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차량 출고.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2개월이나 남았지만 말이죠. 주행거리가 얼마 안 될 줄 알았는데, 1개월 1000km 챌린지는 잘 수행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대충 1년이 가까워지니 기아에서 무상점검을 받으러 오라는 메시지를 보내더라구요. 엔진오일은 이미 공임나라에서 저렴하게 교환했고, 타이어 공기압은 셀프로 주기적으로 보충해주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딱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스피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베이스가 조금 큰 음악을 재생할 경우 차 운전석과 보조석에서 미세한 떨림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진동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3개월차부터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매번 그런 것도 아니라서 그냥 참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한 원인을 파악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적인 분들에게 무료로 점검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니 놓치면 아깝겠죠?
회사에서 잠시 땡땡이를 치고 근처 기아 오토큐로 향했습니다. 요며칠 비가 계속 내리더니만 결국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네요. 무늬만 가을이 아닌 진짜 가을요.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오토큐에 도착하긴 했는데, 제 차례는 40분이 지나고서야 오더라구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려서 근처를 돌아다니며 여유롭게 사진도 찍었습니다. 좋더라구요. 남들 일하는 시간에 노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천상 백수가 체질인가 봅니다.
오토큐 1년차 무상점검을 진행하기 전에, 수리기사님께서 베이스 진동음이 정확히 어떤 건지 여쭤보셨습니다.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보여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음악을 재생해 봤어요. 어라? 오토큐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진동이 징징 느껴지던 문짝이 조용했습니다. 아차차 정작 기회가 오니 또 조용해졌구나.
그냥 넘어갈 수 없죠. 바로 유튜브로 베이스 빵빵한 노래를 다시 재생해봤습니다. 징징징...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제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기사님께서도 그 소리를 정확하게 들으시고는 바로 문짝을 뜯어보자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이건 무상점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문짝 한짝에 22000원의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고객님들께서 썬팅을 할때 안쪽 문짝을 탈거해서 썬팅을 하는데, 그때 문제가 발생했을수도 있다며.. 그건 썬팅샵의 과실이지만 저의 과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랍니다. 어쩌겠어요? 소음만 잡을 수 있다면 비용을 지불해야죠.
문짝을 바로 열어봤어요.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차량이니 조심조심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문짝이 열렸는데, 기사님께서는 사진 속 저 부품이 썬팅샵에서 잘못 끼워놔서 그렇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새 부품으로 교환해서 다시 베이스 빵빵한 음악으로 시도를 해봤는데.. 와; 거짓말 안하고 단 한번만에 운전석 진동이 잡혔습니다.
이 방법대로 보조석도 똑같이 해봤는데.. 이상하게도 보조석은 이 방법으로 해결이 안됐습니다. 기사님께서 문짝을 떼었다가 붙였다가.. 10번도 넘게 하신 것 같더라구요.. 문짝이 걸레짝이 되면 어케하지 싶었는데 그래도 조심조심 수리해 주셨습니다. 결국 진동이 발생할만한 부분에 흡음테이프같은걸 발라주셨고 보조석 스피커 진동도 잡혔습니다.
오토큐 1년차 무상점검이랑 케어포그(실내 소독)는 15분 만에 끝났는데 문짝 소음 잡는 것만 1시간 이상 걸렸던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까지 겹치는 바람에 더 오래 걸렸지만요.
에어컨 필터 교체만 제외하고는 딱히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험하게 다루지 않는 이상 보통 1년 차는 이런 결과가 당연하겠죠. 안심입니다. 에어컨필터를 교체하라는 기사님의 말씀을 듣고 집에 와서 쇼핑을 해봤는데, 마침 불스원에서 냄새제로 필터 1+1을 할인하고 있어서 2세트를 주문했습니다. 6개월마다 교체할 생각으로요. 사는 김에 유막제거 발수코팅 이지그립까지 담았습니다.
차를 사면 이래저래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딱 타는 만큼 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이제 차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수리하고 나서부터는 베이스를 빵빵하게 틀어놓고 다니고 있어요. 원래 저음을 좋아하거든요. 진동은 잘 안느껴집니다. 진짜 숨참고 문에 귀를 가져다 박으면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지금은 매우 만족합니다. 진작 와볼껄 그랬어요. 문짝을 너무 많이 조립했다가 분해했다를 반복했다는게 좀 신경 쓰이지만 어쩔 수 있나요. 차는 소모품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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