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판매되고 있는 블로그 강의 전자책, 과연 도움이 될까?

요즘 유튜브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디지털노마드는 디지털과 유목민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근무하고,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과거엔 디지털노마드가 그렇게 인정을 받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코시국 때문인지 직장인들의 근무환경이 변화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조금씩 인정을 받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 한정.

그런데 요즘엔 개나소나 방구석에서 인터넷만 켜놓고 개백수 생활을 즐기는 자신을 디지털노마드라고 합리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뭐.. 자신에게 꿈이 있고 수입이 있고, 명확한 비전이 있다면 자신을 디지털노마드라 칭해도 의미가 없지만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라면.. 디지털노마드라고 부르는 건.. 양심에 조금 찔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조금 공격적이게 말은 했지만.. 절대 그들을 욕하려는건 아니다.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과 시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하기에 오히려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지금부터 내가 말하려고 하는 건 앞에서 말했던 디지털노마드가 아닌 이제 막 디지털노마드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등쳐먹는 '블로그 강의 전자책'에 대한 내용이다.

블로그 강의 전자책

블로그 강의 전자책이란 이미 블로그로 돈의 맛을 본 전문가들이 자신처럼 되길 희망하는 예비 디지털노마드들을 위해 작성한 공략집이라고 보면 된다.

1. 만들어두기만 하면 평생 놀아도 돈이 벌린다!
2. 연금복권 대신 연금을 벌어다주는 블로그를 만들어보세요!

길을 걷다가, 혹은 인터넷을 하다가 이런 제목의 책을 발견한다면 나라도 관심이 갈 것 같다. 블로그,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전문성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글만 작성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걸로 돈이 벌린다니.. 개쩔지 않은가? 게다가 가이드라인까지 잡아준다니! 정말이지, 너무나도 매력적이라 느껴질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깐.

하지만 여기에도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블로그 강의 전자책의 장점

1.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이 잡힘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전자책의 장점은 정말 딱 이거 하나다. 블로그를 단 한번도 운영해보지 않았던 사람이거나 아무런 개념 없이 블로그를 운영했다가 저품질 문제를 겪었던 사람, 혹은 수익성 블로그를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자책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블로그의 흐름을 알고 있거나 어떤 글을 작성하면 저품질로 빠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블로그 강의 전자책의 단점

1. 짜깁기 된듯한 전문성이 없는 내용
2. 위험성에 대한 내용이 없음
3. 전문성이 없는 내용이지만 가격만큼은 전문적이고 싶은 그들
4. 알맹이는 빼놓고 말함

우선 첫 번째 짜깁기 된듯한 전문성이 없는 내용이다. 모름지기 책이라면 전문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블로그 전자책은 이 전문성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이는 고가형 전자책에는 거의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고.. 5만원 미만의 저가형 전자책에 해당되는 내용인데, 조금만 찾아봐도 나오는 내용들을 짜깁기 해서 마치 자신만이 알고 있는 내용인 것처럼 꺼드럭거리는 경우가 많다. 정말 블로그 초보라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애드센스 승인을 받아두었거나 애드포스트 승인을 받아둔 상태라면 도움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번째 위험성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기만 하면 돈이 벌린다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보통의 블로거들은 일상글들을 작성하거나 정말 아주 가끔 정보성 글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이 낮다. 수익형 블로거들은 보통 단가가 높은 키워드를 작성하거나 남들이 다루지 않을 법한 키워드들을 다루기 때문에 같은 양의 글을 발행해도 후자의 수익이 더 크다.

그러면 고단가의 키워드만 작성하면 되지 않는 것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아주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저품질이다. 계속해서 수익을 쫓는 글만 작성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블로그의 질은 매우매우 나빠져서 어떤 글을 작성해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자책은 "OO과 같은 키워드만 작성하시면 됩니다." 라는 내용만 늘어놓을 뿐, 뒤따라오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세 번째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가격만큼은 전문적이고 싶다는 것이다. 필자는 한때 블로그 하나로 월 120만원까지 달성한 경험이 있다. 이때 눈깔이 돌아서 더 많이 벌자는 생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전자책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는데 만원짜리 딱ㅍ..이 아니라 1만원짜리 전자책부터 시작해서 3만원, 5만원, 30만원.. 그러다가 100만원 가까이하는 전자책까지 구매를 해봤다.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올 수익이라 판단했기에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했다.

1~5만원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100만원 가까이하는 전자책에서 1~5만원에서 봤던 내용을 또 보게 되니까 눈알이 빨개지고 머리가 뜨거워지더라.. 게다가 그대로 따라했다가 저품질까지 먹음^^.. 핵심적인 내용도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떠벌리고 이 가격을 받아먹는다니.. 신고하고 싶었지만 이것도 내 선택이다 싶어서 그냥 넘어갔다. 개..ㅆ

마지막 네 번째는 알맹이는 빼놓고 말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블로그 수익은 곧 키워드다. 당연히 글을 잘 쓰기도 해야겠지만 키워드 자체가 틀려먹으면 글을 아무리 잘 써봤자 기대한 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 작성자가 자신이 뽕빨아 먹은 키워드를 알려주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런 고소득을 따라 하기가 힘들다.

생각을 조금만 해보자. 전자책에서는 그들이 여태 경험했던 노하우와 팁을 담았다고 하는데, 본인이라면 자신 밥그릇 뺏기는 짓을 하겠는가? 키워드라도 알려줬다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같은 주제의 글을 작성할텐데..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수익은 반토막 날 것이다. 전자책 주인장이 미치지 않고서야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이 키워드를 알아내지 못하는 이상 우리가 구입하는 전자책들은 가격이 얼마나 됐든 애드센승 승인 방법, 광고 배치 방법 따위와 같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기본적인 내용만 보게 될 것이다.

마치며..

사실.. 내가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마지막에 구매한 전자책에 대한 후기를 남겼는데, 누군가가 댓글을 남겼다. 이분 수입이 엄청나니까 우리도 그대로 따라만 하면 되는데 뭔 말이 그리 많냐고... 하더라. 그래서 너님은 얼마나 버셨는데요? 라고 물어보고 싶지만 꾹 참았다.

나는 실제로 그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알고있고,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지 알고 있다. 정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글, 진정성은 개나 줘버린 글, 광고는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뭘 봐야할지 모르겠는 글. 사람들은 과연 이걸 좋아라 할까? 아 맞다! 그들은 사람들이 뭘 좋아하지는 관심없고 그저 유입뿐이었지..!!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강의 전자책은 이제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블로그 시장에서 전처럼 수익을 발생하기 어려운 블로거들이 마지막으로 크게 한번 빨아먹고 나가자는 마인드로 만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영양가가 없는 것 같다. 마치 디지털노마드 등에 칼을 꼽는 디지털노마드라고 해야할까나..

• 노하우를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서... → 정말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가격이 맞나요?
• 남들하고는 차별화된 강의... → 키워드, 운영 블로그 수, 프로그램 외의 다른 것이 있나요?
• 제 수익 인증 하겠습... → 아뇨, 운좋아서 많이 벌었을 때 말구요. 최근요.
• 저는 많이 벌었는... → 그건 그냥 키워드 운빨 아닌가요? 고정 수입인가요?

만약, 이 대답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전자책 제작자가 있다면 내가 그 강의를 구매하고 싶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전문적인 척이라도 하지를 말던가.. 본인들도 운빨로 한탕 해먹어놓고 마치 고수인것처럼 떠들어대는 사람들 보면 그냥 호빵펀치를 한방 맥이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들만 요약해서 판매해도 50만원짜리 전자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