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꼬박꼬박 일본 여행을 다녀왔을 정도로 일본의 거리와 특유의 감성을 사랑한다. 원래대로라면 이맘때쯤 삿포로에 있어야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고나서부터는 비행기를 탈 수 없는 노릇이기에 유튜브나 구글어스로 대리만족을 하곤 했다.
그러던 중..!! 최근 사진작가들 입에 오르내리는 동두천 니지모리 스튜디오라는 곳이 일본과 흡사할 정도로 정말 꾸며져 있다는 소리를 듣고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도로 움직일 수 있는 루트를 살펴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만년 뚜벅이인 나에겐 청천벽력이었지만, 어떻게든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에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서 짐을 꾸리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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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4
XF18-55 F2.8-4
우선 나는 부천역에서 급행을 타고 용산까지 갔다. 여기서부터는 6번 게이트에서 전철을 타고 동두천중앙역까지 쭉 가기만 하면 된다. 대충 30정거장....
와... 평소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긴 했지만 1호선 끝까지 달려보기는 처음이었다.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아무튼, 동두천중앙역에 도착했다면 3번 출구로 나가자.
3번 출구에서 나오면 삼거리를 만나게 될 텐데, 오른쪽 길로 쭉 가면 된다. 그러면 신호등이 나오는데 신호를 건너면 바로 니지모리 스튜디오 앞까지 가는 60번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야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데.. 20분을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았다.
그래서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고 기사님에게 여쭤보니 "여긴 깡촌이라~ 버스도 잘 안다녀~" 라고 하시더라.. 아무튼 니지모리 스튜디오로 간다고 하니까 10분 정도 걸린다고 하시면서 "거긴 입장료도 있다지? 그런데 너무 비싼 것 같어~" 하시는게 아니겠는가? 엥? 입장료가 있다니.. 그냥 무료로 입장하는 줄 알고 헬렐렐레 했는데..
10분 정도 달렸고 택시요금은 7,700원이 나왔다. 택시에서 내리니, 다른 블로그에서 봐왔던 니지모리 스튜디오의 입구가 보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규모가 작아 보여서 살짝 의아했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입장료 & 필수사항
- 니지모리 스튜디오 입장료 | 1인당 20,000원
- 19세 이하 출입 금지 (성인물 있음!)
무대뽀로 들어가려고 하니 입구에서 여직원이 표부터 뽑으라고 한다. 표를 뽑으려고 보니 니지모리 스튜디오 입장료가 1인당 무려 2만원이나 하더라.. 롯데월드도 50% 할인을 받으면 2만원인데.. 여긴 뭐 얼마나 대단한 곳이기에 2만원이나 받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옆을 보면 조금 의아한듯한 필수사항을 볼 수 있다. 다른 건 다 그렇다고 쳐도 만 19세 이하는 출입 불가라니..? 학생들은 오고 싶어도 못 오는 곳인가 싶었는데, 내부로 들어가 보니 왜 미성년자는 출입이 불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입구에 있는 니지모리 스튜디오 지도를 찍어두었다.
이게 바로 19세 이하 출입금지의 이유인 성인잡지다. 그냥 단순한 성인잡지가 아니라 Po파Wer워 넘치는 성인잡지라서 그냥 위아래 할 것 없이 다 나온다. 일본이 성진국이라 이런 소품들을 배치한 모양인데.. 차라리 이렇게 의미 없는 부스는 치워버리고 아이들도 함께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눈호강은 제대로 했다.)
자~ 2만원의 가치가 있는지 확인해보러 드가자~~
니지모리 스튜디오
실내를 둘러보기 전에 우선 니지모리 스튜디오를 크게 둘러보자. 참고로 니지모리 스튜디오의 규모는 고등학교 운동장과 비슷한 크기로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나도 여기에 오기 전에 블로그를 통해 정보부터 수급했는데.. 진짜 커서 하루 종일 구경해도 모자랄 정도로 넓은 줄 알았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중앙에는 작은 호수..? 아무튼 물 웅덩이가 있고 그 옆에 카나우각이라는 포토 스팟이 있다. 매일 저녁 7시마다 이곳에서 소원등불 띄우기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양이던데, 아쉽게도 그건 구경하지 못했다.
