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숲
가을입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봄과 가을은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참 좋은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찍을게 정말 많기 때문이죠. 차가 없었을 때의 가을은 하염없이 동네를 걸어다니면서 단풍나무만 찍어대는게 전부였는데, 올해는 다릅니다. 차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가을 출사 명소중 하나인 곤지암 화담숲을 다녀왔습니다.
LG상록재단에서 운영하는 화담숲은 예약이 힘들기로 유명하죠. 현장발권따위는 없이 100% 예약을 해야만 입장과 관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나 가을에는 화담숲 가을 단풍 축제로 인해 더 많은 인파가 몰려서 화담숲 예약을 하는게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요. 저는 의외로 쉽게(?) 화담숲 예약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꿀팁을 드리자면 희망하는 입장일 하루 전에 예약사이트에서 대기를 해보시면 됩니다. 의외로 많은 취소표들이 쏟아진답니다? 일주일 전부터 표가 하나도 없어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금요일에 취소표가 많이 나와서 화담숲 예약을 쉽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
화담숲 주차장은 넓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시간별로 예약을 받기 때문에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의 비율이 거의 맞아떨어져서 주차하기가 힘들지 않았어요.
주차를 끝냈다면 도로쪽으로 리프트가 하나 보일텐데요. 주차장에서 화담숲 입구까지 이어주는 이 리프트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답니다. 그냥 줄만 서서 기다리기만 하면 끝이에요. 걸어서 올라가면 5분밖에 안걸리지만 길이 오르막길이라.. 조금이라도 몸이 편한 리프트를 이용했어요.
화담숲 매표소 근처에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어서 이곳에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입장하셔도 됩니다.
이제부터는 데크길과 단풍사진만 가득합니다. 조금 지루한 사진들 뿐이겠네요. 하지만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우니 편안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길이 양갈래로 나눠지는 입구쪽에서는 해양생태박물관 같은게 있었습니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돌아보기로 했기에 여기도 둘러봤는데요. 의외로 많은 물코기들이 있더라구요. 어른들에게는 다소 지루할지 모르겠으나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화담숲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바로 화담숲 모노레일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도 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이번에는 참고 모든 풍경을 눈으로 담기 위해서 화담숲 모노레일 없이 두 발로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어요. 출사 커뮤니티에서 사전에 정보를 얻고 간건데, 화담숲 모노레일은 타는 것보다 보는게 더 예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노레일 예약 없이 무작정 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다녀와보고 느낀 점은 모노레일을 타는 것보다 걸어서 한 바퀴 도는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산책로가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져 있는데, 이걸 모노레일로 스킵한다니!! 저로서는 납득 불가입니다.
다리 위에서 가만히 대기를 하다 보면 화담숲 모노레일 소리가 지이이잉 들려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하트모양 다리 위가 모노레일을 가장 멋드러지게 담을 수 있는 포토스팟이었것 같아요. 올라가는 길에 여러 번 모노레일을 보긴 했었지만, 다리 위에서처럼 단풍과 모노레일이 예쁘게 담기는 곳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그냥 무던하게 데크길을 오르며 풍경을 감상하시면 됩니다. 계속 비슷한 풍경만 나타나기 때문이죠. 초록 숲이거나 갈색 나뭇잎이거나 빨간 단풍이거나.. 모노레일을 제외한다면 화담숲은 횡성숲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화담숲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명부는 살짝만 잡아주고 암부는 더 어둡게 표현했습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기만 하는 장소였는데, 저는 여기서 몇 컷이나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자작나무숲도 있더라구요. 자작나무만 보면 한라산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자작나무가 이렇게 생겼는지를 알았거든요. 화담숲의 자작나무숲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숲이 전부 다 자작나무라니!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눈으로 보면 또 다릅니다.
화담숲을 오른지 1시간 정도 지나고서야 지도에 표기된 정상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날이 좋지 않아서 경치는 그저 그랬습니다. 온통 잿빛.. 사진을 찍기 전에는 이런 날이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땀도 안흐르고 좋았었는데, 사진을 취미로 하니 이런 날은 정말 혐오스럽더라구요.
이제부터는 화담숲 소나무길을 따라 내려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도중에 스탬프를 찍는 이벤트도 챙겨가면서 말이죠.
중간에 이렇게 일본스러운 자판기가 보였습니다. 사진을 참 많이 찍었는데, 여자친구가 업로드는 안된다고 해서..
중간중간 이런 쉼터들이 참 많습니다. 어떤 자리를 고르던 전부 다 화담숲의 매력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들 뿐이더라구요. 저희도 앉아서 조금씩 쉬어가면서 하산했습니다.
뜬금없는 핑크뮬리존. 화담숲 자체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코스 사이사이에 색다른 테마존을 구성해 두었더라고요. 공간을 잘만 활용해서 사진을 촬영한다면 핑크뮬리 인증사진을 찍으러 다른 관광지는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충분히 아름다워요.
추억의 어쩌구 테마존 근처에서 반려식물을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식물 자체는 그저 그런데 패키징이라고 해야 하나요. 상품성이 너무 좋았어요. 다른 식물들도 참 예뻤는데 저는 유리병에 담겨있는 수경재배 식물이 참 예쁘다고 느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입구 갈림길에서 반대로 이동했어요. 한옥 같은 저 건물은 식당이었는데 파전이랑 막걸리를 팔고있더라구요? 멀리서 온 것만 아니라면 저도 파전에 막걸리 한잔 찐득하게 빨았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먼 거리에서 차량을 가지고 온 거라서 코로만 킁킁거리다가 나왔습니다.
입구에서 지도를 챙기길 잘했던 것 같아요. 지도로 스탬프투어를 할 수 있는데 총 5개의 스탬프를 지도에 찍고 매표소로 가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화담숲의 모습이 담긴 마그넷을 한 개 선택해서 받을 수 있거든요. 이걸 진작 알았다면 두 명이서 스탬프를 적립했을 텐데.. 괜히 경량화한답시고 지도를 한 개만 챙긴게 후회가 됩니다.
가을의 절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화담숲. 역시 오길 잘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단풍명소와는 다르게 사기적인 피사체인 모노레일이 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았고 데크길이 완만해서 오르기가 편했습니다. 너무 지루할법한 길에는 지름길을 만들어둬서 큰 덩어리만 감상할 수 있게끔 만들어둔 것도 센스같구요. 교통만 허락한다면 재방문해보고 싶어요. 근데 곤지암이랑 초월.. 그쪽이 정말 헬이라서 자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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