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초가 된 상태로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집안에서 두 마리가 열심히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재미있게 노는구나 싶어서 신나고 활기차게 방문을 열였는데.. 세상에나.. 울타리를 쳐놨음에도 불구하고 온 집안에 모래가 사방팔방 튀어있는 게 아니겠는가..?
그동안 다이소에서 두부모래를 만족하며 잘 쓰고 있었는데, 마침 딱 저번 주에 품절이라 하는 수 없이 남아있던 알갱이 모래를 사온게 실수였나 보다.(혹시라도 다이소에서 고양이 모래를 구매할 일이 생긴다면 알갱이 모래는 피하자..!) 모래와 함께 녀석들의 똥발자국이 가득한 울타리를 보니 진짜 숨이 턱 막히면서 혈관이 조여져 오는 게 느껴지더라. 하지만 괜찮다. 오늘은 성능 좋은 고양이 화장실과 고양이 모래가 배송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더블리펫 고양이 화장실
24,900원
고양이에게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기에 인터넷에서 고르고 골라, 나름 저렴하면서도 평가가 우수한 사막화방지 더블리펫 고양이 화장실을 구매했다. 내가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모래가 사방팔방으로 튀지 않게 예방해주는 뚜껑이 달려있었기 때문이었고, 전면과 상단에 입구가 있어서 고양이들이 원하는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청소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기는 대형인데, 성묘까지 사용할 목적으로 샀다. 이런 저런 목적들이 있었지만, 다 필요 없고 화장실 밖으로 모래가 안 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했다.
배송을 받고 박스를 오픈하면 다음과 같은 구성품이 들어있다. 상단과 하단이 포개져있고 파란색 포장지에는 전면 아크릴과 응가를 퍼낼 수 있는 삽이 들어있다.
그리고 작은 사은품도 들어있었다. 마침 고양이 장난감이 부족했는데, 잘 됐구먼.
상단과 하단을 조립한 후에는 양쪽에 있는 잠금장치를 이용해 고정시킬 수 있다. 상판과 하판이 쉽게 분해되면 어떻게하지 싶었는데, 나름 견고하더라.
높이는 39cm, 전면과 상단 입구의 크기는 가로세로 21cm, 모래공간의 높이는 16cm로 어른냥이와 아기냥이 모두 커버가 가능하다. 전면의 아크릴은 탈부착이 가능한데, 밖에서 안쪽으로 밀고 들어가는 것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단 출입구를 이용할 수 없는 어린 새끼 냥이들을 위해서는 아크릴을 탈착 하는 것이 좋다.
상단에는 구멍이 뽕뽕 뚫려있어서 환기도 잘 된다.
구성품인 삽은 측면에 걸어서 보관할 수도 있다. 치매에 걸린 집사는 매번 고양이 똥을 치울때 삽을 어디다 뒀었는지 까먹고 한참을 찾았는데, 이제 그럴 걱정이 없다.
네네린도 고양이 모래
27,900원
이런저런 모래를 사용해보면서 느낀 건데, 알갱이 모래가 아니라 두부모래가 가장 관리하기 쉬운 것 같더라. 그래서 다이소에서 3L짜리 두부모래를 \3,000원주고 구매해왔는데, 이게 두 마리를 동시에 키우다 보니 일주일에 들어가는 모래량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직감하고 인터넷에서 대용량 네네린도 두부모래 44L를 구매해봤다.
44L에 27,900원으로, 만약 다이소 고양이 모래 3L짜리로 비슷한 용량을 구매하려면 40,000원이 넘어간다. 정말 급한 상황이라면 다이소 고양이 모래를 구매하는 것이 맞겠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인터넷에서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
콩으로 만든 모래, 변기에 투척 가능.. 기능은 그냥 평범하다. 근데 박스가 어마무시하게 무겁다.
44L라고 해서 많다는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 진공포장된 두부모래가 4팩 들어있는데, 한팩당 11L다. 11L면 성묘 기준으로 2주 정도는 사용한다고 하던데, 아기냥이들은 얼마나 사용할지 모르겠다. 옵션 중에 향이 있는 두부모래도 있었는데, 전부 품절이라 일단은 일반 두부모래로 구매해봤다.
진공 포장된 두부모래 11L를 새로 구매한 고양이 화장실에 투척해봤는데, 딱 적당한 용량인 것 같더라. 이상태로 2주 정도 사용하면 된다니! 벌써부터 손이 덜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새로운 고양이 모래와 고양이 화장실을 선보이기 위해 두 아가씨를 잠깐 다른곳으로 옮겨놓고
똥발자국 가득했던 바닥과 저렴한 맛으로 구매했는데, 청소기만 고생시켰던 알갱이 모래를 깨끗하게 치웠다.
새로 구매한 화장실을 울타리 안에 넣어주고, 빨리 새로운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밥도 잔뜩 줬다.
밥을 먹던 여름이는 새로운 화장실을 보자마자 캣타워인 줄 알고 폴짝 점프해서 올라갔다. 사실 울타리 안에서라도 놀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화장실을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초보 집사의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근데 화장실에는 잠깐 관심만 보이고, 사은품으로 받은 고양이 낚싯대를 개봉하는 순간.. 모든 관심이 낚싯대로 향하더라.
신나게 놀다가 화장실 안에 모래가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녀석들은 입구로 들어가더니 뿌슝빠슝 소리를 내며 열심히 응가를 싸댔다. 처음부터 큰 사이즈로 구매했기 때문에 성묘가 되어서도 이 화장실을 쭉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싸대는 게 두 마리라서.. 이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우리 집 어린 냥이들은 화장실을 캣타워처럼 쓰던데 다른 집 냥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아무튼 가성비 고양이 화장실과 고양이 모래를 찾고 있다면 내가 구매한 제품을 참고해보기 바란다. 이제는 청소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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