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장비질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사진을 찍으려고 장비질을 하는 게 아니라 장비질을 하려고 사진을 찍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려서 받은 후지 X100VI인데, 막상 카메라가 생기 고나니 사진을 찍는 행위보다는 카메라를 꾸미고 관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후지 X100VI로 기변하고 근처 공원에 나가서 간단하게 사진을 찍어봤는데, 이전에 사용했었던 X-T4보다는 확실히 더 나은 느낌이 들었어요.
가장 큰 변화는 화소가 아닐까 싶어요. 기존 2600만화소에서 4000만 화소로 늘어난 게 저 같은 고화소충들에게는 확실한 장점으로 다가오지만, 크롭바디 주제에 4천만 화소는 무슨?! 용량 관리만 힘든 게 아니냐 등등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고화소라는게 아무래도 개인의 취향이다 보니.. 2천만 화소로도 충분히 잘 찍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처럼 찍고 나서 무조건 크롭 과정을 한번 거쳐야 쓸만한 사진을 건질 수 있는 똥손에겐 4천만화소가 가져다주는 이점이 너무 컸어요. 2천만화소를 사용했을땐 크롭을 상당히 두려워했었는데, 4천만화소가 되니 그냥 마음 놓고 숭덩숭덩 편하게 썰어낼 수 있었답니다.
AF도 향상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크게 체감하지 못했어요. 사람 같은 건 예전보다 더 잘 잡는 느낌이 들었긴 했는데, 저는 사람보다는 풍경을 많이 촬영해서 그런가.. X-T4를 사용했을 때에도 크게 불편함을 겪지는 못했었습니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떠나서... 가장 중요한건!! 카메라가 너무 예쁘다는 거예요.. 메인으로 사용 중인 A7R5 보다는 무게도 가벼운데 디자인까지 예뻐버리니깐, 하루종일 목에 걸고 다녀도 부담이 적었고 한 손으로 파지 해도 무겁지가 않아서 습관적으로 계속 들고나가게 되더라구요.(원래 출근할 땐 카메라를 두고 다니는 편)
그리고 필름시뮬레이션이라는 추가적인 기능까지 있어서 색감을 만지작거리는 과정도 줄었구요. 라이트룸으로 사진 불러오고 필름 시뮬 입혀서 명암부만 살짝 만져주면 보정 끝!
Q2를 사용했을 때는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주미룩스 28mm 1.7의 선예도가 너무 만족스러웠지만 사진을 보정할 때 색감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었거든요. 그래서 기변을 한다면 가급적이면 얘랑 비슷한 크기와 디자인의 후지 카메라가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는데, 후지 X100VI가 바로 제가 원했던 딱 그 카메라였던 것 같네요.
똑딱이 카메라가 가지는 장단점이 명확하기에 후지 X100VI를 기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기대 이하거나 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해서 다시 판매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뭐라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고정화각은 사용하기가 불편할 수 있어서 추천드리기가 좀 애매모호하고.. 메인으로 뭘 굴리시고 계시거나 단렌즈파시라면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저는 1~2년 정도 라이카 Q2로 고정화각 수련을 받아서 그런가 후지 X100VI를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은 없었거든요...
아래의 사진들은 후지 X100VI로 촬영하고 필름시뮬레이션으로 살짝만 만진 사진들입니다.
후보정 작업에서 해방되시고 싶으신 분들은 츄라이 한번 해보세요. 예전에는 필름시뮬레이션이 있어도 안 썼었는데, 팔고 나서 다른 카메라를 만져보니깐.. 필름시뮬레이션이 얼마나 기특한 놈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네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서 강추위는 안 온다고 하더니만.. 곧 눈이 내린다고 하네요.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도 후지후지한 사진을 남겨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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