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3박4일
일본 후쿠오카 3박4일 자유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 버스투어가 하루 껴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2박 3일만 자유여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두발로 걸어다니며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이번 후쿠오카 3박4일 일정도 두 발로만 걸어 다니려고 했으나.. 아차차 여자친구와 함께라는 것을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유후인 일정까지 계획했기에 렌트를 해볼까 싶었으나, 다행히도 여자친구도 이번 여행은 저와 함께 걷고 싶다고 하길래 비행기와 숙소까지 이동하는 경로, 버스투어를 제외하고는 전부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다녔습니다...만.. 총 걸음 수를 계산해보니 3박4일간 약 10만보 정도 걸었네요; 저희는 골목 하나하나 탐방하느라 오래걸렸지만 주요 관광지 위주로만 다니신다면 걸음수는 훨씬 단축될 것 같습니다.
1일차 (출발) | 2일차 | 3일차 | 4일차 (복귀) |
비행기 | 유유버스투어 유후인 | 구시다신사 | 오호리공원 |
하카타 숙소 체크인 | 로피아 쇼핑 | 카와바타시장 | 오호리일본정원 |
캐널시티 | 베이사이드 | 후쿠오카 미술관 | |
주변탐방 | 하카타전망대 | 고코쿠신사 | |
후쿠오카현립미술관 | 후쿠오카성터 | ||
텐진지하상가 | 비행기 | ||
케고신사 | |||
나카스강포장마차 | |||
캐널시티야경 |
걷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이거나 후쿠오카만의 스트릿 감성을 경험해보시고 싶은 분들은 저희 여행을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걷는걸 힘들어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1일차
숙소는 하카타쪽으로 잡았습니다. 후쿠오카의 중심 쇼핑가인 캐널시티와 가깝기도 하고 공항철도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했기 때문이죠. 뚜벅이 여행자라면 하카타나 텐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숙소를 잡으시는게 좋겠어요. 주요 관광지들이 그쪽에 다 몰려있거든요.
숙소 체크인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짐만 맡겨두고 캐널시티로 달려갔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용한 시간대에 쇼핑만 호다닥 하고 나오자는 마인드로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저희는 여기서 하루 종일을 보내게 됩니다..
후쿠오카 캐널시티 이치란라멘.. 여긴 주말에 가면 웨이팅 지옥입니다.
맛이 막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일본만 놀러 가면 자석에 끌리는 쇳덩이처럼 자동으로 몸이 향하는 곳이 바로 이치란라멘인 것 같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남들이 맛있다고 하니깐 정말 맛있는것만 같은..
이날도 어김없이 라멘 한사바리를 먹어주면서 "아아 이제부터가 진짜 일본여행의 시작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이치란라멘은 다 좋은데 양이 매우 적어요..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말이죠.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오코노미야끼집으로 이동해서 맥주랑 오코노미야끼를 처묵처묵 했답니다. 여기서 먹었던 말린 곱창구이도 참 고소하니 맛이 좋았어요.
캐널시티의 뷰는 참 인상적입니다. 마치 분수대 무대를 감싸고 있는 돔 형태의 무대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인지 사진을 아무렇게나 막 찍어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았어요.
맨첨엔 캐널시티에서 정말 하루 일정을 보낼수나 있는건지, 일정이 조금 비는건 아닌지 걱정했었는데.. OMG;; 정말 하루종일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가능하더라구요? 무려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날 3만보를 넘게 걸었답니다...
한국의 프리미엄 아울렛과 큰 차이가 없어서, 쇼핑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캐널시티가 천국일테지만 쇼핑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 있는 일정일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유행하는 고졸사토루와 지브리 쇼핑까지하니깐 해가 뉘엇뉘엇 저물더라구요. 캐널시티 야경까지 야무지게 관람해보고 갈까 했지만 발바닥이 퉁퉁.. 더군다나 내일 일정은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투어라서 체력을 아낄겸 일찍 숙소에 들어가서 잠을 청했습니다.
2일차
2일차엔 유유버스투어 유후인 B코스를 경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부터 자유여행을 선호하는지라, 황금 같은 여행기간 동안 여러사람이 몰려다니면서 시간에 쫓기는걸 엄청 아깝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여행사 투어라는거.. 경험해보니깐 정말 신세계더라구요..?
