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종합시장 악세사리상가 비즈 재료의 성지

여자친구에게 갑자기 뭔 바람이 불었는지.. 비즈공예를 해보겠다고 하더라. 한 번 하고 말겠지 싶었는데, 주변 작가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며.. 온라인에서 재료도 제법 많이 주문했더라.

그런데, 인터넷으로 계속 주문하는건 한계가 있던 모양인지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고 싶다고.. 비즈 재료의 성지인 동대문에 가자고 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다. 동대문역에서 8번 출구로 나오니 바로 A12번 게이트가 보였는데

여기서 5층으로 올라가면 액세서리부자재가 나온다고 했다.

악세사리상가

• 영업시간: 09:30~19:00 (4~6시 사이에 문을 닫는 분위기)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서 그냥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올라가면서 봤던 상가들이 전부 다 문을 닫고 있어서 비즈 상가도 코로나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다르게 5층에 도달하니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통로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좁았고 건물에 난방을 돌리고 있는 건지 실내온도도 제법 높았다. 없던 폐쇄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진짜 움직이기가 불편하더라.

참고로 모든 상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매장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자체를 금하는 곳도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사진 촬영이 가능한 상가에서만 촬영을 했다.

입구부터가 여기는 비즈의 천국입니다! 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정말 많은 비즈 재료가 있더라. 핸드폰이나 무선 이어폰 케이스에 사용할 수 있는 키링들도 있었고

반쪽짜리 납작한 알록달록 큐빅들이 휘황찬란하게 펼쳐져있길래 뭔가 했더니 이건 핸드폰 뒤짝에 붙이거나 탑로더라는 사진을 보관하는 플라스틱 카드를 꾸미는 데에도 쓴다고 한다.

크기가 큰 악세사리들도 종류가 참 많았는데 이렇게 고리가 튀어나와 달려있는 것은 마지막 끄트머리 장식으로 달아주는 포인트 악세사리라고 한다.

색별로, 모양별로 예쁜 그릇(?)에 담겨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조그만 악세사리들을 이렇게 옹기종기 모아놓으니 내가 봐도 예뻤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비즈들을 구경하는 것도 눈이 즐거웠다. 어떤 재료들인지, 어디에 쓰이는지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보니 재밌었지 혼자 갔다면 뭔지도 몰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덜했을 것 같다.

여자친구가 가장 돈을 많이 쓴 곳은 비즈 기본 재료들이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는 같은 색상의 조그마한 비즈알도 기다랗게 줄지어 매달려 있었는데 이건 어디에 쓰는고 하니 여자친구는 잘라서 색상별로 모아 팔찌나 반지 만드는 데에 쓴다고 한다.

내 것도 만들어주겠다고 열심히 고르고 물어보길래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나마 무난할 것 같은 검정색으로 골랐다. 안 해줘도 정말 괜찮은데..^^

포인트 비즈들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다 다른 스타일을 사들였다. 그중에서 내 눈에도 가장 이뻐보이는게 있었는데, 투명한 작은 볼 안에 유리를 부셔놓은 것 같은(?) 작고 예쁜 돌가루와 꽃이 디굴디굴 굴러다니는게 정말 이쁘더라. 다른 색상들도 많았지만 사진 촬영이 불가능해서.. 직접 구매하고 찍었다!

바구니를 들고 열심히 주섬주섬 주워 넣는 모습이 마치 바닷가에서 조개를 줍는 아기 같아 보여서 귀여웠다.

이 날 여자친구가 사용한 금액은 대략 5~6만원 정도였는데.. 작고 가격도 저렴해 보여서 사고 싶은거 다 담으라고는 했지만 이 정도의 가격이 나올 줄은 몰랐다. 비즈공예도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구나.

집에 오자마자 바로 비즈 재료 분류하고 공장 OPEN 하더라ㅋㅋ 상당히 귀찮아 보이는 취미 같지만, 그래도 뭘 하나 진득하게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