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곡시민의강 심곡천
집 근처에 있는 심곡시민의강 심곡천.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센터 거리라고 불렸던 도로였는데, 내가 대학생때였나..? 이곳을 막 뚫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서울의 핫플, 청계천 감성의 물씬 풍기는 부천의 랜드마크로 탈바꿈되었다. 여름이면 친구들과 이 주변에서 항상 캔맥주를 까곤 했는데(하천에서는 불가능하고 하천 밖 공원), 이렇게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올리는건 처음이다.
심곡천
부천의 청계천이라 불리는 심곡천은 소사동 쌍굴다리에서 발원하여 심곡동을 거쳐 자전거도로로 유명한 굴포천으로 합류하는 자연하천이었다. 하지만 70~80년대에 급격하게 도시개발이 이루어지고 가속화되는 산업화로 인해 이곳에 생활하수가 흘러들게 되었고, 하천을 보호하고자 83~86년에 쌍굴다리에서 부천소방서까지 하천 중심에 다리를 세우고 도로로 덮어버리는 '복개공사'를 진행하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후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과 옛 물길을 되살리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에 따라 소명여고 사거리부터 부천소방서 구간인 1km를 복원한게, 지금의 심곡천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심곡천을 복개천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만화의 도시 부천답게, 심곡천 주변 곳곳에는 다양한 만화 캐릭터 구조물과 벽화들이 존재한다. 요즘 아이들이 검정고무신을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하루 2만 1,000톤의 2급수가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만날 수 있다. 서울의 청계천보다는 퀄리티가 살짝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감성은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연간 유지 관리비가 75억이 들어가는 청계천과는 다르게 심곡시민의강은 연 1억 2천만으로 유지가 되는 곳이다 보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천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심곡천이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을땐 생겨났을 땐 개구리랑 거북이가 있다는 썰이 돌아서 필자도 구경을 하러 갔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볼 수 있는 생물들이라고는 새들과 물고기뿐이다.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의 천적, 킹갓제네럴 미꾸라지도 방류했다고 하는데, 찾기가 어려웠음.
심곡천이 생길때 필자가 가장 궁금했던건, 그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동이었다. 원래부터 주변에 지어진 위브나 부천의 자랑스러운 랜드마크, 쌍둥이 빌딩인 리첸시아(서울에서도 보인다고 하더라..)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어느 정도 프리미엄이 붙어있었지만, 심곡천이 생긴 이후에는 조금 더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한다. 이건 부동산에서 들은 이야기는 아니고, 심곡천 주변으로 집을 매매해서 이사 간 친구의 이야기다.
길이 1km에 달하는 심곡천에는 6개의 작은 다리가 있는데, 이 중 4개는 부천시와 인연이 깊은 문인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우선 고등학교때 필자를 지독하게도 괴롭혔던 소설, <원미동 사람들>의 저자인 양귀자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양귀자교'가 있으며 소사희망원을 설립한 펄벅의 이름을 딴 '펄벅교', 아동문학가 목일신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목일신교', 마지막으로 부천의 옛 이름을 따 호를 지은 수주(樹州) 번영로의 이름을 딴 '번영로교'가 있다.
참고로 부천대성병원 부근의 심곡교 아래에는 부천시민의 염원이 담겨있는 타일벽화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한가지 반가운 소식은 요즘 부천시에서도 공공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게 아주 꿀이다. 다리 아래에서 하천에 발을 담그고,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공짜 와이파이로 넷플리스 한편 때리면 피서지가 따로 필요 없다. 찾아보니 부천시에서 자체 구축하여 서비스하고 있는 기가 공공와이파이라고 하더라!
심곡천에서 유일하게 보존된 '세월의 기둥'.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하천 중심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콘크리트로 덮어서 도로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바로 이 2개의 기둥이 그때 만들어진 기둥이다. 그때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남겨진 2개의 기둥이 바로 세월의 기둥이다.
심곡천에서 서식하는 식물들, 붓꽃을 비롯하여 꽃창포, 애기부들 등등 정말 다양한 식물들이 심곡천에 서식하고 있다.
부천소방서에서 약 20분 정도 걸어오면 심곡천에 끝자락에 도착한다.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시작점이겠지만 필자에겐 끝자락임ㅋ 아무튼, 심곡시민의강의 길이는 1km밖에 되지 않기에 주간 야간으로 이곳에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고 꼼냥꼼냥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도 많다.
심곡천은 조명 상태도 아주 좋아서 부천야경스팟으로도 추천되는 장소중 하나이다. 필자도 삼각대를 챙기고 나왔는데 기상 문제로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을 땐 이곳에서 야경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이 사진은 가장 최근에 찍은 심곡천의 야경이다. 언젠가 드높은.. 리첸시아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단 한컷으로 심곡천을 담아보고 싶다는 꿈도 있다.
밤에는 황새목 백로과인 왜가리가 찾아오기도 한다. 도심 속에 왜가리는 살짝.. 아니, 아주 많이 언발란스 하지만 놀랍게도 정말 자주 놀러오더라.. 아마도 2급수인 심곡천에서 서식하는 물고기 맛이 황색 똥물인 굴포천보다는 조금 더 나은 모양이다.
자전거 금지, 애완견 금지, 배달음식 금지.. 말 그대로 걷는걸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걷기만 해도 부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심곡천이다. 딱 발목까지 오는 물높이라서 아이들과 물놀이하러 놀러 오기에도 좋고, 연인과 시원한 하천에 발을 담그고 꼼냥거리는 부천데이트코스로도 좋다. 다양한 생물들과 식물들도 볼 수 있기에 진사들 출사지로도 나쁘지 않은 그런 장소다.
주변에 먹을곳도 많고 분위기 좋은 카페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위의 포스팅에서 소개하는 카페가 가장 좋았음.(광고 아님.. 애초에 필자의 블로그에는 광고가 단 1도 없음.)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마로에니 공간에게 있으며
무단으로 복제, 도용, 수정 및 재배포 불가합니다.
Copyright © Maroeni All Rights Reserved
'@ Landsca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진 가볼만한곳 다산박물관 정약용을 이야기하다 (1) | 2022.08.03 |
---|---|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 짚라인과 모노레일 & 청자타워 트레킹 코스 (3) | 2022.08.01 |
김포 라베니체 문보트 해외 감성 물씬 느껴지는 라베니체 야경 (3) | 2022.07.11 |
부천 중앙공원 능소화터널 올해는 대실망 (10) | 2022.07.05 |
제주도 제주민속촌 걷기 좋은 제주 동쪽 관광지 (1) | 2022.06.29 |
부천 스타필드시티 별마당도서관 & 펫파크 (2) | 2022.06.22 |
용산공원 시범개방 예약 관람 후기 120년 만에 열린 용산 미군기지 (1) | 2022.06.21 |
제주도 동쪽 가볼만한곳 볼거리 가득한 제주 2박3일 여행코스 (1) | 2022.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