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한담해안산책로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1359
제주도를 가면 습관처럼 애월 한담해안산책로를 찾는다. 처음에는 봄날이라는 카페가 좋아서, 이 너머에 GD카페인 몽상드애월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부터는 이곳에 피어난 유채꽃을 보기 위해 찾는 느낌이다. 2.4km의 길이로 곽지해변까지 연결되는 한담해안산책로는 걷기만 해도 제주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에 나는 이 길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되는 바다. 성수기땐 주차하기가 매우 힘들지만, 겨우겨우 주차를 하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면 그래도 와보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그런 장소.
봄날 카페를 지나 몽상드애월 방향으로 걷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드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끌벅적함 속에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느껴져서 그쪽 방향으로는 잘 안 가게 되더라.
카페 반대편에는 장한철 산책로가 보인다. 해안가를 따라 드넓은 제주 바다와 노란빛 유채꽃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산책로는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걷기 좋은 길이다.
장한철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표해록'을 작성한 사람이라고 한다. 조선 영조 시절, 섬을 벗어나 육지로 나가고 싶어 했던 장한철은 1770년에 그 꿈을 이루어 한양길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한양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풍랑을 맞아 오키나와 등을 거쳐 5개월 만에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다고 한다. 장한철의 '표해록'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저 멀리 보이는 노란 덩어리가 모두 유채꽃이다. 카페쪽에도 유채꽃이 많이 피어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장한철 산책로 쪽에 피어난 유채꽃이 더 이뻐 보였다.
산책로를 따라 화려하게 펼쳐진 노란 물결. 다른 제주 유채꽃 명소가 인위적인 느낌이었다면,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 걸 보니 정말 찐으로 제주 애월 유채꽃 명소가 맞긴 맞나 보다.
멀리서 봤을 땐 몰랐는데, 실제로 가까이 와보니 규모가 상당했다. 유채꽃밭 사이사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유명한 제주 유채꽃 명소는 소소한 주차비(?) 정도를 지불하고 입장하는데, 애월 한담해변 장한철 산책로는 주차만 잘하면 꽃구경이 공짜라니..?!
제주공항에서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 렌트 후 혹은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제주 애월 유채꽃 산책로는 3월 말~4월 초 사이에 방문하는 게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너무 빠르게 찾아가면 거대한 군락지는 아니더라도 드문드문 피어난 유채꽃이라도 볼 수는 있지만, 이왕 비행기까지 타고 날아간 거 멋진 풍경을 보는 게 더 좋지 아니하겠는가?
유채꽃밭에서 실컷 사진 찍고, 산책로를 한 바퀴 걷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었다. 꽃만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바다는 미처 못 보고 있었는데, 해질녁의 제주 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래서 현실도피를 제주도로 하는 건가? 싶더라.
제주 애월한담산책로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야자수와 감성 충만한 카페가 많아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스팟이다. 3월~4월에는 애월 유채꽃을 관람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데, 다른 스팟들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라 사진을 찍기에 수월한 편이었다. 제주 서쪽 여행코스를 구상하고 있거나 공항에서 가까운 제주 유채꽃 명소를 찾고 있다면 한 번쯤 들려보기 좋은 장소다. 단점이라면 주차하기가 정말.. 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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