B코스는 쿠스후게소 → 유후인 → 유후다케 → 가마도지옥 → 다자이후 텐만구 → 후쿠오카 복귀
1인당 약 6만원이라는 가격으로 후쿠오카에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유후인까지 다녀올 수 있다니! 일본에서 렌트를 한다고 쳐도 어마무시한 톨게이트 비용 + 도로에 적응하는 것만 따져봐도 얼마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후쿠오카 유유버스투어 유후인코스는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쿠오카 3박4일 유유버스투어의 첫 번째 코스는 쿠스휴게소였습니다. 휴게소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지만 쿠스휴게소의 필수템! 야마나미 요구르트를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지금생각해봐도 정말 고소하면서 새콤하고.. 또 달콤했던 야마나미 요구르트! 우리나라의 요구르트와는 맛의 깊이가 다른듯.
두번째 코스는 저희가 가장 기대했었던 후쿠오카 여행의 노른자! 유후인이었어요.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온천마을이며 일본인이 살고 싶은 마을 No.1이 바로 유후인라고 하네요.(가이드님께 들은 정보임..)
다양한 맛집과 료칸, 그리고 디저트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유후인은 한국으로 따진다면.. 북촌한옥마을..? 인사동길..? 그런 느낌도 있었지만, 일본 간판과 주위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일본 브금들이 더해지면 그 감성 무엇?
남자들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여심을 저격하기엔 이만한 마을이 또 있나 싶을 정도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땐 태풍이.. 비가 정말 많이 왔었어요. 밥먹을 시간도 부족할 것 같아서 긴린코호수는 빼놓고 갈까 싶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거 아깝잖아요? 비가 미친듯이 내리는 유후인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아참! 유후인을 방문하신다면 따끈하고 부드러운 치즈케이크와 푸딩을 판매하는 미르히는 꼭 방문해보셔요. 아주 맛나답니다.
세번째 코스는 유후인의 뒷배경인 유후다케라는 산이었습니다. 원래는 여기가 광활하게 보이는 장소라고 하던데.. 어.. 음.. 안개만 가득했습니다. 여기서는 인증사진 찍을 시간을 주시니깐 이곳에서 추억을 꼭 남기시길 바래요.
네번째 코스는 가마도지옥! 가마솥지옥이라고는 뜻을 가진 이곳은 일본의 지옥순례코스라고 불리는 열탕이라고 합니다. 땅바닥에서 물이 올라오는것도 신기한데 펄펄 끓는 물이 올라오는게 참 신기했어요.
유유버스투어의 마지막은 다자이후 텐만구였습니다. 스가와라 미치자네라는 학문의 신이 잠들어계신 이곳은 황소동상이 있는데, 이 소동상을 쓰다듬으면 수능대박! 지능뿜뿜의 효과가 있다고 해요. 저는 이미 머리가 좋아서, 더 좋아질 필요가 없어서 스킵했지만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돌머리가 되는걸 보니.. 여러번 만지고 올껄이라며 후회했습니다.
후쿠오카로 돌아와서는 하카타역 근처에 있는 요도바시카메라 4층에 위치한 로피아에서 저녁식사를 쇼핑했습니다. 확실히 초저가마트라고 소문이 나서 그런가 일본손님들보다는 한국손님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았어요.
이곳에서 뭘 구매해도 상관없지만 신선한 음식.. 정말 신선하고 맛 좋은 음식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더라구요. 거짓말 조금 보태면 후쿠오카에 방문했을때 로피아에서 구매한 음식으로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 장어가 특히나 튼실하더군요.
3일차
후쿠오카 3박4일 3일차는 좀 바빴습니다. 후쿠오카에서 걸어서 텐진까지가는 코스를 뚜벅이 전용으로 만들었거든요. 가장 먼저 도착한 코스는 구시다신사였습니다. 가고 싶어서 간건 아니고.. 그냥 눈앞에 보여서 간거예요..
사진 속 제일 앞에 있는 안행나무는 1,000년 이상 이곳을 지키는 신목이라고 하며 불로장생과 상업번성의 신이 모셔져 있다고 하니 영생을 꿈꾸시는 분들은 찾아가보시길 바래요.. 카와바타 시장 바로 옆에 있으니 시장과 함께 관람하면 좋을 것 같네요.
첨엔 후쿠오카 타워를 갈까 싶었는데.. 워후야..;; 여긴 아무리 걷는걸 좋아하는 뚜벅이라고 하더라도 저 거리까지는 무리였어요. 그래서 베이사이드와 함께 관람할겸 하카타 전망대를 선택했어요. 하카타 전망대를 선택한 이유는 유유버스투어 가이드님께서 별 차이가 없다고 하셨기 때문인데.. 사진보니깐 뭐 비슷해 보이긴 하더라구요.
베이사이드에서 보이는 하카타 전망대! 정말 멋지지 않나요? 알보고니 제가 찍은 이 스팟이 베이사이드와 하카타전망대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포토스팟이라고 하더라구요.
