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애 전통육개장
과거의 육개장은 복날에 먹는 보신탕이었다고 한다..? 바로 그 멍멍이고기가 들어간 바로 그 보신탕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오늘날의 육개장에는 멍멍이 고기가 아닌 음머~ 소고기가 들어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에서 말하길, 예전이나 지금이나 멍멍이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존재했는데 그들을 위해 멍멍이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었다고 한다. 따라서 멍멍이고기가 들어간 '개장'에서 소고기가 들어갔다 하여 고기육(肉)을 붙여 오늘날의 육개장이 되었다고 한다. 놀랍고도 재미있는 음식의 세계.
산들애 전통육개장
- 경기도 부천시 부흥로315번길 63
부천에 산들애 전통육개장이라는 업체가 딱 2곳이 있는데, 하나는 내동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신중동역에 위치한 곳이다. 내가 이곳을 알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맛 자체가 상당히 깔끔하고 건더기가 풍부하게 들어있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마로에니 인생 육개장 맛집으로 선정한 후 생각날 때마다 직접 매장을 찾아오곤 한다.
산들애 전통육개장을 찾는 날이면, 맨날 육개장 아니면 육개장칼국수만 사먹었었는데, 사진을 찍으며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생각외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갈치조림이랑 닭볶음탕이라니.. 살짝 어울리지는 않지만 은근 배달앱으로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나보다.
매장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 홀을 메인으로 약 6~7개의 테이블이 있고 안쪽에는 그림 두 점이 걸려있는 나름 아늑한 공간도 있다.
산들애 전통육개장의 기본 밑반찬. 예전에 찾았을 때와는 메뉴가 살짝 달라졌다. 오이피클과 오이소박이, 그리고 석박지랑 단무지 무침같은게 있었는데, 전부 다 무난무난한 맛이었다.
메인 메뉴인 육개장이 나왔다. 내가 이곳 육개장을 사랑하는 이유가 아삭한 파가 정말 많이 들어있기 때문인데, 뜨끈한 국물에 파가 들어있는데도 요상하게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정말 일품이다. 흔히들 육개장 맛집은 상갓집이라고들 하는데 NONO; 상갓집보다 여기가 훨씬 맛있음.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상갓집이나 장례식장에서 육개장을 먹는 이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도대체 왜? 수많은 음식들을 놔두고 육개장인걸까? 자리가 자리인 만큼 다들 깔끔하게 차려입고 올텐데.. 혹시라도 빨간 국물이 옷에 튀면 어쩌려고 육개장을? 그래서 한번 찾아봤다.
- 붉은색 음식이 귀신을 막아준다는 의미가 있어서
- 먼길 오신 조문객들에게 소고기가 들어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서(보통은 팥인데..)
- 손님들이 많이 몰리고, 계속해서 대접해야 하기 때문에 끓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육개장이 제격이라서
-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음식이라서
구글링을 해보니 대충 이 네가지 이유가 장례식장에서 육개장을 먹는 이유라고들 한다. 뭐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육개장이라는 음식 자체가 나쁜 귀신으로부터 지켜주고 귀하디 귀한 소고기가 들어갔기 때문에 몸보신까지 시켜준다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고인을 위한 음식인 줄 알았는데,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찾아온 조문객들을 위한 음식이었구나. 뜻을 알고나니 뭔가 더 특별한 음식으로 느껴진다.
이곳 육개장을 좋아하는 두 번째 이유! 싱싱한 고사리와 버섯, 잘게 찢어진 소고가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어있다. 고추기름으로 우려낸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전날 먹었던 술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속이 시원하게 풀려서 해장용으로 애용하고 있다.
당면이 빠지면 섭섭하지! 밥보다 양이 더 많은 건더기 속에는 당면도 들어있다. 설렁탕에 당면은 필수지만 육개장은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육개장에 당면이 빠지면 뭔가 모르게 서운함이 느껴진다.
먹다 보니 계속해서 손이갔던 단무지 무침.. 이거 참 마약 같은 맛이다. 맛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단무지에 설탕 조금, 참기름, 깨, 다진 파와 마늘 조금 넣고 조물조물한 맛인데 별것 아닌 것 같은 반찬임에도 자꾸자꾸 먹게 되더라. 김밥 속에서 단무지만 뺀 딱 그맛임ㅋㅋ
그냥 먹어도 맛이 좋지만, 후추를 넣어먹어도 아주 맛이 좋음. 뭐랄까.. 알싸하면서도 감칠맛이 더 난다고 해야 하나?
요기요같은 배달어플로 주문도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장에 와서 먹는 것을 추천하고 싶음. 배달로 먹으면 매장에서 먹을 때의 그 맛이 안날뿐더러, 매장에서는 \8.000원이지만 배달로 먹으면 \9,000원임. 왜 가격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음;;
뭔가 광고스럽게 나왔는데, 그냥 여자친구가 먹다보니 너무 맛있다고 따봉한 사진.. 맵거나 뜨거운걸 잘 먹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육개장이라는 음식을 먹기가 힘들었을텐데, 여기서는 구슬땀까지 흘려가면서 폭풍흡입을 하셨음. 맛있게 먹는건 보기 좋았지만, 육개장에 밥을 안말아드시고 따로 드시는게 국밥충의 관점에서 상당히 불편했음...ㅠ
신중동역 육개장 맛집 산들애 전통육개장은 신중동역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잘 지나다지니 않는 음지쪽에 있어서 초행자들은 찾기가 쉽지 않다. 메인 먹자골목 말고 유베이스 건물 후문으로 가면 바로 발견할 수 있으니 뜨끈하면서도 얼큰한 국물이 땡길때 한번씩 찾아가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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