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니아
엄마가 횡성에 살고 계셔서, 1개월마다 한번씩 횡성에 놀러가는데.. 조금 이상한점 발견.
횡성하면 한우! 한우하면 횡성인데 요상하게도 이 동네에는 한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고깃집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였다면 분명 한번쯤은 사먹었을텐데 말이다.
이상했다. 보통 이런 지역에 오면 한우구이부터 시작해서 한우맛 사탕, 한우 탕후루 등등 여러가지 뇌절 특산품들이 탄생하기 마련인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니?
혹시나 싶어서 지도로 '횡성 한우 무한리필'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봤는데.. OMG 놀랍게도 한우 무한리필, 라오니아라는 식당이 있더라. 그래서 오늘은 그 식당을 리뷰하려고 함.
오우야..? 이렇게나 크다니!
엄마집이 둔내 시내에서 너무 동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지역은 꼼꼼하게 다 살펴봤고 도시인들이 살기는 힘들겠다고 확신을 했었는데 이렇게 큰 식당이 이런곳에?
매번 둔내 시내쪽만 돌아다녔었기에 웰리힐리파크로 올라가는 라인에 횡성 한우 무한리필 라오니아를 비롯하여 이렇게 많은 식당들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라오니아 주차장은 뭐.. 매우 넓다. 땅덩이가 워낙 커서 차를 낭낭하게 주차할 수 있음.
한우 무한리필 | 후식 | 주류 및 음료 |
성인 37,000원 | 물냉면 5,000원 | 소/맥 4,000원 |
초등학생 20,000원 | 비빔냉면 5,000원 | 콜/사 2,000원 |
미취학 10,000원 | 한우 된장꿍 3,000원 | |
공깃밥 1,000원 |
라오니아 가격은 대충 이러하다. 내가 한우를 잘 안먹어봐서 그런가? 항상 돼지고기에만 익숙해있어서 소고기는 비쌀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성인 기준으로 무한리필이 37,000원인걸 보면 그렇게 막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았음.
근데 이게 개인으로 봤을땐 저렴해보이는데, 단체로 긁으면.. 알죠?
한우 무한리필이면 보통 왕고집이라던지 최고집이라던지 무슨 고집불통 할매 할배들 이름들의 상호명이 등장하던데 여긴 특이하게도 '라오니아'라는 상호명을 가지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가기 전까지 도대체 여기 이름 뜻이 뭘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즐거움이라는 뜻을 가진 순수 우리말 라온을 편하게 부르면서 라오니아가 된 것 같더라. 간판에 한우 무한리필이라고 안써놨으면 동네 모텔이거나 대형카페정도로 착각할 수 있을듯?
건물은 엄청 커보였는데, 실내는 우리가 다 못둘러봐서 그런가 그렇게 넓어 보이는 편은 아니었음. 아무튼 여기가 1층이고
계단 위, 아래에도 테이블이 존재하는 모양. 1층에 손님이 가득해서 우리는 지하로 갔다.
지하에는 대략 10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애매한 시간에 찾아가서 그런가? 다른 블로그를 보면 라오니아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하던데 1층 제외하고는 그냥 넉넉했음. 애초에 라오니아가 위치한 곳이 웰리힐리파크 올라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스키시즌 or 물놀이 시즌이 아니라면 웨이팅까지는 필요 없어 보임.
자리 잡고 기다리니깐 손님들이 하나둘씩 모이긴 했는데, 엄~청 많은 수준은 아님.
테이블에 착석하면 밑반찬으로 테이블을 셋팅해준다..? 어림도 없다. 고기 한판과 기본 식기도구, 그리고 불만 셋팅해주고 나서부터는 모든게 다 셀프다.
불판을 교체하는 것도 말이다.
밑반찬은 대충 이러하다. 어느 무한리필집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기본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솔직히 셀프바는 조금 빈약해 보였다. 너무 기본적인 것만 배치해서 그런가.
고기는 전부 랩핑이 되어있다. 그냥 먹고싶은게 있으면 한판씩 가져다 먹으면 개꿀!
고기 부위는 그놈이 그놈 같아서 잘 모르겠더라. 이게 어떤 부위인지, 그리고 그 부위는 또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손님들이 전부 다 한우 전문가인 횡성 사람인 줄 알았던 모양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아무튼 이게 먹다 보니까 조금 불편한 점이 생겼는데 판 위에 고기가 정갈하게 올려져 있고 거기에 랩핑까지 되어있어서 보기에는 참 좋지만, 저 한입거리 먹으려고 랩 뜯고 다시 가져오고 이 짓을 반복하니깐 조금 귀차니즘 느껴지기도 했다. 고기의 양을 조금 더 담아줬다면 테이블에 더 오래 붙어있을 텐데 쥐똥만큼 담아놓으니 이건 뭐 한입 먹고 출동하고.. 아무튼 가족 모두가 귀찮아했었음.
고기랑 테이블 셋팅 끝났으니깐 자~ 드가쟈~
와 근데 맛 하나만큼은 진짜 지리긴 하더라. 떡심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엄청 질겨보이는 부위를 제거하려고 가위 가위질했는데, 그냥 스무스하게 잘려나감ㄷㄷ; 이게 바로 우리 한우?
참고로 필자는 수입이랑 한우 비교를 잘 못한다. 그냥 색깔 시뻘거면서 마블링이라고 해야하나? 그 물결이 잘 살아있으면 그냥 좋은 고기같아보임 ㅋㅋ
어떤 음식이던 맛만 좋으면 그만이다라는게 내 소견이다.
나는 극한의 웰던파다. 무슨 고기던간에 무조건 오버쿠킹임. 바삭바삭한 고기의 느낌을 좋아해서 가급적이면 겉부분이 갈색이 될정도로 익혀먹는 스타일임. 근데 주변에서는 그걸 보고 꼭 태워먹는다고 난리임. 아니 내가 좋아서 내가 먹겠다는데 뭔상관인건지;; 참. 아무튼 이날도 하도 옆에서 난리치길래 짜증나서 그냥 저걸 먹어버림.
근데 생각보다는 먹을만했다. 한우라서 그런가? 막 녹는다는 표현은 오바고 그냥 이빨이 잘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가져오는 고기마다 마트에서 비싸게 판매하는 고기들 같아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지방층이 얇고 시뻘건 살만 가득한 뻑뻑한 닭가슴살같은 고기가 내 스타일인데, 여긴 그 스타일에서 뻑뻑함만 빠진 느낌이랄까? 진짜 기름지고 맛있었음.
그리고 한우! 라고 한다면 보통 입에서 살살 녹는다~ 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고기가 솜사탕도 아니고 그런 표현은 잘 안어울리지 않나 싶다. 그런 생각하다가 떡심이라도 씹으면 어쩌려고..?
횡성 한우 무한리필 라오니아. 웰리힐리파크에서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고 가격도 그렇게 부담스러운 편이 아니라서 가족단위로는 나쁘지 않아보이나.. 한우의 그 기름지면서도 부드러운 맛...(아 그거 있잖아요 그거.. 알죠?) 그 맛을 기대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비추천함.
가장 중요건 부위가 몇 개 없어서 금방 물림;
무한리필 특성상 고기의 질이 최상급이 될 수 없기에, 횡성 한우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1인분 단위로 판매하는 한우집에서 고기 1인분씩에 식사류 하나씩 시켜먹는게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필자의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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