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중앙공원 코스모스 가을향기 물씬 느껴지는 곳

중앙공원 코스모스

• 경기도 부천시 중동 1177

얼마 전까지는 뜨거운 태양빛이 온몸의 육수를 뽑아내더니만.. 이제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저녁으로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진짜 가을인가보다. 출사쟁이들에게 있어서 가을은 참 바쁜 계절이다. 빨갛게 물든 단풍을 담아내야 하기도 하지만 겨울로 넘어가기 전에 봄부터 여름까지 푸릇푸릇했던 풍경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놀랍게도 내가 살고 있는 부천에는 가을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부천 중앙공원 코스모스밭이다.

여름에 능소화로 유명한 중앙공원은 가을쯤이 되면 코스모스로 다시 한번 더 유명해진다. 더군다나 이번 주말에는 부천시에서 진행하는 행사랑 겹쳐서 그런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중앙공원 코스모스 밭에는 사진처럼 꽃들 사이사이로 지나다닐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은 꽃 하나 피어나지 않았던 허허벌판이었다. 이후 잠깐 애견 산책공원이 되었다가 곧바로 다시 폐쇄되었었는데, 산책공원이었던 시절 멍뭉이들이 거름을 야무지게 줘서 그런가.. 바로 다음 해에 코스모스가 무럭무럭 자라나더라.

코스모스 밭의 규모는 그리 넓지는 않은 편이지만 형형색색의 코스모스가 공원 한켠을 빼곡하게 채워놓은 모습을 보게 되면 꼭 멀리 가서 코스모스 구경을 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 할 것이다.

하늘은 푸르고 말은 살찐다 하여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 최근 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매일매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중인데, 부디... 이런 날이 오래오래 반복되길 바랄 뿐이다.

가지고 나갔던 렌즈로는 코스모스 접사가 어려워서 망원으로 쭉 땡겨서 사진을 담아봤다. 안 그래도 셔터막이 녹아내리는 이슈가 있는 바디라 가급적이면 이런 사진은 피하고 싶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중앙공원의 코스모스가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이렇게밖에 찍을 수가 없겠더라.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코스모스. 이상하게도 나는 코스모스라는 꽃을 보면 학창 시절에 배웠던 '크시코스의 우편마차'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음악시간에 크시코스의 우편마차 노래를 배웠고 기말고사 때 관련 문제가 나왔었던 적이 있었다. 기억력이 꽝이었었던 그때의 나는 크시코스가 아닌 코스모스라는 답변을 선택했었다. 아마 이름이 비슷했기 때문에 헷갈렸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직까지 나는 코스모스만 보면 크시코스의 우편마차가 떠오르곤 한다. 근데 듣다 보면 노래가 참 흥겹다.

저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 평소 같았으면 중앙공원 코스모스 밭에 몰려있었어야 할 사람들이 이 날은 뭔 일인지 광장에 몰려있더라.

알고 보니 제 14회 부천기업한마당과 제 22회 부천 북 페스티벌이라는게 이날 진행했던 모양이었다.

행사를 진행하는 곳을 한 바퀴 쓱~ 둘러보니깐 얼추 부천표 메가쇼같은 느낌이었다. 학생들이나 중소기업의 사람들이 각 부스에서 본인들의 제품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뭐 그런 행사 말이다.

날씨가 진짜 더웠는데, 이런 일회용 종이 모자도 나눠준다. 이게 은근 편리하지만 나중에 벗을 때 보니깐 셋쇼마루처럼 이마에 초승달 모양의 자국이 남더라;;

행사 관련해서 무슨 시상식도 진행하던데, 우리가 도착했을 땐 마지막 행사인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단상에 올라오신 분들은 아마도 부천에서 높고 높으신 분들이 아닐까 싶다.

사진찍을때 폭죽이 터지니 주의하라고 했다. 그러더니 펑~ 하면서 생일파티 폭죽 확장판이 터지더라. 나름 잘 찍힌듯하여 올려봤다.

나같은 뚜벅이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는 축제나 행사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공원에서 피어나는 꽃 하나를 봐도 색다름을 느끼기도 하며 이런 것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선선하면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늘 순식간에 지나간다. 언제 왔는지도 몰랐는데 말이다. 요즘 지구가 미쳐돌아가는 탓에.. 겨울이 작년보다 더 빨리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올해는 부천 중앙공원 코스모스밭에서 가을의 시작을 만끽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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