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의골 은행나무
-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 63-2
- 천연기념물 제 562호
거마산과 소래산, 그리고 인천대공원 사이에 위치한 만의골. 이곳은 인천대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이나 거마산을 넘어 소래산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찾는 장소로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밀집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무려 800년이 훌쩍 넘은.. 한눈에 보기에도 무지막지하게 커보이는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나는 초등학생때부터 가족과 함께 등산을 시작했고 항상 소래산으로 넘어갈 때 만의골 은행나무를 지나쳤는데, 사실 그때는 변신로봇이나 게임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이런 자연환경에는 그렇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숏영상을 보던 중 창원 북부리 팽나무가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나도 꼭 한번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부천에서 창원까지의 거리는 뚜벅이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기에 이불속에서 아쉬워만 했었는데 문득 장수동 은행나무가 번쩍 떠오르는게 아니겠는가? 그래서 팽나무를 대리만족할겸, 등산도 할겸.. 겸사겸사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만의골 은행나무를 찾았다.
여름에는 푸릇푸릇한 잎으로, 가을에는 샛노랗게 무르익은 잎으로 사진가들을 유혹하는 은행나무는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크다. 이럴 때는 정말 광각렌즈가 마렵단 말이지..
장수동 만의골 은행나무는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12호로 2021년 2월 제562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1992년까지는 인천광역시만의 기념물이었는데 2021년에 승격됨) 나이 약 800살, 높이 약 30m, 둘레만 무려 8.6m에 이르는 장수동 은행나무. 어렸을 때도 안내판에 800살이라 쓰여있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800살이라니? 800살이라는 것은 전문가가 추정한 나이일 뿐, 실제로는 1,000살이 넘었을 수도 있다고 카더라.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분명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왔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수동 은행나무앞에서는 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무려 800년 이상된 은행나무의 촘촘한 잎사귀들이 비를 모두 막아주기 때문.
단풍이 들었을 때도 아름답지만 푸릇푸릇할 때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은행나무는 둘레부터가 남다르기에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겨울에는 잎이 모두 떨어져서 오래된 고목이라고만 느꼈는데, 잎이 돋아 났을 때 다시 보니깐 마냥 청춘이구나 싶더라.
참고로 음력 7월과 10월에는 만의골 마을 주민들이 은행나무에 제물을 올리며 풍년과 무사태평을 기원한다고 하며 집안에 액운이 끼거나 마을에 전염병이 발생할 때도 이 나무에 제물을 차려 놓고 치성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은행나무를 찾아온 이들 몇몇 중에서는 나무에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도 있더라.
이 주변에는 딱히 볼만한게 없어서 사람들이 없을 것 같은데, 요상하게 장수동 만의골에는 늘 사람들이 붐빈다. 아마도 바로 옆에 있는 인천대공원과 주변에 맛집, 감성카페와도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보통 이런 산속 관광지 주변에 있는 식당들은 가격이 미쳐 날뛰기 마련인데, 항상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장수동 만의골의 식당들은 가격이 착한 편에 속하는 것 같다. 1인당 평균 1만원 정도만 있으면 배부르게 한 끼 식사는 가볍게 해결할 수 있고 거기서 조금만 5~6천원만 추가하면 달달하면서도 시원한 막걸리까지 즐길 수 있으니깐 말이다.
참고로 이 주변에는 식당 사장님들께서 직접 키우시는 냥냥이들이 많아서 눈호강을 실컷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균 1~2개월 주기로 한번씩 찾아오는 장소이지만 늘 올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장수동 은행나무. 내가 늙어 죽어서도 과연 안내판은 800년이라 표기가 되어있을까? 가끔씩이라도 업데이트를 해주면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을 느낄텐데, 늘 찾아올 때마다 800살로 고정이 되어있으니.. 뭔가 나만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아서 손해 보는 느낌이다.
아무튼, 나처럼 우영우 나무를 보고는 싶은데 거리가 멀어서 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천대공원쪽에 비슷한 갬성이 느껴지는 만의골 은행나무가 있으니 이곳에서라도 대리만족을 하길 바래본다. 보급형 우영우나무 느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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