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2일
요상해진 기후 덕분에, 올해 수도권쪽 봄꽃축제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거기다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천둥을 동반한 비와 강풍까지.. 이 동네는 이제 막 개화가 시작되었는데, 이거야 원.. 꽃이 피자마자 지게 생겼다.
그래서 토요일에 눈을 뜨자마자 집 근처에 있는 도당산 벚꽃축제와 원미산 진달래꽃 축제 현장으로 바로 출발했다.



인천대공원쪽에는 벚꽃 개화상태가 들쭉날쭉인데, 여긴 그래도 개화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도당산 벚꽃축제는 1km가 될까 말까 한 언덕 위를 오르내리면 끝나는 정도의 코스라서 멀리서 찾아올 필요까지는 없는 스팟인데,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건지 오전 9시였음에도 사람들 정말 많았다!!

날씨 자체는 곰탕 그 자체!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상된다고 하더니 진짜 하늘에서 곰탕국물 냄새가 그윽했다.
그런데도 도당산 벚꽃축제는 막을 수 없었는지, 중간쯤 공터에 커피나 가볍게 즐길만한 음식들을 판매하는 푸드트럭들이 많이 보였다. 비가 오면 사람들 싹 다 빠질텐데 오늘 장사가 잘 될런지는 모르겠네.


빠르게 올라가면 15분, 조금 천천히 사진을 찍으면서 올라가면 30분 정도면 도당산 벚꽃축제 길의 끝이 나온다. 꼭대기에는 넓은 공터가 있고 그곳에 천문과학관이 있는데,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들이 제법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올 경우 한 번쯤 구경하기는 나쁘지 않다.

여러 동네의 벚꽃축제를 가봤고, 그곳에서 많은 사진을 찍어봤지만 눈이 흩날리는 것처럼 벚꽃이 흩날리는 사진을 단 한번도 찍어본 경험은 없었다. 그런 사진들은 어떻게 하면 찍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ChatGPT님이 말씀하시길 그런 사진들은 광각보다는 망원사진에서 더 예쁘게 담긴다고 하더라.
그래서 평소 잘 들고다니지 않았던 망원으로 촬영을 해봤는데.. 세상에나 이렇게나 쉬울수가! 풍경은 망원이라는 말이 정말 맞나 보다.



여기도 벚꽃, 저기도 벚꽃. 중랑천이나 다른 벚꽃 명소들은 주변 풍경들이 좀 볼만해서 어떻게 찍어도 사진들이 예쁘게 담기는 편인데, 도당산 벚꽃축제는 길도 좁은데 사람들은 많고.. 또 주변은 공장단지라서 그런가 내 스킬로는 사진을 예쁘게 담기가 참 어렵더라. 사실 이 문제는 매년 도당산 벚꽃축제를 올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다.

개나리를 보케삼아서 벚꽃을 담아보기도 하고

예전에는 이용 가능했었던 계단 옆에 피어있는 꽃을 담아보기도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찾아왔었던 도당산 벚꽃축제. 매년 같은 위치에서 매년 같은 사진을 찍는 것 같다. 마을 주민이라서 그래서 그런가 도당산 벚꽃축제 동네사람들이 오기에는 좋은 곳이지.. 멀리에서 찾아올 정도로 예쁜 스팟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된다. 코스 자체가 짧은 것도 있는데... 주차 불편하지.. 좁은 길목에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 찍기도 어렵지.. 걍 좀 별로임.

도당산 벚꽃축제가 진행될 때 함께 찾아오기 좋은 곳이 또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원미산 진달래꽃 축제다. 원래는 벚꽃축제가 끝나고 진달래꽃 축제로 이어지는데 올해는 벚꽃이 좀 늦게 피는 바람에 두 축제가 거의 동시에 시작된 것 같다. 도당산에서 원미산은 차로 5분 거리도 안되고, 도보로도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도당산에서 살짝 아쉬움을 느낀 분들이라면 원미산을 찾아와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된다.



볼거리는 도당산보다는 원미산쪽이 확실히 더 많은 것 같다. 꽃이 피는 범위 자체가 넓기도 하고.. 여기도 벚꽃이 없는 건 아니라서 축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원미산에 비중을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음.
오전까지는 날씨가 흐리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햇빛이 쏟아지기도 했었어서 오전 11시쯤엔 사진처럼 돗자리 깔고 무대공연 즐기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원래는 하루 종일 이랬어야 했는데.. 2시쯤부터 비가 쏟아지더니 사람들 싹 따 빠졌음 ㅋㅋ



진달래축제만 오면 카메라 화이트밸런스가 싹 다 뒤틀리는 느낌이다. 라이카도 소니도 캐논도.. 나름 화이트밸런스를 후보정으로 살려내고 있긴 한데, 몇몇 컷들은 초보자의 손길로 복원하기 힘들 정도로 틀어지는 경향이 있음. 주변이 온통 자주색이라 그른가..




원미산 진달래꽃 축제 개화 상태는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비가 그치고 나면 온도가 조금씩 올라갈 텐데, 그때가 되면 시들시들 타들어가는 꽃들이 많아질 거라, 벚꽃과 만개한 진달래꽃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보고 싶다면 4월 14~20일 사이에 방문하는걸 적극 추천하고 싶다.

요즘 어딜 가나 꽃들이 참 예쁘게 피어있어서 축제들을 찾아다닐 필요까지는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맨날 지나치는 동네에 활짝 피어있는 꽃들이 더 예뻐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와;; 갑자기 멘트 늙은 거 봐. 글을 쓰면서도 그때그때 감정이 막 바뀌네ㅋㅋ
암튼 부천에는 3대 봄꽃축제가 있다. 매년 말하는 멘트인 듯. 원미산 진달래꽃, 도당산 벚꽃, 춘덕산 복숭아꽃이 있긴 한데.. 솔직히 춘덕산은 그렇게 막 가고 싶은 스팟은 아닌 것 같다. 관리 안된 텃밭에 꽃만 피어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잘 찾아가는 편은 아닌데.. 올해 꽃축제가 영 시원치 않으니 비가 그치면 춘덕산이라도 찾아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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