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후지 X100VI를 언제쯤이면 정가에 구매할 수 있냐는 징징글을 작성한 적이 있어요.
아침마다 스토어에 매물이 풀렸나 확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예약까지 걸어놓는 노력까지 해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노력만으로 구매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말았죠. 슬펐습니다. 돈이 있어도 정가로 구매할 수 없다는 이 현실이 말이에요.
후지 X100VI를 빠르게 구하는 방법은 리셀러가 프리미엄을 붙여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뿐인데.. 솔직히 이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절~대로 업자 물건만큼은 구매하기가 싫었어요.
그렇다고 개인 물건을 구매하자니.. 이건 뭐 업자들보다 한술 더 떠서 돌아버린 가격으로 판매하더라구요..? 이러쿵저러쿵하는 사이에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갔고, 그동안 여러 카메라들을 경험해 가면서 깨닫고 말았어요.
서브는 후지가 짱이다. 선예도나 고화소는 다른 카메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지만 필름시뮬레이션으로 툭툭 찍어내는 맛은 후지가 편리하고 좋더라구요.
결국 구매하고야 말았습니다.
정가로 구매했냐구요? 아뇨...ㅜ
'견우야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봐'가 아닌 '지갑아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호구인가봐'
네.. 프리미엄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근데 막 비싸게 주고 구매하지는 않았어요! 중고나라를 열어봤더니 운이 좋게도 저렴하게 올라온 물건이 있었고, 그 물건이 또 우연하게 동네에서 판매 중이었고, 또 우연히 판매자가 쌓여있던 문자들 중에서 제 문자를 먼저 읽어주셔서 사용량이 적은 X100VI를 저렴한 아주아주아주아주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어요.
크....... 캬........
후지 X100VI색상은 실버로 선택했어요. 항상 실버와 블랙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블랙을 선택해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실버가 무지막지하게 예뻐보이더라구요?! 실버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던 건 라이카 M시리즈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한동안 라이카Q2 시리즈를 가지고 놀았는데,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Q시리즈를 만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M으로 가게 되어있다고ㅎㅎㅎ.
정말 그렇긴 하더라구요. 진짜 한두 달은 계속 M10 후기만 봤던 기억이... 아무튼 라이카M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버가 예쁘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 후지 X100VI를 구매하게 된다면 무.조.건! 실버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었죠.
살짝 실눈 뜨고 보이면 라이카M10이라고 해도 믿을듯ㅎㅎ은 오바구요. 정말 예쁘지 않나요?
게다가 전 주인분께서 악세사리를 이것저것 많이도 구매하셔서 따로 지출할 필요도 없을 것 같더라구요. 소프트버튼은 고장이 난다 안 난다 말이 많았는데, X-T4를 썼을 때 크게 문제가 없었어서 저는 사용하기로 했어요.
후지 X100VI는 찍는 것보다 찍히는 게 더 매력적인 카메라인듯ㅋㅋ 몇 시간 동안 이러고 놀았는지 모르겠네요.
가을과 후지 X100VI.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카메라라서 그런지 성능이고 디자인이고 다 떠나서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카메라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사진 실력은 점점 떨어지는데 장비질은 점점 늘어나서 큰일입니다.(애초에 사진실력이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RF뷰파인더는 적응이 조금 필요해 보이더라고요. 이런 뷰파인더는 태어나서 처음이라서요..
전주인분께서는 아내를 위해 선물로 사주셨는데, 아내가 써보니 뭐 이런 카메라가 다 있냐고 방치만 하셨다고 하셨거든요. 초보자가 이런 카메라로 입문하면.. 버튼들이 너무 많아서 그럴 만도 하겠더라구요. 한동안 소니를 쓰다가 다시 후지 쓰려니깐 저도 잠깐 뇌정지가 왔어요. 한 시간 동안 주물럭거리니 어느 정도 적응은 완료했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렌즈 필터정도? 렌즈 캡이 있다고는 하지만 후드가 기본 구성품은 아닌 모양이더라구요. 찾아보니 얘는 필터를 끼면 후드랑 호환이 되는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알아보는 중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니시에서 만든 후드 일체형 필터. 요게 가장 마음에 드네요. 디자인은 마음에 안 들지만 말이죠.
새로운 카메라도 구매했으니 다시 공부하면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실력이라고는 쥐뿔도 없는데 장비 보는 눈만 높아져서 큰일이네요.
광고없이 주관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마로에니에게 있으며
무단복제, 도용, 수정, 재배포 불가합니다.
Copyright © Maroeni All Rights Reserved
'@ Photo & Cam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지 X100V와 함께한 가을의 끝자락, 그리고 기변 후 느낀점 (4) | 2024.11.26 |
---|---|
기본 구성품 이게 없다니? 후지 X100VI 듀얼 호환충전기 구매 후기 (1) | 2024.11.23 |
EOS R5가 남기고 간 메모리 속 가을 사진들 (4) | 2024.11.19 |
후지 X100VI는 언제쯤 정가로 구매할 수 있는걸까? (4) | 2024.11.16 |
루믹스 LX100M2 파나소닉 똑딱이 카메라 도대체 이걸 왜 팔았지? (8) | 2024.09.08 |
이거 왜 좋아? 파나소닉 루믹스 LX100M2 8개월 사용 후기 (5) | 2023.07.22 |
라이트룸 속도를 쾌적하게 향상시켜줄 7가지 최적화 Tip (2) | 2023.02.28 |
캐논 EOS R5 RAW와 CRAW의 차이 화질 및 노이즈 테스트 (3) | 2022.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