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찾았다면 꼭 한 번쯤은 가봐야 하는 관광 코스가 있다. 바로 천지연폭포와 천제연폭포다. 정방폭포를 포함하여 제주 3대 폭포에 속하는 이 두 폭포는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장소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엄연히 다른 폭포다. 가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천지연은 1개의 폭포가, 뭔가 천지연의 짭퉁 같아 보이는 이름을 가진 천제연은 3개의 폭포가 있는데 두 폭포 모두 서귀포시 주변에 위치하고 있기에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천지연폭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성중로 2-15
- 운영시간:09:00 ~ 22:00
- 입장료:성인 2,000원 / 어린이와 청소년 1,000원
먼저 소개할 장소는 천지연폭포다. 사늘과 땅이 만나서 이루어진 연못이라는 뜻을 지닌 천지연은 폭포의 길이가 22m에 달하며 못의 깊이가 20m 정도라고 한다. 천제연이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라면 천지연은 잘 다듬어진 공원의 느낌이랄까? 산책로가 정말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검표소에 입장티켓을 보여주고 약 5분, 거리로는 420m 정도 걷기만 하면 천지연폭포 바로 앞에 도달하게 된다. 언덕길 없이 평평한 길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무릎이 안 좋은 어르신들이라던지 유모차도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책길 끝에서 천지연폭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아침 일찍 찾아갔는데, 우리처럼 생각한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닌 것 같았다. 폭포의 물 색은 에메랄드 빛이라고 하던데, 우리가 찾았던 날은 흐렸기 때문이었을까? 기대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빛은 아니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흐렸던 하늘이 열리면서 푸른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이 천지연폭포에 쏟아졌다. 상류부터 흘러내려온 빗물 때문에 에메랄드빛 폭포는 감상할 수 없었지만 맑은 하늘과 시원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제주 천지연폭포의 서남쪽에는 동백나무와 구실잣밤나무를 비롯하여 상록수와 난 종류가 울창하게 우거진 난대림을 이루기 때문에 한여름에 찾아와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여름과 겨울에 찾아가 본 후기를 말하자면 여름에는 그냥 습하면서 덥고.. 겨울에는 무작정 춥다. 참고로 5월~10월에는 조명시설을 갖춘 후 11시까지 운영을 하기에 데이트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니 참고하시길.
천제연폭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천제연로 132
- 운영시간:09:00 ~ 17:10
- 입장료:성인 2,500원 / 어린이와 청소년 1,350원
천지연에서 1개의 폭포만 볼 수 있었다면 천제연에서는 무려 3개의 폭포를 구경할 수 있다. 주상절리 절벽에서 떨어지는 제1폭포부터 천제연의 물이 아래로 흐르면서 만들어진 제2,3폭포까지! 모두 다 둘러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 둘러보는 데에는 1시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정이 빠듯한 여행객이라면 제1폭포 정도만 관람해도 좋다.
천제연폭포 매표소를 지나,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 제1폭포를 발견할 수 있다. 역시나 이날도 날이 좋지 못해서 못의 빛깔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흐린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그럴듯한 에메랄드빛깔을 보여줬다.
옥황상제를 보위하는 일곱 명의 선녀들이 멱을 감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못. 이곳에서 몸을 씻으면 만병이 치유된다고 하길래 시~원하게 씻고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아쉽게도 환경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입수가 불가능하다고..
아쉬운대로 제 2폭포로 발걸음을 옮겼다. 1폭포에서 물줄기의 강력함을 느낄 수 없었다면 2폭포에서는 조금 더 뚜렷한 물줄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2폭포에는 물길을 가로지르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폭포의 물줄기를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1폭포보다는 제2폭포가 사진이 잘 담기지 않나 싶더라. (이때 왜 카메라 iso가 16000으로 설정됐는지는 모르겠음..)
3폭포로 가는 길은 15~2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다른 블로그의 후기를 보니 그렇게 낭만적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기에 3폭포는 포기하고 주변 환경이나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선임교라는 이름을 가진 다리였는데, 이 다리가 천제연폭포 칠선녀다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하더라. 다리 외곽에 붙어있는 조형물들을 잘 보면 악기를 들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7명의 선녀를 볼 수 있다.
다리 위에서 둘러보는 뷰는 "아~ 시원하다" 정도..? 막 그렇게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풍경이다. 아..!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천제연폭포가 처형 후 시체 처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학살의 주요 장소였기 때문에 공원 내부에 추모비를 설치했다고 한다.(그래서 추모비가 그렇게 많이 보였구나..) 아무튼, 천지연과 천제연폭포는 비교적 저렴한 입장료로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으니 아직 한 번도 안 가보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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