유카타나 기모노를 대여했다면 카나우각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포토존이다. 만약 이 장소에 벚꽃이라도 피어있었다면 일본이라고 믿을 듯?
카나우각에 올라가면 커다란 쇠밥그릇이 일렬로 놓여져있는데, 앞에 있는 방망이로 톡톡 치면 영롱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니지모리 스튜디오에 울려 퍼진다.
언덕을 오르다 보니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보였다. 안내데스크에는 니코, 모리, 오다 총 3마리가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니코는 보이지가 않더라. 아무튼 사람들을 엄청 잘 따르고 사진을 찍을 때에도 얌전했다.
정상에 올라가니 일본우산이 잔뜩 펼쳐진 포토스팟이 있고, 그 뒤로는 엄청 높은 벽이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벽위에 이렇게 생긴 건물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고개를 들고 바라봐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직 더 볼게 남은 줄 알았는데.. 더 위로 올라가 봐도 딱히.. 볼만한 게 없어서 실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산쿄다이 도자기
입구에서 바로 왼쪽을 보면 산쿄다이 도자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일본의 정갈하고 아기자기한 도자기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들어가 보니 아기자기한 도자기 그릇들이 너무 많아서 구경하기 좋았다.
히카리 잡화점
기념품에 담긴 니지모리 추억 가져가기라고 설명되고 있는 히카리 잡화점이다. 잡화점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여러가지 소품들이 많았고 구매욕구가 뿜뿜 솟는 소품들도 있었지만 가격이 후덜덜했다. 너무 비싸기 때문에 눈으로만 구경하는걸로..
인형의 집
천 가지의 미소가 담긴 공간인 인형의 집이다. 여긴 진짜 너무 공간이 작아서 사진을 찍기에도 애매해서 정말 딱 들어갔다가 바로 나온 장소였다. 사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ㅋㅋ 그만큼 볼만한게 없었다는 뜻..
모리 의상실(기모노 대여 장소)
여성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아닐까 싶은 모리 의상실이다. 이곳에서는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와 유카타를 대여할 수 있는데..
니지모리 스튜디오 기모노 대여료는 대충 이렇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들 중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된다. 우리도 놀러온김에 한번 빌려볼까 했지만 니지모리 스튜디오가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진짜 이날 강력한 칼바람이 불어서 도저히 못 입겠더라.. 다른 사람들이 입고있는걸 보는걸로 만족..!
책방
모리 의상실 옆에 있는 작은 계단을 이용하면 책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곳이 가장 사진 찍기에 너무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공간은 비좁지만, 이를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책방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약 3곳 정도 마련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장소라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컨셉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만약 기모노를 대여했는데 감성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기고자 한다면 책방을 추천한다.
모리마트
모리 의상실을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다양하고 독특한 일본 과자와 음료를 맛볼 수 있는 모리마트가 있다. 근데... 이 과자들.. 전부 다 해외과자점에서 볼 수 있는 제품들이라 막 특색있고 그러지는 않았다.
실내로 들어가면 조금 더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전부 다 비싸다. 그냥 둘러보기는 좋은데, 딱히 뭘 사고싶지는 않은.. 딱 그런 곳이다.
우마이 야타이
야키토리(닭꼬치)와 오뎅, 그리고 타코야끼를 판매하는 우마이 야타이다. 이곳이 카페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는데,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까? 싶어서 들어가 보니 왜 사람들이 많은지 알 것 같더라.
이렇게 추운 날씨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음식들을 보고 참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우리는 간단하게 야키토리(4,000원)와 타코야키(8알 5,000원)를 주문해봤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월미도에서 먹었던 폐급 닭꼬치가 생각나서 패스하려고 했는데, 구워지는 냄새와 바르는 소스를 보니 여기는 진짜 제대로 된 야키토리인 것 같았다.
야키토리는 정말 맛이 좋았고, 타코야끼는 그냥저냥 맛있었다. 사람들이 니지모리 스튜디오를 가게 된다면 야키토리를 꼭 먹어보라고 했는데.. 직접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입구에서 판매하는 12,000원짜리 근본 없는 라멘을 먹을 바엔.. 근본 넘치는 야키토리를 3개 사먹도록 하자.
