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중앙공원 애견운동장 강아지 산책 모임

부천에서 가장 큰 공원인 중앙공원은 둘레길을 따라 런닝이나 트래킹을 하기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강아지들을 볼 수 있는 애견운동장이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주말에는 각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중앙공원은 더 활기차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뛰놀고 있는 강아지들의 모습! 우리도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을 땐 주말마다 부천 중앙공원 애견운동장을 방문하곤 했는데, 심장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이후부터는 그냥 남의 강아지들을 이뻐해주기 위해 종종 이곳을 찾는다.

처음부터 저곳이 애견운동장은 아니었다. 원래 지금 코스모스 밭이 애견운동장이었는데 공사가 시작되면서 잔디밭 진입을 막는 경비아저씨들이 생겨났고, 경비아저씨들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야간에 잔디밭에서 애견 모임이 가지곤 했었다. 우리도 그랬었으니깐.

아무튼, 성공적으로 코스모스밭 공사가 끝난 이후에 잔디밭 한켠을 애견운동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줘서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 위해 부천 중앙공원을 찾아온다. 번외로 강아지들이 만들어준 거름 때문에 공사가 끝난 그 해 코스모스는 정말 기가 막혔다.

중앙공원 애견운동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보면 하나같이 '개판'이라고 하더라. 정말 딱 그 말이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강아지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들을 피해서 꽁꽁 숨어 다니는 강아지부터 누가 주인인지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꼬리를 흔들어대는 강아지, 마냥 짖어대기만 하는 강아지 등등 너무 많은 성격의 강아지들이 있어서 보기만 해도 즐거워진다. 커피만 가져온다면 애견카페일듯ㅋ

이 날은 아주 운이 좋았다. 무려 산책하는 고양이를 봤기 때문이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멀리서 봤을 땐 아프간하운드를 잘못 본 줄 알았다. 정말 얌전하게 츄르를 먹고 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집사님도 고양이가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있으면 싸우거나 공격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애견운동장과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 계셨다.

운이 좋았다 ver.2... 나는 태어나서 토끼가 산책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아니.. 토끼가 핸들링이 가능한 동물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중앙공원에서, 토끼가, 그것도 산책을..? 헛웃음이 나왔다ㅋㅋ 둘이서 폴짝폴짝 뛰어 댕기며 풀을 뜯어먹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중앙공원에는 봄꽃이 한창이다. 하얗게 피어있는 매화와 드문드문 숨어있는 벚꽃들, 그리고 화단에 심어져 있는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다. 이제 곧 코스모스도 피어나겠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부천대학을 설립한 몽당 한항길 선생 동상도 볼 수 있다. 부천대학 축제 때 이분의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있었는데.. 이렇게 위대한 분이셨구나!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는 장소에는 벚꽃인지, 매화인지 모를 나무가 잔뜩 피어있었다. 어떤 나무가 벚꽃인지 몰라서 한참을 검색했는데,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분홍색은 벚꽃이라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설명을 들으면서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그냥 어른의 말을 믿기로 했다.

부천 중앙공원에서 시청 쪽으로 가면 자전거 대여소와 각종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포장마차도 볼 수 있다. 자전거 대여소는 여기 말고도 한 곳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여기만 남은 것 같다.

그리고 부천인으로서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정말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빨리 배를 채워야 하는 상황일 땐 중앙공원 포장마차에서 해결해도 좋지만, 여기서 5분 거리에 있는 현대백화점 주변에 먹을만한게 많은 먹자골목이 있으니 그곳에서 배를 채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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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지나다니는 장소라서 그닥 쓸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티스토리에 작성하고 보니 중앙공원도 은근 볼만한게 많은 것 같다. 나중에 꽃이 많이 피면 카메라 들고 한번 더 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