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비둘기낭폭포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내가 전역한 부대는 이 근처에 있다. 이쪽으로는 오줌도 싸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예술적인 포천 관광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쪽으로는 다시 안올줄 알았다. 근데 모처럼 포천까지 왔는데, 군시절 잠깐잠깐 봐왔었던 한탄강세계지질공원과 비둘기낭폭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5분만 걸어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회산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침식된 현무암 협곡으로 모여서 생겨난 비둘기낭폭포. 항문낭은 알고있어도 비둘기낭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본다.
킹덤과 추노, 대호 등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비둘기낭의 이름은 예전부터 겨울만되면 이곳에 수백마리의 산비둘기가 서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폭포가 만들어낸 계곡으로 인해 비둘기님들의 아득한 보금자리가 만들어졌다나 뭐라나.. 어마어마한 뜻을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고작 비둘기가 많이 살았기 때문에 비둘기낭이라니.. 조금 힘빠지는 부분이다.
신비로우면서도 오묘한 기분이 드는 비둘기낭폭포. 오는 길에 차 한 대도 없었어가지고 이런 외진 곳까지 누가 올까 싶었는데, 의외로 여기서 캠핑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관광버스를 타고 투어를 온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았다. 여기까지 오다니 열정이 참 대단한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포 반대쪽 협곡에서 잔잔하게 쏟아지는 빛들. 습도가 높아서 짜증 났는데, 물안개와 빛이 합쳐지니 이런 장관을 만들어낸다. 그나저나 정말 열심히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이 진짜 많이도 흔들렸네.. 나이를 먹은건지 수전증이 온건지..
비둘기낭폭포 관람을 끝내고 주차장으로 가려고 했는데, 바로 옆에 한탄강하늘다리라는 포토 명소가 있다는 표지판을 발견! 집떠나 차타고 2시간을 왔는데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폭염인걸 알면서도 그냥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육수를 줄줄 흘리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가 한탄강하늘다리다. 거리가 상당히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1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거리다. 문제는 날씨지..
한탄강하늘다리
시원하게 흐르는 한탄강 위를 지나는 한탄강하늘다리는 200미터 길이의 출렁다리라고 한다.
비둘기낭폭포와 마찬가지로 한탄강하늘다리도 관광버스를 타고 투어 오시는 분들이 많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주차장 자리도 아주 넓다.
다리 위의 사람들. 날씨가 매우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한탄강하늘다리를 찾아오신 분들.. 용사 중의 용사다.
주차장을 건너서 언덕 위로 올라가면 된다.
올라가기 전에 인증사진 한 장 야무지게 남겨본다. 뒷목이 타들어갈 정도로 빛이 참 강렬했는데, 이 빛을 사진으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출렁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들. 포천에서 사진이 이렇게 예쁘게 담기는 관광지가 또 있을까 싶기도. 다리 폭은 3명이 지나갈 정도였고 중간중간 한탄강을 볼 수 있게끔 바닥이 투명아크릴로 되어있었다. 과거의 소래포구 철길과 비교했을 땐 유치한 수준이지만, 와 그래도 이거 높이가 상당하다.
다리 건너편으로는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이어지는 코스가 나오는데, 여긴 진짜 별 볼 일이 없었다. 길 자체가 예쁘긴 하지만, 저 멀리 보이는 반대편 전망대 쪽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공사중이어서 1시간 동안 헛걸음만 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포천 관광지의 대표명소를 말하라고 한다면.. 행군 때 몇 번 봤었던 산정호수밖에 생각이 안났었는데, 이제 내 마음속에 포천 남바완은 한탄강하늘다리임. 관광하기에도 좋고 캠핑러들이 자리 잡고 캠핑하기에도 딱 좋음. 요즘 같은 폭염시기에 찾아가는건.. 유사 셀프킬행위.. 날이 조금 풀리고 가을쯤 찾아가면 단풍과 함께 시뻐얼겋게 물든 한탄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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