유채꽃광장은 유채꽃보다는 조랑말 방목지로 유명하기에 앞서 소개한 말똥 따위로 뭘 만드는 체험이라던가 승마체험 같은 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꽃내음에 정신이 팔려서 이런 걸 체험할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울타리 밖에서 동물들을 쓰다듬을 수 있기 때문에 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당신의 지갑을 슬~쩍 털어갈 카페도 있다. 음료의 가격은 관광지답지 않게 착한 편. 카페의 분위기도 나쁘지는 않지만 테이크아웃해서 유채꽃을 바라보며 즐기는 티타임이 꽤나 매력적이다. 대부분의 인기 스팟들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추천하지 않는 편이지만, 풍력발전단지와 말박물관, 승마체험장이 세트로 붙어있어서 이래저래 즐길거리가 모여있는 가시리 유채꽃광장은 4월 가볼만한곳 제주 유채꽃 명소로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장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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