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안덕계곡 적당히 둘러보기 좋은 서쪽 관광지

조용히 걷기 좋은 안덕계곡

지도를 보며 제주도 서쪽에서 둘러볼만한 관광지를 찾던 중, 마침 내가 위치한 곳에서 안덕계곡이라는 곳이 가깝길래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다녀와봤다. 다녀온 소감을 먼저 말하자면... 그렇게 재미있던 코스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안덕계곡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1946
• 주차장 무료

안덕계곡에는 주차장이 있다. 내가 갔던 시간이 그렇게 이른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주차장이 텅~~ 비어있더라. 아마도 안덕계곡을 찾은 관광객들이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제주 서쪽 안덕계곡은 예~전에 방영했던 이승기 주연의 드라마 <구가의 서>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으며, K2 브랜드의 촬영지로 등장하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단물이 빠져서 그런 것일까? 내 기대와는 다르게 안덕계곡은 조~~용 했다.

제주도내 계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천, 조면암으로 형성되어 양쪽 언덕에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이루어진 안덕계곡을 돌아보도록 하자.

안덕계곡의 코스는 대충 이러하다. 주차장을 기준으로 안덕계곡을 둘러본 후 계곡 둘레길을 돌아보는 코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조금 빠른 걸음으로 돌아보면 30~40분 내외로 제주 안덕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에는 이런 표지판이 놓여져 있었다. '국가지정 문화재 천연기념물 제377호 안덕계곡 상록수림' 이곳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들로는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불가시나무, 참식나무, 바람등칡, 후피향나무를 비롯한 300여종의 식물들이 있으며 많은 학자들이 머물렀던 유서 깊은 곳이라고 한다.

계단을 내려가니 귤나무와 정체모를 선인장같은 식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진으로 보면 저 정체모를 식물의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성인 7~8명 정도를 묶어놓은 정도의 크기더라. 무튼 신기했다.

"이곳은 제주입니다." 라고 설명하듯, 입구에는 엄청 큰 돌하르방과 그 뒤로는 숨쉬기만 하여도 몸속으로 건강한 공기가 들어올 것 같은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솔직히 말하면.. 글로 설명하니 이렇게 대단해 보이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골 하천과 비슷한 느낌이다.

물 색은 많이 더러웠다. 살짝 쿰쿰한 냄새도 났고 물벌레들도 많은 것으로 보아.. 물놀이는 아무래도 힘들어보이더라.

아무도 없는 제주 안덕계곡.. 해라도 떠있으니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어두웠다면 구경도 못해보고 도망 나올 정도로 정말이지 무시무시한 분위기였다.

사진으로 보이는 이곳은 안덕계곡의 메인 스팟이라고 볼 수 없다. 그냥 천천히 걸으며 적당히 둘러보기 좋은 코스이지, 절대 이곳에서 대단한 걸 보거나 즐기거나 하는 그런 관광지의 느낌이 아니다.

안덕계곡을 걷다 보면 절벽 아래에 요로코롬 생긴 동굴 같은 것도 있었다. 비가 오면 야생동물들이나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비를 피하려나..? 나는 분위기 자체가 무서워서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

이곳에도 동백꽃나무가 있는 걸까?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에서 심심치 않게 떨어진 동백꽃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들이나 제각각 자라나고 있는 나무들을 보니 어쩌면 이곳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300여개의 식물들이 존재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여기서부터 안덕계곡의 장관이 펼쳐진다. 설명 그대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져있는데..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도 비가 오면 계곡에 물이 가득 찬다고 한다. 그래서 수량이 많을 경우에는 상류까지 걸어갈 수 없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하더라. 다행하게도 내가 갔을 땐 거의 가뭄급으로 비가 내리지 않았기에 상류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었다.

계단을 타고 올라오면 데크길이 나온다. 이곳을 따라 쭉 걸어갔다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안덕계곡 코스 구경은 끝난다.

다녀온 것에 대해서는 크게 후회는 하지 않지만.. 진짜 볼거리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럴 경우는 없겠지만, 제주도 서쪽을 여행하던 중 시간이 남아서 진짜 가볼만한 곳이 없을 때! 그럴 경우엔 안덕계곡을 추천한다. 다만, 이곳을 메인 코스로 계획했다면..? 그건 좀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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