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1~2개월 전부터 보일러가 말썽을 부렸다.
아침까지는 괜찮았는데,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귀뚜라미 보일러 에러코드 ER-01이 계속 점등되면서 보일러가 안돌아가고 있더라;; 진짜 지랄 났다;; 그래서 자기 집에서 자고 있어야 할 고양이가 쇼파 안에서 숨어있던 거구나!
암튼, ER-01 코드가 나오면 보일러 재부팅신공으로 어찌어찌 샤워도 하고 뜨끈한 방에서 궁둥이도 잘 지지면서 살고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달랐다. ER-01코드가 무한으로 점등되고 재부팅신공을 몇 번이나 해봤으나 에러코드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원인이 궁금했다.
전세집이라서 대충 수리하고 수리비를 집주인한테 청구해도 상관은 없지만, 본인은 착하기로 소문난 1등 세입자.. 혹시라도 자가수리가 가능하다면 해보고 안될 것 같을 타이밍에 수리를 해도 될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ER-01 문제를 자가수리로 해결하신 분들이 많아 보였다.
해결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 전원을 껐다 켜기
- 가스밸브를 열어주기
- 보일러 점화플러그쪽 물 빼주기
- 이거 다 안되면 수리기사 부르기
이야 ㅋㅋ 너무 쉽다 쉬워 ㅋㅋ 이거이거.. 나도 가능할 것 같은데..?
먼저 전원 껐다가 켜봤는데, 요건 실패! 가스밸브도 확인해 봤는데 정상적으로 잘 열려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단 하나 ㅋㅋ 바로 점화플러그쪽 물 빼주기다. 이거 안 대면.. 뭐 기사님 불러야지 ㅋㅋ
이분 블로그를 참고해 보니..
보일러 하단의 동그란 부분의 볼트를 풀어서 그 안에 가득 차있는 나쁜 물을 빼주면 만사 OK라고 했다.
띠리리용? 이렇게 쉬울 수가..?
방법을 먼저 알았더라면 1~2개월간 재부팅하면서 구질구질하게 굴지 않아도 될뻔했다.
바로 수리기사님 빙의해서 시도해 봤다.
우리 집 보일러는 1.5평 정도 되는 베란다에 있다. 원래 세탁기만 깔끔하게 두려고 했지만, 온갖 잡동사니 짐들이 많아서 세탁기 위로 짐을 차곡차곡 쌓아놓는 바람에 시작부터 애좀 먹었다.
자~~ 사진처럼 동그란 원판이 잘 있는지 귀뚜라미 보일러 하단부를 확인해보자...잉...?
아.. 이런 ㅆ;;
없다. 다른 사람들이 다 해결했다고 하는, 만능 원판이 우리 집에는 없다. 아.. 저 안 어딘가에 물이 가득 차있을 텐데.. 빼질 못한다니..!!
결국 군인시절 밥먹듯이 했었던 라디에이터 수리 방법을 응용해 보기로 했다.
지금의 내무반은 보일러가 빵빵하게 돌아가는 따뜻한 환경일 텐데, 나 때는 그러지 못했다. 라디에이터 하나에 의존해서 새벽마다 고장 나면 옆에 누워있던 사람이 일어나서 물을 빼주고.. 또 고장나면 물을 빼주고.. 그런 식으로 보일러를 돌렸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만 빼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하단을 유심히 살펴보니 물이 가~득 나올 것만 같은 구멍이 하나 보였다.표현이 좀;;
아무리 돌려도 안 빠지길래 자세히 보니 수류탄 안전핀 같은 게 하나 보였다.
옳지! 네 녀석이구나!! 교관님이 설명 중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을 듣지도 않고 바로 실전에 돌입하는 폐급병사처럼 안전핀을 빠르게 제거해 줬다.
이제 이거를 쏘옥 빼면 물이 쪼로로로ㅗㅗ나오겠지요?
호에에에에...예? 생각과는 다르게 이거 너무 많이 나온다!
암만 생각해 봐도 이 부분은 보일러 안에서 물을 따뜻하게 데우는 영역인 것 같았다. 여기서 따뜻하게 물을 데우고 데운 물로 난방을 하는 뭐 대충 그런;; 근데 라디에이터도 비슷한 원리인데 공기가 차있는 물만 빼줘도 정상 작동됐던걸 생각해 보면 이것도 뭐 틀린 방법은 아니겠거니 싶었다.
참고로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서 이 짓거리를 했다가는 보일러가 저 안에 물을 계속 채우려고 하기 때문에 수도요금만 오지게 나올 수 있으니 꼭! 보일러를 OFF한 상태에서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결과는.. 얼추 성공은 한 것 같다.
물 빼주고 다시 조립 후 전원을 켜면 내부에 물을 채우면서 발생하는 보일러 굉음과 함께 물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다른 에러코드가 막 나오던데, 기다렸다가 전원을 껐다가 켜주니 보일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
물을 빼기 전에는 아무리 껐다 켜기를 반복해 봐도 귀뚜라미 보일러 ER-01 에러코드가 사라지질 않았는데 물 한번 빼주고 나서 샤워하고 난방 틀고 반나절을 지켜봤는데, 일단은 아무런 문제 없이 보일러가 잘 돌아가는 것 같았다.
과정이 뭐가 중요한가?
고쳤으면 그만.
한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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