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부모님의 60번째 생신이셨다. 그래서 저녁식사를 할만한 맛집을 찾아야 했는데.. 요즘은 차 타고 멀리 나가서 맛집을 즐기기 때문에 내 나와바리 부천에 어떤 맛집들이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고기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이랑 어디를 가면 좋을까?'하며 고민상담을 하니 260도 부천점이 괜찮을 거라고 하길래.. 더 알아볼 시간도 없어서 걍 260도 부천점으로 가봤음.
주차는 2시간만 무료고 계산할 때 주차했다고 말을 해야 함.

260도 부천점은 부천 위브 안에 있다.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과도 밀접해 있어서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어렵게 찾아올 수 있음. 근데 이쪽 건물들 자체가 워낙 복잡해서 젊은이들이야 지도보고 후딱후딱 찾아갈 수 있지만, 지도조차 잘 활용하시는 어르신들에게 260도 위치는 미로 찾기 수준이나 마찬가지일 듯? 밖에서는 잘 보이는데,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 건지가 좀 어려움ㅋㅋ



260도 메뉴판. 가격 자체는 솔직히 비싸다고 느껴지는 수준이었음. 여길 방문한 건 처음이 아니지만.. 회식 때 사장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먹는 거랑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먹는 거랑은 심리적 기분이 천지차이더라..ㅠㅠ
아무튼 우리는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는 자리이기 때문에 VIP스페셜!! 1인당 49,500원으로 START했다.






VIP 스페셜에 포함이 된 건지, 그게 아니면 기본 반찬인지는 모르겠으나. 먹을게 이것저것 나오기 시작함. 근데 전부 다 1인당 한 개씩 먹으면 사라지는 수준이라.. 요걸로 4명이 나눠먹기가 참 난해했음ㅋㅋ 눈으로 보는 맛과 입으로 즐기는 맛 자체도 좋아가지고 부모님께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하셨음.
이름 하나하나 전부 외우지는 못했는데, 내 입맛엔 직화구이 고기 초밥이 가장 맛있었음. 저 슬라이스 된 햄 같은 건 카르파초..? 라고 하는 음식이라던데 '유자맛 나는 육회' 맛을 모르는 나는 딱 요정도..? 김치류들은 평타 이상은 하길래 몇 번 리필해 먹었다.

오늘의 픽은 복분자랑 하이볼. 복분자는 너무 음료수 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 벌컥벌컥 들이켜다 보면 알콜 15%의 후폭풍이 몰아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꽐라가 될 수 있음!!

고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의심이 들었다... 설마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 와규가 비싼 건 알고 있었지만... ㅠㅠ '그래도 입장료가 20만원인데 이걸로 배를 채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4명의 가족 머릿속을 강력하게 스쳐지나갔다. 순간 부모님께서 날카롭게 던지는 한마디!!
- 이렇게 해서 얼마니?
- 49500이요.
- 이 구성에 49500이면 상당히 저렴하네~~

아뇨, 1인이요!!
가격이 뭣이 중하랴.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우리야 뭐, 맛만 좋다고 하면 가격 생각 안 하고 먹는 스타일인데, 부모님 시대는 확실히 우리와는 마인드가 다름. 순간 정적이 흘렀지만, 고기를 먹어보는 순간 가격 이슈는 싹 사라지고 대화의 포커싱이 맛으로 쏠렸음.



부모님 생파 식당으로 260도 부천점을 선택한 이유는 직원분께서 고기를 구워주시기 때문! 언제나 삼겹살이나 갈비집을 가면 어머니 본인이 꼭 구워야 한다고, 가족 다 먹인 후에서야 식사를 시작하시기 때문에 늘 그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260도는 직원분께서 고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주시기 때문에 모두가 온전하게 '맛'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 구워진 고기는 숙주와 함께 미니 화로로 옮겨주시는데, 그냥 이걸 집어먹기만 하면 됨.
고기에 대해서도 말을 하고 싶지만, 솔직히 부드럽고 육즙 개쩐다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음. 부모님께서도 이렇게 부드러운 소고기는 처음이라며 집에서 아무리 잘 구워도 이맛이 안 난다며 아버님이 기립박수를 치시려는거 간신히 막음.
어머님은 숙주와 고기를 함께 즐긴다는 것에 제법 문화충격을 받으셨는지 직원분께 숙주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거냐며;; 흐흐

일본 여행을 하면서 와규를 처음 먹어봤었는데, 그때 직원분께서 진짜 맛있는 와규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와사비랑 먹었을때 가장 맛있다! 라는 멘트가 생각나서 소금도 안찍고 와사비랑 먹어봤는데.. OMG 걍 존맛탱.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여기서 나오는 거구나 싶더라. 씹는 순간 고기 안에서 육즙 흘러나오면서 살을 씹는 건지 비계를 씹는건지 모를 정도로 식감이 부드러웠음.

먹다 보면 또 직원분이 마늘도 구워주시는데, 마늘은 좀 아쉬웠다. 한국인=마늘인데, 너무 조금 구워주심... 조금 더 달라고 요청해 봤는데 개미 똥꾸멍만큼 주심ㅠㅠ 암튼 숙주도 숙주인데, 구운 통마늘이 킥이었음.


260도를 찾게 된다면 4000원짜리 된장죽을 꼭 주문해 보길 바람! 맛은 그냥 업소용 된장찌개에 밥 넣고 푹 졸인 맛인데.. 신기한게 이게 나도 모르게 계속 입으로 들어간다는 것임. 콩고기 같은 것도 들어있어서 식감도 좋았고. 부모님들께서도 냉면이나 국수보다는 이게 더 좋은 것 같다며 매우 만족해하셨음.고기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꼭 주문하도록하자..

고기 추가로 더 시켜서 30만원정도 나왔지만, 부모님께서도 너무 맛있다고 하셔서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날이었음. 룸으로 예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 자체가 정숙해서 좋았고, 입에서 사르르르 녹는 와규의 맛 자체도 환상적이었다. 부모님 모시기에도 좋고, 연인들과 분위기 잡기도 좋은 고기집을 찾고 있다면 260도 부천점 적극 추천하고 싶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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