우마이 야타이 앞에 걸려있는 테루테루보즈. 나는 아직도 이 인형을 보면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떠오르곤 한다. 장마가 끝나면 사라지는 엄마를 조금 더 보기 위해 아들 유우지가 이 인형을 걸어두곤 했지..
아이노 팡야
다음으로 찾은 장소는 드라마 구미호뎐에서 이동욱과 조보아가 만났던 아이노 팡야라는 카페다. 말 그대로 사랑의 빵집. 이곳은 통밀로 만들어 발효시킨 빵과 엔틱한 커피잔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니지모리 스튜디오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카페의 민족답게 이 사람들이 다 여기 숨어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정말 사람들이 많더라.
엔틱한 분위기 때문에 계속해서 셔터를 유도하는 아이노 팡야에서는 아메리카노와 바닐라라떼를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아메리카노는 5,000원이었고 바닐라라떼는 6,000원이었다.
커피 프렌차이즈의 넘버원, 스타벅스 바닐라라떼☕보다 비싸게 받아먹는 니지모리 스튜디오 바닐라라떼의 맛은 어떨까? 한모음 쭈우우욱 들이켜본다. 아아...아...아.. ㅅㅂ내돈..
니지모리 료칸
니지모리 스튜디오에는 료칸이 있다. 내가 직접 들어가 보지 못해서 내부는 알 수 없지만 일본 가정집을 리얼하게 구현을 해놓았다고 한다. 료칸 예약 요금은 최소가 50만원(입장, 주차, 조식 포함)부터 시작하는 듯..? 가격이 비싸서 진짜 온천수가 있는 건 아닌 걸까 하는 궁금증에 검색을 해보니깐 온천이 아니라 히노끼탕이 있다고 한다. 료칸 예약을 하지 못했던 나는 아쉬운 마음에 밖에서 셔터만 눌러본다.
무카시 가구점
마지막으로 둘러볼 장소는 무카시 가구점이다. 이곳은 오래된 아날로그 가구들과 소품들이 전시되고 판매되는 곳으로 일본 가구 특유의 부드럽고 세련된 소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일반적인 소품샵에서 보기 힘든 소품들도 많았고 무카시 가구점 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엔틱한 가구들을 구경할 수 있다. 소품이나 가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둘러보기에는 최적인 장소가 아닐까 싶다.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용산공원처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하게 떠오르는 스팟 중 하나이다. 내가 오후 1시에 도착했을 때에도 주차장이 꽉 차있었고, 다 둘러보고 나오는 시점인 오후 6시에도 주차장은 만석이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우리를 태워주셨던 택시기사님도 요즘 니지모리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많다고 하시는 걸 보니 정말 핫플이긴 한가보다. 그런데도 나는 묘하게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움이라기보다는 후회가 된다고 해야 할까...
- 1인당 20,000원이라는 입장료에 비해 볼만한 게 없음.
- 엄~청 넓어보이지만 막상 들어가보면 운동장 크기임.
- 입장료뿐만 아니라 안에서 보고 즐기는 모든 것들이 비쌈.
- 들어가 보고 싶은 장소는 전부 다 출입금지임.(책방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상점)
- (번외) 모델을 끼고 다니는 출사쟁이들이 너무 길을 막고 있음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코로나 시국에 느낄 수 없는 일본의 감성을 한국에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테마파크라는 부분에서 점수를 주고 싶지만 과연 이걸 2만원이나 주고 볼 가치가 있을까 싶다. 입장료가 비싸면 안에서 판매하는 것들이라도 저렴하게 해주던가.. 그것마저도 불가능하다면 볼거리라도 넉넉하게 해주던가.. 대부분의 건물을 출입금지시켜놓고 뭘 보고 즐기라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조금 짜증 났던 건.. 메인 홀에서 향을 피우는 건지, 저 장작 연기 때문인지 정말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연기가 자욱했다. 사진으로는 그나마 보정이 들어갔으니까 이 정도지, 실제로 보게 된다면 정말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연기가 많았고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집에서부터 니지모리 스튜디오까지 왕복 6시간... 인생에 있어서 한 번쯤은 다녀올 법 하지만 두 번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2만원이라는 입장료를 생각한다면 니지모리 스튜디오보다는 롯데월드 할인받아서 놀다 오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이 사진쟁이라면 그냥 다녀오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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