다음 방문한 곳은 후쿠오카현립미술관이었어요. 여기도 알고간건 아니구요. 그냥 베이사이드에서 텐진쪽으로 이동하다가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는 건물이 있길래 들어가봤거든요.(뚜뻑이는 이런게 참 좋아요.) 들어가서 200엔정도의 관람료가 있길래 지불하고 구경했습니다.
역시는 역시. 텐진지하상가를 올때마다 느끼지만 백화점을 그대로 지하에 가져다 놓은 느낌입니다. 지하상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깔끔하고 고급진 분위기! 길이 복잡하지도 않고 두줄로 쭉 이어져있어서 쇼핑하면서 한바퀴 돌아보기에 좋을 것 같아요. 쇼핑광이라면 텐진지하상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
텐진지하상가와 케고신사는 세트코스에요. 높게 솟아오른,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 신을 모시는 신사. 언밸런스하지만 뭔가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져 있는 심시티를 보는 것 같았어요. 막 기분이 오밀조밀하게 좋아지는 기분 아시죠? 그냥 편하게 둘러보기 좋은 신사이니 근처에 오시면 방문해보시길 바래요.
후쿠오카하면 나카스강포장마차가 유명하죠. 근데 여기 한때 혐한논란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것도 유유버스투어 가이드님이 말씀해주신건데, 여기서 줄 서서 음식을 먹을바엔 2일차에서 설명드린 로피아같은 곳에서 음식을 구매해서 먹거나 하카타역쪽에서 모츠나베를 먹는게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혹시라도 나카스강포장마차가 궁금하신분들은 한번 방문은 해보셔요. 사람들만 북적북적거려서 여기서 뭘 먹을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실걸요..? 저희는 그냥 구경만 하고 넘어갔어요.
4일차
복귀하는 비행기는 오후 5시로 제법 늦은 시간이기 때문에 마지막날은 오호리공원에서 마무리하는걸로 했어요. 출발부터 3일차까지는 흐리면서 비만 주룩주룩 내리더니만 복귀하는 날은 어김없이 날이 끝내주게 맑았어요.
하카타만으로 이어지는 습지였던 오호리공원은 중앙에 3개의 섬이 떠있고 그 섬을 이어주는 다리 위를 걸으며 산책할 수 있는 넓은 공원이랍니다. 석촌호수공원의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뭔가 일본의 감성이 살짝 묻어있는 느낌이랄까요..
뭔가 한국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가끔가다 보이는 일본감성 포인트! 이 맛에 일본여행을 하나 봅니다.
그다음으로는 오호리공원 입구에 있는 오호리일본정원이었어요. 1인당 입장료 250엔. 호수를 중심으로 일본의 전통적인 느낌으로 꾸며진 오호리일본정원은 10~15분정도 둘러볼 수 있는 코스였지만 짧은 시간 동안 영화에서나 볼법한 갬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오호리공원의 마지막 코스는 후쿠오카 미술관이었습니다. 크게 볼만한건 없지만 안에서 작은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더라구요. 요금도 비싸지 않아서 편하게 관람하고 왔습니다. 내부촬영이 불가능해서.. 블로그에 업로드할만한 사진이 없네요..
그다음은 오호리미술관을 나오면서 볼 수 있는 고코쿠신사였어요. 들어갈까말까 정말 망설였는데 입구에 있는 저 커다란 토리이를 어떻게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요..
꼭 봐야하는 스팟이냐고 물어보신다면.. 글쎄요? 신사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그냥 스킵하셔도 무난할 것 같아요. 저는 신사의 분위기를 너무나 좋아해서 눈에 보이면 꼭 한번씩 들어가보거든요.
마지막 코스는 후쿠오카성터였어요. 돌아가는 길에 보여서 들어가봤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후쿠오카 성터는 그냥 스킵하셔도 될 것 같아요. 성터에는 보존 중인 건물들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관광지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나라, 아스카, 헤이안시대에 외교 시설이면서 외교사절단의 숙소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코로칸이 있다고 하지만.. 음.. 글쎄요.. 볼거리에 비해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저는 패스했습니다. (사람도 별로 없어요)
3박4일 후쿠오카에서 여행하는 동안 대충 10만보정도 걸었던 것 같습니다. 돈이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해서 걸어 다닌 것도 아니랍니다. 그냥 걷는 게 좋았고 대중교통을 타면서 놓칠 수 있는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걷고 또 걸었던 게 이유였죠.
휴식을 위한 여행도 좋지만, 저는 늘 힘들었던 여행이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후쿠오카 3박 4일 자유여행 뚜벅이 일정은 저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특별했던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세한 여행 정보는 다음편에서 천천히 다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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