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X-T4를 비롯한 모든 장비를 처분했다. 새로운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약 2주간 중고나라와 SLR클럽을 둘러보면서 괜찮은 매물들을 발견했고, 판매자와 충분한 소통 끝에 결제 직전 상황까지 도달했으나.. 쌍방 모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전거래'를 요구하니 다들 싫어하는 분위기더라.
처음에는 그냥 뭐 상대방이 안전거래를 해본 경험이 없어서 피하는 줄 알았는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깐 나도 슬슬 짜증이 나더라. 나도 안다! 중고나라 거래는 직거래가 좋다는 걸..! 하지만 내가 구매하려고 하는 물건들이 모두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에 있는 데다가 금액도 300~400만원을 넘기 때문에 나 역시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거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글을 하나 작성하여 투기장을 열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을 들어보았다. 안전거래를 거부하는 판매자들의 의견과, 나처럼 안전거래를 희망하는 구매자들의 의견들을 모아보니 대충 이렇더라.
안전거래를 싫어하는 이유
- 상대방이 구매확정을 해주지 않아서 입금이 느리다.
- 제품을 보내줬는데 구매자가 사용했다가 환불하는 경우가 있더라.
- 풀박스를 보내줬는데 구성품을 빼고 환불하는 경우가 있더라.
- 새 제품을 보내줬는데 개봉을 하고 다시 환불하는 경우가 있더라.
- 정상 작동 제품을 보냈는데 파손된 제품으로 환불하더라.
- 어디까지나 100% 판매자가 손해 보는 장사이며 구매자가 갑이 된다.
- 수수료
- 등등..
대충 요런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1번의 경우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대한 내용이었고 나머지 2~5번의 경우에는 정말 개떡 같은 구매자들에 관련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저런 몹쓸 인간들을 만나보질 않아봐서 그런가.. 정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가 있는 건가.. 싶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1번은 구매자에게 요청을 하면 처리해주긴 하지만 아주 가끔 늦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뭐 나는 급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걸린 적이 없더라.(근데 급전 필요하다고 거부하는 사람들 매물 보면 잘 안 팔리더라ㅋㅋ)
2~5번은 정말 또X이들을 만난 케이스 같고.. 6번의 경우에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전거래 자체에서 '반품 거부'라는 기능이 있는데, 구매자가 사전에 이야기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면 이 기능으로 반품을 막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 이건 내가 직접 안 해봐서 모르겠다.
7번으로 걸고넘어지는 거라면 무통장 입금 기준으로 수수료 200~300원 밖에 안 한다.. 이거 때문에 안전거래를 안 한다고 한다면 그냥 쫌생이니 거르자.
안전거래를 선호하는 이유
- 제품이 실존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 정말 판매자의 제품인지 알 수가 없어서.
- 판매자의 존재 자체가 확실하지 않아서.
- 거래내역을 믿을 수가 없어서.
반대로 안전거래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판매자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1번의 경우에는 입금을 했는데 벽돌이나 쓰레기를 보내는 경우를 말하며, 2번은 사기꾼들이 남의 블로그에서 리뷰글을 퍼와서 자신의 물건인 척 판매하는 것이라 한다. 3번은 실제로 내가 거래하는 OOO이라는 사람이 실존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며, 4번은 ID를 해킹해서 거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4번의 경우에는 모두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거르기만 해도 사기당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하더라.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을 들어보니 확실히 안전거래는 구매자의 입장과 판매자의 입장으로 갈리는 것 같았다. 판매자 대다수가 안전거래를 기피했고, 구매자 대다수는 안전거래를 선호했다. 안전하게 판매하고 싶은 사람들과 안전하게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 뭔가 참 웃픈 상황이 아닐 수 없겠다. '안전거래'는 분명 구매자와 판매자 둘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등장했을 터인데, 둘 다 만족을 할 수 없다는게 정말로 아이러니하다.
나 역시 내가 구매했지만 더 이상 내손에서 필요가 없어진 물건들을 중고나라 안전거래로 판매해왔고, 반대로 필요한 제품들을 안전거래로 구매해왔다. 운 좋게도 모두 다 매너 좋으신 분들을 만나왔기 때문이었는지.. 나는 무의식적으로 안전거래를 '보편적인 거래'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렇게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안전거래의 어두운 부분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답은, 직거래!
조금이라도 싸게 구해서 기분 좀 좋아지려고 했던 건데 이런 어두운 내용들을 알게 되니깐.. 갑자기 택배거래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거래 중인 중고글을 다 내리고 최대한 직거래로 하겠다고 글을 수정하긴 했는데.. 이걸 또 어디서 구할 수가 있을지.. 급 걱정되기 시작하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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