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제주다운 제주민속촌
밥먹듯이 놀러 가던 제주였지만, 난생처음 와본 제주민속촌. 바로 옆에 있는 제주 동쪽 관광지인 표선해수욕장을 여러번 놀러 왔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이곳을 찾은 적이 없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봐도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속촌의 느낌이었고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늘 여행목록에서 스킵하곤 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여자친구가 꼭 제주민속촌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찾아가보았다.
주차장의 공간은 넓은편이며 무료로 운영되고 있기에 부담은 없다. 다만 제주민속촌 입장료는 성인 \11,000원, 경로 \9,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7,000원으로 인스타에서 어지간히 유명하다고 하는 제주 핫플들보다 입장료가 조금 비싸게 느껴지는데, 과연 이 금액을 내고 들어갈만한 가치가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제주민속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민속해안로 631-24
- 관람시간은 홈페이지 참고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제주민속촌은 조선말기인 1890년대의 문화유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제주의 옛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던 가옥이 100여채에 달하며 몇몇 가옥 내부에는 민속공예 장인들의 기술력을 보존하기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참고로 제주민속촌은 내부공간 자체가 넓어서 빠르게 구경하는 데에만 1시간이 소요되며 필자처럼 사진을 찍으며 구석구석을 관람할시 2~3시간 정도 소요될 수 있으니 일정을 조금 넉넉하게 잡고 오는 것이 좋다.
관람로가 딱히 정해지지 않았기에 뭐부터 구경할지 모르겠다면 제주민속촌 순환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입구에서 탑승할 수 있는 순환버스는 민속촌요금과는 별개로 탑승장 매표소에서 티켓을 발권하여 이용할 수 있는데 비용은 \2,000원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무료였다는 글도 봤던 것 같은데, 지금은 요금이 있으니 참고하자.
잊지못할만큼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한복체험을 해보는건 어떨까? 제주민속촌에서는 한복체험을 대여해서 내부를 관람할 수 있어서 민속촌을 배경으로 기념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빌려볼까 싶었는데, 날씨가 무척이나 더워서 옷을 갈아입을 처지도 아니었고, 너풀너풀거리는게 걸리적거릴 것 같아서 패스했다.
진행로는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이다. 제주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돌담길을 걷다 보면 다른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짜 제주'를 경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걷다 보니 어디서 쿰쿰한 냄새가 났다. 냄새를 따라가 보니 초가집 안에 송아지 두마리가 있었다. 먹이주기체험을 따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를 주워서 주니깐 진짜 잘 먹더라. 송아지 응가 때문인지 실내에 파리가 너무 많이 날아다녀서 오래 있기가 힘들었음.
민속촌답게 여러가지 전통놀이들도 마련되어있었다. 구멍 안에 막대기를 던져서 집어넣는 투호, 나란히 앉아서 두뇌싸움을 벌이는 장기, 그리고 바둑판에서 즐기는 놀이이지만 조금 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알 수 없는 신기한 놀이들도 많았다.
지나가다가 깜짝 놀라서 찍은 사진.. 분명 책을 읽는다는 그런 의미가 있을테지만.. 너무 어둠 속에 있어가지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만 느껴졌었다. 사진으로 봐도 뭔가 소름끼치는 그런게 있다.
조금 허접스럽긴 하지만.. K-전통스러운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모델이셨던 분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계실런지..
전시관쪽이었나? 지도상에서 8번쪽을 지나던 중 초가집 내부에 만화책과 오락기가 보였다. 오락기는 여러가지 게임이 들어있는 중국산 불법 해킹롬같았는데, 조이스틱이랑 버튼 자체가 이미 박살이 났는지 제대로 작동조차 하지 않았다. 만화방에서 땀좀 식힐 겸 어떤 책들이 있는지 살펴봤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고전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디서 기증을 받은 것인지 최신 만화책들도 몇몇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는다면 이 장소를 제일 좋아하지 않을까 싶음.
내 기준에서 사진을 찍기 가장 좋았던 장소였던 어촌. 해발 100m 이하 해안의 자연 용출수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이곳의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을 함께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촌에는 배 모형도 있었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곡물 빻는 기구들도 있었다.
제주민속촌이 유명한 이유는 "홍시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 뿐인데.." 라는 명대사를 낳았던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고.. 2003년 11월에 17일간을 제주민속촌을 배경으로 대장금이 촬영되었다고.. 그래서 제주민속촌 내부에는 대장금 미니테마파크가 존재하는데, 이곳에는 그 당시에 사용했던 소품이나 출연진의 사인이 담겨있는 안내판들을 볼 수 있다. 이것도 우리시대에나 유명한 드라마지, 요즘 애들이 이걸 알기나 할지ㅋㅋㅋ
제주민속촌 내부에 있는 민속장터. 이곳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던데, 필자가 갔을 땐 대부분이 공사중이었고 장터를 이용하는 관람객들이 거의 없었음. 사람들이 많아야 할 장소에 오히려 사람들이 없다는게 아이러니할 따름.
19세기의 SM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바로 제주영문, 일명 '관아'다. 조선시대 제주목의 관아 건물들을 제주영문이라고 하며 연희각, 향청, 영리청, 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영문의 본청인 연희각은 목사의 개인집무처로 제주를 위한 모든 행정을 돌보는 곳이기 때문에 제주 사람의 안위를 걱정한다는 의미로 상아헌동이라고 했다고.. 뭐가 이리 어려운지.
관아에는 곤장과 다리찢기 등의 고문도구가 있는데, 심심해서 곤장 한대 50% 스윙으로 맞아봤더니 다음날 엉덩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었음. 살짝만 맞아도 이렇게 아픈걸, 과거의 사람들은 풀스윙으로 맞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맞아죽는것도 가능하겠구나 싶더라.(드라마에서 곤장맞고 죽는걸 이해못했던 1인) 다리찢기는 두말할 것 없이 아팠고;;
공원같은곳에 전등이 이쁘게 달려있었다. 민속촌과는 딱히 관련이 없는 장소같은데 너무 이뻐서 찍어봤음! ^0^
제주민속촌에 있는 드라마세트장과 농기구전시관의 모습. 드라마세트장은 그냥 북을 칠 수 있는 체험장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농기구전시관은 박물관정도로 생각하면서 편하게 둘러보기 좋았음.
마지막으로.. 조금 쌩뚱맞긴 한데; 호끌락동물원이라고 하는 곳에 트랙이 있었음 ㄷㄷ;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카트는 아니고, 아이들과 함께 탑승해서 천천~히 달리는 것 같은데.. 재미는 없어 보였음.. 타고 있는 아가도 재미가 없었는지 자고있었다는ㅋㅋ 무튼, 트랙 가운데에 동물원이 있고 이곳에서는 공식적인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했다. 꿀팁을 하나 주자면 먹이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아가들이 주다가 떨군 먹이를 주워서 줘도...ㅎㅎ
제주도 동쪽에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관광지를 찾는다면 제주민속촌을 추천하고 싶음. 젊은사람들은 핫플만 돌아다니려고 해서 그런가..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보통 가족단위거나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었는데, 여기 은근 괜찮음. 꽃들도 많이 피어있고 꽃 관련 축제도 많이 진행하고 있어서 사진 찍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광지라고 생각된다. 마침 수국의 계절인 지금, 제주민속촌 수국축제도 진행한다고 하니 표선쪽을 찾을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찾아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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