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관람 후기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 2023년 5월 26일 ~ 10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서울 전시회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관람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은 것 같아서 통합권을 구매한 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이라는 전시를 관람했다. 이 전시회 역시 알고 찾아간 전시회가 아니라... 그냥 어쩌다 보니 알게 된 전시회라는 점, 참고하시길.

국립중앙박물관 1층에서 쭈우우욱 들어가면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 전시회를 찾을 수 있다. 통합권을 가지고 있다면 확인 후 입장할 수 있으며 통합권이 없을 경우엔 현장에서 성인 기준으로 5,000원을 지불하고 들어갈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경주 황남동 출토 토우장식 토기가 약 100여 점 전시되어 있으며 300여 점의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보이는 구조물. 은은하게 비치는 조명 사이로 뭔가를 형상화한 구조물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600년 전의 신라와 가야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일까?

전시의 시작은 상형토기부터 시작된다. 설명에서는 신라와 가야는 새, 동물, 뿔, 말, 수레, 배나 집을 상형토기로 만들어 무덤에 부장품으로 묻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죽음을 삶과 연속된 세상으로 바려보려고 했던 그들의 내세관이 담겨있다고.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진행되는 방식.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는 죽음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소박한 그들의 표현 방식에서 느껴지는 위대함.

이미 이승을 떠나간 사람들의 영혼을 저승으로 운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배. 뭔가 이 시기에는 배같은건 없을 줄 알았는데 바다 위의 파도를 막기 위한 보호막(?) 같은 것도 붙어있는 걸 보면 이 시기의 배는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동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왜 사람 모양의 토기는 없는걸까? 하는 찰나에 발견한 것. 항아리 파편으로 다양한 장식들이 붙어있는데, 그중에서 사람 모양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 옆으로 개구리모양이랑 뱀 같은 것도 붙어있던데, 내가 본 게 정말 그것들이 맞는지는 의문.

흙으로 만든 인형인 토우. 은은한 조명 아래에 이 토우 하나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걸 보는 순간 귀신에 홀린 것 마냥 멍하니 바라봤던 것 같다. 영화에서 전시회를 보다가 어떤 작품 하나에 딱 꽂히는 장면을 많이 봐왔는데, 나에겐 이 토우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다. 자세도 잡혀있고 얼굴 표정도 살아있으며 옷과 장식품까지.. 너무나도 섬세하지 않은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전시관의 모습. 중앙에 위치한 것은 영상이 나오는 부스였는데, 내부에 토우들이 들어있고 그 위로 레이어 하나가 덧씌워진 느낌으로 영상이 재생된다.

토우 하나하나를 영상으로 소개하는데, 실제 토우 위로 영상이 나오니깐 집중도 더 잘되고 이 토우가 어떤 것을 보고 만들었는지, 그리고 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머리에 쏙쏙 박히더라. 다른건 몰라도 이건 꼭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함.

명화전에 사람들이 몰려서 그런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전시회에서는 비교적 여유롭게 전시품들을 관람했던 것 같다. 나러첨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삶과 생각들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다는 부분에서 나름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느껴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피날레는 뭐니뭐니해도 사유의 방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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