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열린 용산공원 시범개방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용산공원 시범개방에 다녀왔다. 참고로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저번에 포스팅했던 용산 미군기지 공원 부분개방부지와는 다른 곳으로, 서빙고역쪽이 아닌 신용산역 4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공원이다. 이곳은 입구에 위치한 미군 장군의 숙소부터 제일 끝에 위치한 스포츠필드까지의 거리가 1.1km 정도라고 하는데, 필자가 다녀와보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길게 느껴졌다.
아무튼,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현재 발암물질 공원이라고 해서.. 환경단체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2000년에 있었던 포름알데하이드 한강무단방류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을 배경으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괴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조금 더 깊숙하게 찾아보니, 영화 속 내용처럼 미군기지에서 독극물? 이라고 하는 걸 싱크대나 개수대 같은 곳에 그냥 흘려보내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고 한강에 무단방류를 했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에 소개하는 용산공원 시범개방부지땅에 어떤 물질이 묻혀있을지 모르며, 인류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이 환경단체쪽의 이야기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용산공원 시범개방 연장 예약에 성공하여 금일 다녀오고 나서야 알긴 했지만.. 이 내용을 미리 알았더라고 하더라도.. 궁금증에 한번은 다녀오지 않았을까 싶다. 판단은 여러분들이 알아서..
용산공원 시범개방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38길 35
필자는 용산공원 시범개방 1차 예약 때 실패하여 기간이 연장되었을 때 재신청하여 다녀왔다. 이곳의 위치는 신용산역 4번출구에서 바로 앞에 있으며 용산역 1번출구에서 내려도 5분거리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편한 역을 선택하면 된다. 공원에 도착하면 입구에서부터 땀을 줄줄 흘리게 될텐데.. 그 이유는 바로 공항 검색대와 맘먹는 소지품 검사 때문이다. 최근 대통령실이 용산공원 근처로 이전하는 바람에 이곳의 검문검색이 강화된 모양이다.
모든 검사를 통과하면 종합안내소로 이동하게 될 텐데, 여기서 관람 방법을 선택을 할 수 있다. 자유관람을 할 것인지, 가이드를 끼고 안내받으면서 이동할 것인지를 말이다. 어차피 안내책자만 있으면 지도만 보고 따라가도 되기 때문에 필자는 가이드 없이 조용히 자유관람을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관람 방법을 선택하면 안내책자와 함께 이름이 적혀있는 목걸이와 물 한병을 지급받게 되며,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양산을 대여할 수 있고 용산공원 시범개방을 기념하는 흰색 바람개비도 받을 수 있다. 아! 그리고 공원 내에서 버스처럼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차량들도 있더라? 서비스 하나만큼은 진짜 최고인듯.
용산공원 시범개방은 용산 미군기지 공원 부분개방부지와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르다. 미군기지쪽은 약간 한국감성과 힙스터 감성이 섞인 미쿡식 주택가라고 한다면.. 여긴 정말 미국스러운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분위기가 그랬다. 아마도 이곳이 장군들이 살았던 숙소이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용산공원은 300만 제곱미터의 규모로 여의도보다 규모가 큰 도심 속 초대형 공원이라고 한다. 현재는 시범개방 상태라 급한대로 꾸며놔서.. 관람하기에는 살짝 부족한 상태이지만,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선정되면 역사성과 문화성을 갖춘 국민의 여가 휴식공간 및 자연 생태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라고 카더라.
여기저기 놓여진 빨간색 경청우체통은 느린우체통이 아니기에.. 본인에게 보낼 편지내용을 적는게 아니고, 최초의 국가공원이 될 용산공원에 바라는 점을 적어 넣으면 된다. 공원에 바라는 점이라.. 딱히..? 우리동네도 아닌데? 그냥 패스하려고 했는데, 이곳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오늘 사람이 너무 없으니 하나만 적어주면 안되냐고 해서 그냥 잘 꾸며달라고 한줄 적어 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친환경 수돗물 음용 체험현장이 등장했다.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라고 하는데.. 설마 아까 종합안내소에서 받은 물이 이 물이었나..? 갑자기 잘 마시던 물의 냄새를 맡아보는 필자였다. 살짝 낚시터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용산공원 시범개방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러하다. 마치 뱀이 벗어버린 허물을 보듯, 미군들이 잘 살다 간 빈집만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국내에서 느낄 수 없는 분위기에 취해 구석구석을 탐방했는데, 20분정도 걷다보니 계속해서 반복되는 풍경 때문에 기냥저냥... 동네 공원 걷는 기분..
