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날에는 소바가 짱이다. 퇴근 후 근처 소바집이 어디 있는지 알아봤는데, 부천종합운동장 쪽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작동쪽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암튼 주소지는 부천으로 되어있는 곳에 소바애라는 나름 유명한(?) 맛집이 있더라? 흠.. 이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몇번 먹어본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가격만 드릅게 비싸기만하고 맛도 특별하지 않던데... 킹치만 어쩔 수 없다!! 마땅히 소바를 즐길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구탱이에! 그것도 산 아래에 있는 이 식당을 도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오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것다.


오우;;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강탈하는 소바애의 자부심...
요즘 유튜브 오재나님의 영상을 시청하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방송을 탔다고 해서 꼭 맛이 좋은 식당도 아닌 것 같더라. 이미 다 짜맞춰진 각본을 그대로 입으로 떠들어대기만 하는ㅋㅋ 무튼 이 세상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유튜브에 트루맛쇼 꼭 검색해서 보길 바람.


현대식처럼 보이는 외관과는 다르게, 실내는 상당히 구수~한 느낌의 인테리어였다. 외관에서 한번 거를까 싶었는데 어르신들 식탁 위에 올라가 있는 메뉴, 솔솔 풍겨오는 술냄새,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MZ세대들을 보고 '아 여기 맛집이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강력하게 스쳐지나갔다.

메뉴판이다. 분명 소바애 부천본점을 찾기 전까지 내 저녁 메뉴는 메밀소바(판메밀)로 정해졌었으나.. 소바애의 정신을 혼란시키는 메뉴판을 본 순간 자연스럽게 내 결정은 소고기 버섯전골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왜냐고?

이걸 이미 봤기 때문이다. 아무리 메밀 함량 100%인 소바집이라고 해도, 버섯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전골이라면 국물맛이 얼마나 진하겠는가? 바로 소고기 버섯전골 2인에 감자전 하나 낭낭하게 플렉스했다.

오우야 셋팅 야무지고..

소고기의 상태는 그렇게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호주산인가? 했던 것 같은데 처음부터 냉동 대패삼겹살마냥 땡땡 얼어서 나오던데.. 비쥬얼은 그다지 썩 좋아보이지 않더라. 나중에 샤브샤브로 먹어봤는데 많이 질겼음. 버섯전골은 소고기보다 굴림만두가 들어간 전골로 주문하는게 이득일듯.

버섯은 요로코롬 나온다. 노루궁뎅이버섯이라던지 백목이버섯같은건 마라탕 먹으면서 몇 번 보긴 했는데 동충하초버섯;; 이건 처음 봤음. 첫인상은 얇은 당근을 보는 것 같은 비쥬얼인데 저걸 한가닥 한가닥 끊어서 전골에 넣으니 비쥬얼과는 다르게 아무 맛도 나지 않더라.


전골이 끓으면 알아서 버섯을 손으로 커팅해서 넣어주신다. 비쥬얼을 고려한다면 사장님께서는 절대 커팅하지 않고 통으로 넣으시길 바람. 동충하초버섯은 보이지도않음ㅋㅋ

대충 다 끓었으니 빨리 드시죠? 맛은 뭐 그냥 일반 샤브샤브집에서 먹는 그런 맛과 비슷했다.
버섯전골이라는 메뉴 자체가 맛이 거기서 거기라 특별한 맛을 기대한게 아니긴 하지만... 어...음... 17,000원이라는 돈으로 먹을만한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 돈이면 집 앞에 있는 샤브샤브집에서 셀프바 낭낭하게 즐기면서 이것저것 다 맛볼 수 있는데.. 여기는 버섯 하나만 즐긴다니 ㅠㅠ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감자전이 나왔다. 감자전은 12,000원인데,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감자전이 3개 나온다. 한 개의 4,000원꼴이라는 건데.. 요즘 물가.. 정말 올라도 많이 올랐다. 단단한 경도와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감자전은 고추와 양파가 들어간 간장에 콕 찍어먹는 게 BEST다. 메인메뉴보다 더 맛있게 먹었던 게 바로 이 감자전이었음.

기본찬은 3개가 나오는데, 김치는 시원하고 콩나물은 고소하고.. 저 머리끄댕이같은건 상큼했다.

뒤늦게 나온 버섯약밥..? 간이 삼삼하게 잘 배어있어서 김치랑 먹기 딱 좋았던 그런 밥이었다.

다 먹어갈 때쯤 남은 전골 국물에 넣어먹는 메밀면이 제공된다. 이런 게 있을 줄 알았다면 미리 양을 조절해서 먹는 건데.. 이미 배가 산처럼 튀어나왔을 정도로 많이 처먹은 상태라 이걸 먹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음.


캬~ 역시 메밀전문점이 맞구나 싶었음. 내가 생각한 보통의 메밀면은 툭툭 끊어지는, 국수보다는 조금 단단한데 칼국수보다는 못한 딱 그 정도 느낌인데, 여긴 칼국수 이상의 쫀득함을 자랑했음. 100% 메밀로 이런 식감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게 정말 백퍼센트 메밀로만 만들어진 거라면 나는 앞으로 칼국수는 절대 먹지 않고 이것만 먹으면서 살아갈 자신이 있음.

다 먹고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3층에서 무료로 티타임을 즐길 수 있으니 한번 올라가 보라고 하셔서 올라와봤다. 팝콘같은것도 있어서 어른들보다는 애들이 더 좋아할만한 그런 공간일듯. 암튼, 소바 먹고 싶어서 소바애를 찾아온건데.. 쌩뚱맞은 메뉴 선택해서 후회하고 있는 중이라는 내용을 길게 적어봤다. 다음에 이곳을 찾게 된다면 다른메뉴는 싹 다 거르고 메밀면을 조지지 않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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