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5는 4,500만 화소를 자랑하는 고화소 바디다. 고화소 바디의 장점은 크기 때문에 좋은 화질과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후보정을 할 때 확대해서 보는 뽕맛(?)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화소 바디 특성상 저장되는 RAW 데이터 자체 용량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을 한두 장 찍고 바로바로 삭제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나처럼 모든 사진을 하드디스크에 보관할 경우에는 하드구매 비용만 해도 만만치가 않다.
때문에 캐논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CRAW라는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 기능은 일반 RAW파일의 용량을 절반 정도의 크기로 압축할 수 있는 기능으로 하드디스크가 가득 차는 압박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준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CRAW가 압축이라고 해도, 화질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후보정을 할 때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는지 말이다.
먼저 캐논 EOS R5에서 언급되는 RAW와 CRAW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출처: 캐논)
파일 사이즈를 억제할 수 있는 C-RAW를 채용
RAW와 C-RAW의 2 종류의 RAW를 채용. C-RAW는 RAW와 유사한 약 4480만 화소의 데이터를 보다 작은 파일 크기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 [C-RAW]에 비해 화질은 [RAW]가 우수합니다.
※ RAW에서 C-RAW, C-RAW에서 RAW로 변환할 수 없습니다.
※ RAW와 C-RAW는 동시에 기록할 수 없습니다.
요약하면 CRAW는 RAW 같은 .CR3 확장자를 사용하고 라이트룸이나 캡쳐원과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후보정을 할 수 있지만 화질은 RAW가 더 좋고 용량관리에 있어서는 CRAW가 더 좋다는 것이다.(참고로 RAW는 무손실, CRAW 손실압축) 하지만 정확히 비교를 해보지 않는다면 어느정도 차이가 발생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집에서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RAW & CRAW 일반 사진 비교
M모드를 이용해 동일한 조리개, 감도, 셔터속도로 세팅한 후 RAW와 CRAW로 각각 촬영을 했고 라이트룸으로 불러 사이즈만 줄여서 워터마크 삽입 후 JPG로만 내보낸 사진이다. 이렇게 봐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확대해서 자세하게 비교를 해봤다.
이렇게 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각각의 사진을 300%로 확대해봤다.
300% 확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대로 보정을 하지 않았을 때는 육안으로 RAW와 CRAW를 구분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이건 집에서 촬영한 사진이기 때문에 다른 이의 집에서는 어떻게 찍힐지 모르겠다.
명부 복원 테스트
무보정 사진이 아닌, 극단적으로 사진을 보정했을 때 어떤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위의 두장의 사진은 무보정 사진을 촬영한 동일 장소에서 노출값을 +3으로 올려 촬영한 사진이다.
이제 각각의 사진을 라이트룸으로 불러온 후 노출값을 다시 -3으로 내려서 내보내기만 했다. 역시나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200% 확대를 하면 조금이라도 차이를 느낄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명부 복원 테스트에서는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더라.
암부 복원 테스트
암부복원 테스트 역시 명부 복원과 동일하다. 카메라에서 노출을 -3으로 설정한 후 촬영하고 라이트룸에서 +3 올려서 내보내기를 해보았다.
암부를 복원한 후 전체적으로 봤을 땐 RAW와 CRAW의 차이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암부 복원에서는 차이가 도드라져 보일 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였다. 그래서 조금 더 확대를 해보았다.
확대를 해보니 아주 조금의 차이가 느껴졌다. 둘 다 노이즈가 끼긴 하지만 RAW에 비해 CRAW의 노이즈에서 약간 이질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눈동자 부분의 흰색 부분에서도 컬러 노이즈가 끼면서 미묘하게 색이 뒤틀어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참고로 화이트 밸런스도 고정) 해외 포럼에서도 RAW와 CRAW의 차이가 암부에서 잘 느껴진다고 하던데 실제로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어두운 부분을 밝게 끌어올릴 경우 잘 보이지는 않지만, 확대를 했을 땐 RAW쪽이 조금 더 좋게 느껴졌다.
고감도 테스트
EOS R5의 상용감도 상한선인 51,200까지 감도를 올린 후 비교해봤는데, 피사체라던지, 노이즈가 도드라지는 그림자쪽을 비교해봐도 육안으로 구별 가능한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용량
RAW | CRAW | 고감도 RAW | 고감도 CRAW |
50MB | 20~30MB | 70MB | 30~40MB |
CRAW의 장점은 RAW에 비해 데이터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 실제로 4,500만 화소의 R5로 촬영한 후 RAW와 CRAW의 파일 속성을 열어서 비교해보니 CRAW가 RAW에 비해 용량이 절반 이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기한건 고감도인데, 이번에 고감도 테스트를 하면서 용량을 확인해보니 감도가 높아질수록 용량이 많이 증가한다는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았다.
요약
퇴근 후 집에서 여러장의 사진을 촬영해가면서 RAW CRAW 차이 테스트를 진행해봤는데, 내가 느낀 결론은 하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부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보정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노이즈가 비교적 깔끔하게 표현되는 RAW가 좋지만 통상적인 보정, 즉 작품이 아닌 일상 사진 보정 정도는 RAW와 CRAW의 결과물에서 차이를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CRAW로 촬영하는 것이 용량 관리에 있어서 효율적이라는 것. 설령 차이가 난다고 해도 크롭을 과감하게 하거나 200~300%로 확대해서 보는 게 아니라면 웹용으로는 문제없이 사용할만한 수준이라는 것.
용량 관리가 어려운 사람들이라면 CRAW를 사용하면 되고, 후보정에 조금 더 힘을 쓰고 싶다면 RAW를 사용하면 되겠다. 글을 다 쓰고 보니 바디만 500만원 가까이하는 EOS R5를 구매해놓고 용량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니.. 이게 뭐 하는 건가 싶다. 아무튼, 나는 후보정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니깐 그냥 마음 편히 RAW를 사용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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