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뽕내뽕 핫시크 리조또
오랜만에 찾은 니뽕내뽕. 여자친구와 연애 초반때 많이 사먹곤 했었는데, 나이를 먹고 나니 그 빈도수가 점점 줄어들더라. 그래도 가끔씩 불맛 짬뽕이 먹고 싶을 때면 니뽕내뽕이 생각나는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아무튼, 이날은 무지하게 비가 내렸는데, 비 오는 날이면 뭐다? 바로 짬뽕이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가까운 니뽕내뽕을 찾았다.
예전부터 우리가 자주 시켜먹던 탄산 세트. 예전에는 저렴한 맛으로 사먹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메뉴당 이런저런 추가금이 붙어서 원하는 메뉴를 골라먹을 경우 2만원 후반대가 나오더라.. 물가 상승 무엇..? 여자친구는 고정불변의 크뽕(짬뽕계의 까르보나라)을, 나는 신메뉴처럼 보이는 핫시크 리조또라는 메뉴를 선택했다. 피자는 진리의 마늘맛, 내피자. 짬뽕보다 내피자가 땡겨서 니뽕내뽕을 찾았던 날도 있었지..
사실 메뉴가 너무 많이 출시되어서 고르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었다. 다른 리조또들도 많이 보였는데 핫시크 리조또가 가장 무난해 보이고 약간 매콤하다고 해서 주문해본 것.
니뽕내뽕에서 크뽕은 단 한번도 맛을 배신한적이 없음. 어떤 지역을 가던, 어느 지점을 가던 크뽕은 늘 진리이며 사랑이다.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과 함께 부드럽게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농도가 진한 크림. 까르보나라와 비슷해보이지만 근본부터가 다른 갓갓 메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친구는 늘 니뽕내뽕에 오면 이 짬뽕만 시켜먹는다. 다른 메뉴를 권해줘도 오로지 외길 크뽕인생이라 볼 수 있겠다.
다음으로 필자가 주문한 핫시크 리조또다. "지중해풍 해산물 크림 리조또에 차뽕의 강렬하고 매콤한 불맛을 더해 탄생한 니뽕내뽕 버전의 해산물 크림 리조또" 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먹어보면 그냥 차뽕에 밥 말아서 크림 조금 추가한 그런 맛이다. 차뽕에서 풍기는 불맛만 느껴질 뿐.. 다른 맛은 잘 느껴지지 않는 그저 그런 맛..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부터 메뉴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후회를 했다. 여자친구도 그런 내 표정이 느껴졌는지, "오빠 이거 맛 없지? 내가 해준 요리 먹을때랑 똑같은 표정이야!" 라고 했다. 솔직하게 그 말이 맞다. 너무 맛이 없었음;;
그래서 핫시크 리조또는 더이상 섭취하지 않기로 하고, 여자친구의 크뽕을 같이 흡입했다. 여자친구도 어지간하면 음식을 남기는걸 싫어해서 내가 선택한 메뉴를 뺏어먹을법도 한데, 이상하게 니뽕내뽕 핫시크 리조또는 본인도 맛이 없다며 건들지를 않더라..ㅠㅠ
마늘의 풍미가 가득 느껴지는 내피자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맛이 한결같아서 좋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휘핑크림이 요거트 크림 같은 걸로 변경되었다는 것 정도? 니뽕내뽕 피자는 휘핑크림이랑 먹는게 진리인데.. 이 소스는 뭔가 안어울리는 것 같았다. 소스가 따로 겉도는 느낌이랄까? 그냥 맛이 느껴지질 않았음.
결국 리조또는 먹다가 남겼음. 많이도 처먹었으면서 이게 남긴거냐? 싶겠지만.. 여자친구한테 반정도 넘겨준 상태고, 여자친구도 남긴 상태라;; 거의 반정도 남겼다고 보면 될듯.. 그 정도로 맛이 너무 없었음.. 개인적으로 니뽕내뽕에서 짬뽕류는 다른 곳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맛이라고 생각하는데, 리조또만큼은 아닌 것 같음.. 비쥬얼도 비둘기들이 도로에서 쪼아먹는 '그것'과 너무나도 흡사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저 그랬음. 그나저나 이번 사진들은 아이폰 13 pro으로 찍은건데, 설정을 바꿔서 촬영하니 블로그용으로는 나쁘지 않아보인다. 아이폰 13 pro Raw도 조금씩 활용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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