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한창인 인천수목원
인천대공원 주차장 쪽에 있는 인천수목원에 다녀왔다. 3월쯤에 이곳을 한번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꽃 하나 없이 온통 갈색뿐이어서 허탕만 치고 갔는데.. 5월의 인천수목원은 조금 달랐다. 작약꽃과 모란꽃이 한가득 피어있어서 그야말로 볼거리 천국이었다.
인천수목원
- 인천광역시 남동구 무네미로 236 인천대공원내
- 주차요금 선불 3,000원
- 수목원 입장은 무료
인천대공원 제2주차장을 빠져나오면 한가로이 주말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의 텐트들이 보일 텐데(정말 많다.), 바로 그 옆이 인천수목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다른 수목원들과 다르게 인천수목원은 볼거리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게 되면.. 볼거리 하나 없는 민둥동산만 보고 돌아갈 수도 있다.
5월의 인천수목원은 출사지로 매우 좋은 장소다. 인천대공원도 나쁘지는 않지만, 4월이 넘어가면 볼만한 꽃들이라고는 갓길에 피어난 야생꽃들밖에 없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는 것 외에는 딱히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없는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인천수목원은 혜자 그 자체다. 입장료도 무료고, 아름다운 꽃들도 잔뜩 피어있으니깐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를 비롯하여 카메라를 들고 인천수목원을 찾은 진사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불두화가 피어나는 시기와 비슷하게 피어난다는 백당나무. 수국의 꽃잎과 상당히 흡사하게 생겼다. 백당나무는 가을이 되면 BB탄 크기의 강렬한 빨간색 열매들이 우두두두 열리는데, 색상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꽃도 꽃이지만 열매 자체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자그마한 물웅덩이가 있는 해안사구원에는 노랗게 피어난 수선화가 많이 보였고 그 위로 작은 쉼터와 방문자들에게 그늘을 선사해주는 커다란 나무 하나가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횡~한 장소에 나무 한그루가 떡하니 심어져 있으니깐 정말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개망초꽃(?)에서 열심히 일하는 꿀벌의 모습. 이게 정확히 개망초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렸을 때 수목원에서 엄마가 이와 비슷한 꽃을 개망초라고 부르셨다. 그땐 부모님이 말씀하시는게 모든 세상의 이치이고, 정답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이와 비슷한 꽃을 볼 때마다 그냥 개망초라고 말하고 다닌다.(비슷한 꽃들이 너무 많음)
사진처럼 인천수목원에는 꽃들이 드문드문 심어져 있다. 이게 어떻게 보면 단점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장점이기도 하다. 보통 여러가지 꽃들이 한 곳에 무더기로 심어져 있을 경우, 우리는 그 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카메라 앱을 열고 전체샷을 찍거나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누를 뿐.
그런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을 걷다가 갑자기 꽃들이 딱! 등장하면 뭔가 새롭고 그 꽃이 무엇인지, 꽃말은 무엇인지 등등 꽃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인천수목원의 매력이다.
수목원 구석에서 피어난 작약꽃. 원래 내가 아는 작약꽃은 아프리카BJ뿐이었다. 진짜 존재하는 꽃 이름인 줄 몰랐고, 그냥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뜻을 가지고 만든 닉네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존재하는 꽃이었다. 꽃말은 '부끄러움'. 모란꽃과 상당히 닮아있기에 꽃에 대해 일가견이 없는 초보자들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활엽수원을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저 멀리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다른 곳은 진짜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여기만 유독 축제 분위기더라.
가까이 다가가 보니 모란과 작약으로 보이는 꽃들이 활짝 피어있었다. 사실 필자는 위에서 꽃 전문가마냥 신나게 떠들었지만 꽃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 그래서 늘 주변에 내공이 풍부해 보이시는 아주머니나 아저씨께 꽃 이름을 물어보곤 한다.
이날도 역시 뭐가 모란이고 뭐가 작약인지 몰라서 주변을 한참 두리번거리다가.. 마침 바로 옆에 마크로 렌즈로 꽃을 저격하시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그분께 여쭤보니 조금 자신감이 떨어진 목소리로 모란과 작약이 섞여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럼 그게 맞겠지.. 싶었는데!
나와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몰래 도청하고 계셨던 아저씨 한분이, 여기 피어난 꽃은 전부 모란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바로 구글링을 해봤는데, 모란이 맞는 것 같았다. 모란과 작약이 얼마나 닮았으면 연관검색어에 모란 작약 구분법도 있더라. 그만큼 초보자들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인천수목원에서 다른 장소는 거의 인기가 없었고, 모란꽃밭에만 사람들이 몰려있는 상태였다. 내가 직접 가보니 이곳에서만 하루 종일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모란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있더라.
나가는 출구 쪽에도 심심치 않게 야생화들이 심어져 있지만 역시나 규모는.. 작다.. 모란꽃밭을 제외하고는 너무 규모가 작아서 둘러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일반 관광객이 아니라 마크로 렌즈나 대포 렌즈로 촬영하는 진사들에게는 최적의 장소일 듯?
해가 저물때쯤 인천수목원을 빠져나왔다. 주변에 뭔가 더 볼거리가 없을까 하고 찾아보던 중, 바로 맞은편에 구절초가 잔뜩 피어있는 화원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향긋한 꽃향기가 콧속으로 들어오는데!! 진짜 어디선가 맡아본 방향제 냄새가 막 나더라.
초봄에 다녀왔을 땐 인천수목원에 너무 볼거리가 없어서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5월은 꽃들이 만개해서 그런지 그때와 느낌이 달랐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내 기준 최악이었던 오산 물향기수목원과 상당히 흡사한데, 인천대공원의 버프때문인지 오산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똑같은 꽃을 보기 위해 재방문할 의사는 없고, 그냥 다른 계절에 인천대공원을 찾게 된다면.. 그때 한번 둘러볼법한?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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