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중고나라 안전거래를 거부하는 걸까?

2022. 2. 18. 22:13·@ Space

후지 X-T4를 비롯한 모든 장비를 처분했다. 새로운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약 2주간 중고나라와 SLR클럽을 둘러보면서 괜찮은 매물들을 발견했고, 판매자와 충분한 소통 끝에 결제 직전 상황까지 도달했으나.. 쌍방 모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전거래'를 요구하니 다들 싫어하는 분위기더라.

처음에는 그냥 뭐 상대방이 안전거래를 해본 경험이 없어서 피하는 줄 알았는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깐 나도 슬슬 짜증이 나더라. 나도 안다! 중고나라 거래는 직거래가 좋다는 걸..! 하지만 내가 구매하려고 하는 물건들이 모두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에 있는 데다가 금액도 300~400만원을 넘기 때문에 나 역시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거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글을 하나 작성하여 투기장을 열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을 들어보았다. 안전거래를 거부하는 판매자들의 의견과, 나처럼 안전거래를 희망하는 구매자들의 의견들을 모아보니 대충 이렇더라.

안전거래를 싫어하는 이유

  1. 상대방이 구매확정을 해주지 않아서 입금이 느리다.
  2. 제품을 보내줬는데 구매자가 사용했다가 환불하는 경우가 있더라.
  3. 풀박스를 보내줬는데 구성품을 빼고 환불하는 경우가 있더라.
  4. 새 제품을 보내줬는데 개봉을 하고 다시 환불하는 경우가 있더라.
  5. 정상 작동 제품을 보냈는데 파손된 제품으로 환불하더라.
  6. 어디까지나 100% 판매자가 손해 보는 장사이며 구매자가 갑이 된다.
  7. 수수료
  8. 등등..

노!

대충 요런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1번의 경우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대한 내용이었고 나머지 2~5번의 경우에는 정말 개떡 같은 구매자들에 관련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저런 몹쓸 인간들을 만나보질 않아봐서 그런가.. 정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가 있는 건가.. 싶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1번은 구매자에게 요청을 하면 처리해주긴 하지만 아주 가끔 늦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뭐 나는 급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걸린 적이 없더라.(근데 급전 필요하다고 거부하는 사람들 매물 보면 잘 안 팔리더라ㅋㅋ)

2~5번은 정말 또X이들을 만난 케이스 같고.. 6번의 경우에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전거래 자체에서 '반품 거부'라는 기능이 있는데, 구매자가 사전에 이야기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면 이 기능으로 반품을 막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 이건 내가 직접 안 해봐서 모르겠다.

7번으로 걸고넘어지는 거라면 무통장 입금 기준으로 수수료 200~300원 밖에 안 한다.. 이거 때문에 안전거래를 안 한다고 한다면 그냥 쫌생이니 거르자.

안전거래를 선호하는 이유

  1. 제품이 실존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2. 정말 판매자의 제품인지 알 수가 없어서.
  3. 판매자의 존재 자체가 확실하지 않아서.
  4. 거래내역을 믿을 수가 없어서.

예스

반대로 안전거래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판매자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1번의 경우에는 입금을 했는데 벽돌이나 쓰레기를 보내는 경우를 말하며, 2번은 사기꾼들이 남의 블로그에서 리뷰글을 퍼와서 자신의 물건인 척 판매하는 것이라 한다. 3번은 실제로 내가 거래하는 OOO이라는 사람이 실존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며, 4번은 ID를 해킹해서 거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4번의 경우에는 모두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거르기만 해도 사기당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하더라.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을 들어보니 확실히 안전거래는 구매자의 입장과 판매자의 입장으로 갈리는 것 같았다. 판매자 대다수가 안전거래를 기피했고, 구매자 대다수는 안전거래를 선호했다. 안전하게 판매하고 싶은 사람들과 안전하게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 뭔가 참 웃픈 상황이 아닐 수 없겠다. '안전거래'는 분명 구매자와 판매자 둘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등장했을 터인데, 둘 다 만족을 할 수 없다는게 정말로 아이러니하다.

엥?

나 역시 내가 구매했지만 더 이상 내손에서 필요가 없어진 물건들을 중고나라 안전거래로 판매해왔고, 반대로 필요한 제품들을 안전거래로 구매해왔다. 운 좋게도 모두 다 매너 좋으신 분들을 만나왔기 때문이었는지.. 나는 무의식적으로 안전거래를 '보편적인 거래'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렇게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안전거래의 어두운 부분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답은, 직거래!

조금이라도 싸게 구해서 기분 좀 좋아지려고 했던 건데 이런 어두운 내용들을 알게 되니깐.. 갑자기 택배거래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거래 중인 중고글을 다 내리고 최대한 직거래로 하겠다고 글을 수정하긴 했는데.. 이걸 또 어디서 구할 수가 있을지.. 급 걱정되기 시작하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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