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에 다녀왔다.
유튜버나 유명한 IT 블로거님들이 새로 출시한 타이틀이나 게임기를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후기 영상들을 보긴 했었는데, 내가 직접 와볼 줄은 몰랐다.. 원래는 지방쪽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오는 게 목적이었으나.. 와이프가 여기에서 구할 수 있는 포켓몬 피규어가 있다나 뭐라나.. 꼭 와보고 싶다나 뭐라나.
서울에 위치한 건물이라서 삐까뻔쩍할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외관도 그렇고 실내도 그렇고, 어렸을 때 엄마랑 손잡고 다녔던 구식 백화점 스멜이 풀풀 풍겼다.
안내판을 보니 1층은 마트, 2~9층까지는 피규어나 게임기, 카메라, PC와 관련된 용품들이 수두룩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국제전자센터 2층으로 올라가보니,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일본에서나 있을법한 뽑기 기계들이 한가득 있었다!! 한국어가 아니라 일본어였다면 써져 있었다면 반세기쯤 지난 빅카메라를 보는 느낌이 들었을지도.
오빠 여기야! 다급한 와이프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뭐길래 싶어서 따라가보니..;; 포켓몬이었다...
포켓몬스터 클립2라고 하는 이브이를 비롯해 다양한 이브이 진화형태의 피규어들이었다... 이런 피규어들은 널리고 널렸고 일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뽑기 기계인데, 고작 이거 하나 뽑겠다고 여길 온 거냐고 물어보니깐 이게 인기가 많아서 거의 다 팔리고 심지어 단종절차까지 밟고 있어서 이제 더더욱 구하기가 힘들어질 피규어라고 카더라...
어이가 없었지만, 수십만원짜리도 아니고 몇천원짜리 포켓몬 피규어가 가지고 싶은 거라고 말하길래 언넝 뽑기나 시작하라고 말했다.
한판에 3900원. 카드 찍고 버튼 한번 누르면 3900원이 나간다. 와이프가 원하는건 이브이의 풀속성 진화형인 리피아. 다른 건 다 모았는데 리피아만 없다고 했다.
한두번 뽑으면 나오는 줄 알았는데, 10회차 돌파;; 이거 혹시 천장이 있는 건 아니죠?
15번째쯤인가에 리피아가 나왔다. 코딱지만한거 하나 뽑았다고 호랑이 샤우팅을 지르는 와이프.
집에 돌아와서 알게된건데, 리피아가 없어서 뽑으러 간 건 아니고.. 하나 구하긴 했는데, 그건 장식용이고.. 이번에 새로 뽑은 건 미개봉품으로 소장하려고 서울 국제전자센터를 찾아간거라고 했다.
사당쪽으로 빠지는 길이라 차는 막혔지, 아침도 안 먹고 간 거라 피곤은 하지.. 집에나 있을걸.. 괜히 갔다는 생각에 어금니에서 피나고 주먹에 힘 빡 들어갔지만 와이프가 저렇게 좋아하니.. 어쩔 수 있겠는가? 그냥 웃어야지.
그냥 돌아가기엔 뭔가 아쉬워서 서울 가챠샵 국제전자센터를 층별로 가볍게 훑어보고 나가기로 했다.
우선은 2층의 가차샵과 피규어매장을 돌아봤는데, 와 여기 참 좋더라.
일본에 가면 피규어 뽑기 기계가 있는데, 거기에 있는 대부분의 피규어들이 여기서 판매 중임;
이번 일본 여행 가서 피규어 많이 뽑았다고 좋아했는데, 다 여기서 저렴하게 팔고 있더라ㅎㅎ;; 평균적으로 22000원~26000원 사이인데, 이 정도 금액이라면 뽑기로 몇만 원 날리지 말고 여기서 2만원컷 하는게 더 싸게 먹히는 것 같기도..
요즘 다시 플레이 중인 원신 피규어같은건 없나 찾아봤는데, 피규어는 없고 아트북이나 키링 같은 것 밖에 없더라.
아 넨도로이드가 있긴 했는데, 꼬라지를 봐라.. 뒤틀린 황천의 페이몬이라니; 와꾸 상태가 정상적이지 못하다.
정신 나간 피카츄도 있다.. 판매용이라는게 놀라웠지만 이런 정신나간 물건이 8000원이나 한다니? 가격을 보고 나니 마빡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카카시 마스크 벗은거 국제전자센터에서 첨 봤음.. 나루토 사스케 맞짱 뜨는 걸로 마무리하는 엔딩까지 봤는데, 그전에 마스크 벗었던 장면이 있었나..? 넌 그냥 평생 한쪽 눈 가리고 마스크 쓰고 다니거라..
본인 현재 리제로 시청 중에 있음.
1년 전에 1기 다 보고 2기 1쿨까지 보고 쭉 잊고 살았는데, 넷플릭스에 리제로 감독판으로 나온 게 보여서 다시 정주행 시작하고 3기 1화까지 봤다. 예전에는 렘이 좋고 에밀리아가 무지막지하게 싫었는데, 시련 클리어한 에밀리아를 보니 렘보다는 에밀리아가 더 정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보고 있는 애니라서 그런지 리제로 피규어를 볼 때마다 심박수 조금씩 올라갔었음ㅋㅋ 확실히 애니랑 비슷하게 뽑힌 피규어들은 가격 자체가 넘사벽이구나;;
여태 봤던 고죠사토루 피규어중에서 가장 느낌있었다는;;
피규어도 많았지만 위층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많이 보이는 것들이 쿠지..? 쿠지방..? 아무튼 뭔 종이쪼가리로 경품을 교환하는 매장들이 많았다. 나도 이게 뭔가 싶어서 나무위키로 검색을 해보니 꽝이 없는 뽑기라고 하더라. 복권처럼 좋은 걸 뽑으면 고가의 상품을 받아가고, 구린 걸 뽑으면 위의 페이몬 같은 뒤틀린 황천의 저주받은 아이템들을 받아가는 모양.
작게나마 지브리 스튜디오 디오라마 피규어들도 볼 수 있었고
국제전자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게임기들과 소프트웨어들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매장을 동네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다 사라지고 상가에만 남아있는 것 같다. 한때 소프트웨어 중고질도 참 많이 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것도 다 추억이다.
내가 가장 사고 싶었던 이토준지 굿즈들. 만화 속에 다른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많지만, 이토준지 하면 역시 토미에가 메인으로 손꼽히는 모양이다. 노트도 있고 키링도 있었는데, 와이프가 그런 저주받은 아이템 구매했다가 꿈자리 뒤숭숭해질 수 있으니깐 구매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고 해서 포기.
토미에 반 친구들이 사이좋게 한 조각씩 가져가는 장면은 아직도 압권.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았는데 국제전자센터 11층에 푸드코트가 있다고 해서 올라가 보니.. 후.. 푸드코트였던 것들, 흔적들만 남아있었다. 몇몇 매장들은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우리 입맛에 맞아 보이는 식당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후퇴...
서울 가차샵 국제전자센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풍경. 정말정말 힘들고 괴롭고 재미없던 데이트였지만 이 풍경을 보니 오늘 데이트 나오기를 정말 잘했구나,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나는 모든 걸 보상받은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올 때 주차비용보고 한숨 나왔음;; 40분간 무료고 10분마다 1000원인건 알고 있었는데, 여긴 뭐 친환경 혜택도 없는 건가? 주차비 드럽게 비싸네! 이럴 거면 안에서 물건이라도 사고 주차권이라도 받아올걸.. 아니 근데, 뽑기로 몇만원을 질렀는데 이 정도 썼으면 주차권 하나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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