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허브나라농원
강원도 평창에 이렇게 좋은 수목원이 있는 줄 몰랐다. 흥정계곡에서 도보로 5분 남짓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강원도 평창 가볼만한곳 허브나라농원. 네비로 강원도 평창군 봉편면 흥정계곡길 225에 위치하고 있는 허브나라농원은 과거 뉴스 기사를 통해 접해본 기억이 있었는데 흥정계곡 바로 옆에 있었다니! 구경하지 않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주차장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 넓다. 그동안 여러 카페들을 돌아다녀봤고 여러 수목원을 돌아다녀봤는데 이렇게 통으로 넓은 주차장을 사용하는건 허브나라농원이 처음이었다.
입구부터 쌈빡하게 마련되어 있는 포토존. 살짝 심심해보이긴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한 주인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스팟이다.
구분 | 개인 | 단체 |
성인 | 8,000원 | 6,000원 |
우대 | 5,000원 | 4,000원 |
평창 허브나라농원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을 기준으로 8,000원이고 초등학생미만은 무료입장가능하며 공원 내에 있는 터키갤러리라던지 허브박물관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고 한다.
입장권을 구매했지만 신기하게도 입구에서 티켓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럴 거면 티켓을 왜.. 시골인심이겠거니 싶기도 했지만 사람이 많을 경우엔 이 부분을 악용해서 무료로 입장하는 사람들도 하나둘씩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 수준. 진짜 강원도는 물이 미쳤다니깐.
평창 허브나라농원. 이곳은 나라나 특정 단체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닌, 서울대농업 출신과 서울대공업출신의 부부가 1993년에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내집마련의 꿈과 시골농장에서 살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평창 봉평면 흥정리 땅에 새로이 뿌리를 내린 그들만의 터전이다. 그래서 허브나라농원을 걷다 보면 일반적으로 잘 가꾸어진 수목원이라기보다는 모든 공간에 사람의 손길이 닿아있는 흔적들을 엿볼 수 있는데, 그런 걸 찾아가면서 관람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팔레트가든이라는 곳에서는 도시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허브들과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약간 그리스 갬성이 느껴지는 조각상들도 볼 수 있었다. 나비인줄 알았는데 찍어보니 나방같이 생긴 곤충도 볼 수 있었고 핑크뮬리 살찐 버전 같은 투박하게 퉁퉁한 핑크빛 식물도 봤다.
정원을 지나면 허브나라농원 유리온실이 나온다. 입구에서 봤을 땐 지극히 평범한 산장(?) 느낌이었는데, 이게 웬걸. 안으로 들어가니깐 서울대 부부가 어떻게 이곳을 만들었으며 어떤 유명인이 이곳을 방문했는지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역사관이더라. 고풍스러운 엔틱 가구들과 함께 탁상을 빼곡하게 채워놓은 그들만의 추억들. 한때 내 최애 아이돌이었던 레드벨벳도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머리스타일을 보니 Feel My Rhythm전에 온 것 같은데 아닌가?
일반적인 온실처럼 열대식물들로 가득하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가정에서 키울법한 식물들로 가득하다는게 평창 허브나라농원의 온실 특징이 아닐까 싶다. '껄껄 다 아는 얼굴들이구먼'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곳의 식물들은 정겹다.
유리온실을 지나면 작은 카페가 하나 나온다. 어떻게 보면 이 근처에서 유일한 카페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 동네 커피는 이곳에서 독점하고 있다. 어떻게 아냐고..? 흥정계곡 주변에서 커피마시고 싶어서 여기저기 다 뒤져봤었는데 카페가 없었거든..
부부가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너무 높은 공간의 구성. 이쯤이면 카페가 있어야 하고 이쯤이면 상점이 있어야겠지?라는 내 생각을 완벽하게 관통하는 걸 보니 확실히 서울대 브레인은 다르구나 싶었다.
상점가 사이에는 사색의 길이라는 포토스팟을 만날 수 있다. 건물을 보면 진격의 거인에서나 나올법한 디자인같다. 많은걸 볼만한 장소는 아닌 것 같고 그냥 지나칠법한 길을 잘 꾸며놓아서 사진이라도 한 컷 찍고 가라는 주인장의 배려가 담긴 공간이 아닐런지.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허브나라농원에서 이문세를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했었다는 별빛무대를 만날 수 있다. 지금은 관리가 조금 소홀해진 탓인지 나무들이 살짝 빛이 바랜 상태였다. 공연장 앞으로는 다양한 향을 경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튀르키예 카펫이라던지 유물, 소품같은걸 관람할 수 있다.
허브나라농원에서 대충 관람할만한건 다 본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크게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아래로 내려가니 동남아스러운 전망대가 보였다. 마치 랑종에서 나올법한 그런 분위기 말이다.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지만 모기가 엄청 많아서 패스했다.
나처럼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겐 평창 허브나라농원은 좋은 출사지가 될 수 있다. 어디에서나 볼법한 느낌의 포토존이 아닌 진짜 야생 식물원의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적어도 나는 그런 분위기가 느껴져서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이 조금 싫어할 법도 한데 주변에 볼만한게 많아서 그런가 이번만큼은 불평이 없었다.
런닝맨을 촬영지로도 많이 알려진 허브나라농원.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돌아다니면 자동 재생 TV를 통해 하하와 김종국이 딱 사진 속 위치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나왔다. 연예인이 서있던 자리에 나도 서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엄청 대단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강원도 가볼만한곳 평창 허브나라농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높은 빌딩과 각진 건물들 사이에 꾸며진 도시의 수목원처럼 세련되면서 화려함이 느껴지는 공간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가드닝과 허브에 진심인 부부가 하나하나 직접 가꾼 공간이라 그런지 숲 속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정원처럼 아늑하고 소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가격도 이 정도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허브나라농원 자체에서 카페와 식당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어르신들을 모시고 찾아오거나 아이들과 함께 찾아와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어린아이가 동행한다면 티켓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무료로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으니 평창 가볼만한곳을 찾는다면 허브나라농원, 절대 후회하지 않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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