그나마 이 사진이 가장 미국처럼 나오지 않았나 하는게 필자의 생각임ㅋ
용산공원의 중반지점쯤엔 이국적인 느낌의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푸드트럭에서 음료와 음식도 구매할 수 있고 공연도 관람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곳의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트럭은 3대가 있었는데 각각 아이스크림, 소떡소떡, 카페음료를 취급했다. 야외에서 뭘 사먹다가는 피부 껍질이 벗겨질 것 같아서 이곳에서는 사진만 찍었다.
피리와 노래를 정말 기똥차게 잘 부르시던 '라파엘 몰리나' 라는 가수. 2022 서울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라고 하던데, 첨들어봄.. 아무튼 이분 진짜 피리도 잘 부시고 멕시코 노래도 갱스터스럽게 잘 부르시던데, 가만히 듣고있자니.. 자동으로 엉덩이가 좌우로 들썩거리더라. 찾아보니 페루출신 뮤지션이시라고ㄷㄷ; 이분을 보니 피리부는 사나이는 정말 실존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계속해서 어필하는 "더 가까이 국민 속으로".. 이제 그만 오세요..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아요..
여긴 미군들의 야구장이라고 한다. 이곳을 보니 필자의 군시절이 떠올랐다. 필자는 철원에 있는 8사단에 근무를 했는데,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해서 연병장 바로 옆에 있는 닭농장에 닭똥냄새 맡아가면서 근무를 했었다. 생각해보니 좌소우닭이었나보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렇게 똥냄새가 완벽할 수는 없으니깐. 똥냄새 때문에 파리도 비상식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연병장에서 아침구보를 제외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근무를 했었는데, 얘들은 축구, 농구, 야구 다 하면서 정말 즐거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캠프느낌이었을듯.
용산공원 시범개방 중 가장 마지막 코스인 스포츠필드쪽으로 이동하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말이 좋아야 피크닉이고, 그냥 뙤약볕에 캠핑용품 가져다준게 전부였는데, 햇빛이 천막을 그대로 관통해서 너무 뜨거웠다. 가을이 아니고서에 초여름에 이곳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필자가 찾은 날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더라.
쓸데없이 감성적임... 사진찍기는 좋았음..ㅋ
대통령실 바로 앞, 경호장비가 전시된 공원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이곳 역시 경비가 철통같아서 철창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내부에는 물소같이 생긴 차랑 슬리퍼처럼 생긴 차, 그리고 GTA에서 봤을법한 헬리콥터가 있었다.
진짜 솔직하게 말해서, 여기도 청와대처럼 사전예약이랍시고 사람 급하게 만드니깐 와본거지.. 선발대 후기 진작 읽었으면 안왔을듯 싶다. 일단 볼거리라고는 미군장교들이 살았던 집, 운동장이 전부인데 현재로서는 집 내부도 관람할 수 없는 상태고 체험할 수 있는 거라곤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체험하는 것뿐이었다.(물이라도 줘서 다행) 거기다가 쓸데없이 넓은건 덤.
여러가지 주제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내가갔을땐 힙스터 라파엘 몰리나 아저씨 한명뿐이었기에.. 더 볼거리가 없었다고 생각되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용산공원 시범개방이 끝나고 국가공원으로 선정되어서 환경이 업그레이드 되지않는이상 서울숲, 아니 보라매공원보다도 볼거리가 없는 공원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기보다는 용산 미군기지 공원(서빙고역쪽)이 더 볼거리가 많았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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