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개월 전.. 오랜 고민 끝에 서브용 카메라를 구매하게 되었다. 내가 구매한 제품은 캐논 G5X Mark2 라는 카메라로 렌즈와 바디가 붙어있는 일명 '똑딱이 카메라'다. 예전부터 사진에 진심으로 빠지게 된다면 메인카메라와 서브카메라 한대씩 굴릴 것이라 마음먹었었는데, 요즘 내 상태는 사진이라는 취미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신 상태라 결국 서브용 카메라를 구매하게 되었다.
메인카메라를 가지고 있음에도 서브용을 구매하게 되면 둘 중 하나는 잘 안굴리게 되겠지 싶었는데, 캐논 G5X Mark2를 서브용으로 들이고나서부터는 사진과 더 가까이하게 되면서 나의 사진라이프가 180도 달라졌다. 그렇다면 나는 왜 서브용 카메라를 구매했는지, 수많은 똑딱이 카메라들 중에서 캐논 G5X Mark2를 구매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01. 서브용 카메라를 구매한 이유?
내가 서브용 카메라를 구매하게된 이유는 정말 많다. 우선 첫 번째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무게였는데, 풀프레임이라는게 직접 사용을 해보니 참.. 가벼우면서도 무겁더라.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집에서 짐을 챙길때까지는 이 정도 무게면 가벼운 수준이라며 렌즈까지 몇 개 더 챙기곤 하는데.. 막상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몸에 쌓이는 피로감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내가 크롭바디에서 풀프레임바디로 넘어갈 때 각종 사진 관련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수집했었는데, 그때 가장 많이 보이던 글들이 바로 "풀프레임은 무거울 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세요." 였다. 그때 당시 나는 크롭바디중에서도 풀프레임과 비슷한 무게를 보유하고 있던 후지 X-T4를 사용 중이었기에 무게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었기에 이 부분은 크게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풀프레임 바디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건 큰 오산이었다. 바디의 무게는 비슷할 수는 있어도 렌즈의 무게는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크롭바디를 사용했을 땐 바디와 렌즈를 넉넉하게 챙겨서 외출을 해도 무게가 크게 부담되지 않았지만 풀프레임으로 넘어오고 나서부터는 바디와 단렌즈, 그리고 여분의 줌렌즈만 챙겼을 뿐이었는데도 어깨가 무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 무게가 체감이 되더라.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벼운 카메라가 필요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진을 점점 멀리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집 앞 마실을 나갈 때에도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는 스타일인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풀프레임 바디와 렌즈가 무겁다고 느껴졌고, 요즘처럼 날씨가 더운 날에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나간다는 것 자체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일상을 기록하려고 구매했던 카메라는 점점 특별한 날에만, 특별한 장소에서만 사용하게 되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휴대성이 좋은 카메라가 필요했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나는 카페나 음식점에서도 사진을 찍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거대한 장비를 들어 올려서 사진을 찍는다는건.. 워후~~;; 스스로가 부끄러울 정도로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더라. 스마트폰으로 찍고 다녔던 시절에는 남들도 다 찍어대서 그런가.. 별로 눈치가 보이지 않았는데, 둔기 같은 풀프레임을 들어올려서 사진을 찍어대니.. 내가 손님이라도 그건 좀 불편할 것 같더라. 때문에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좋은 결과물을 남길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했다.
위의 내용들을 종합한 결과, Raw 촬영이 가능하며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렌즈를 교환할 필요 없이 한 손에 쏙 들어가는 1인치 똑딱이 카메라가 나에게 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기존에 사용하던 풀프레임 바디를 판매하고 구매할 것인지, 기존의 바디를 유지한 채 서브용으로 한대를 더 구매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힘을 주고 싶은 사진을 메인 바디로 찍고 일상이나 가벼운 외출시엔 서브 바디로 촬영할 것이라며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02. 왜 하필 캐논 G5X Mark2?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똑딱이 카메라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었다. 크롭바디를 졸업하고 풀프로 넘어오면서 서브 카메라에 대한 욕심이 생겼을 땐 바디도 예쁘고 필름 시뮬레이션도 사용할 수 있는 후지 X100V를 구매하려고 했었지만, 크롭 똑딱이 주제에 무게도 무겁고 무엇보다도 가격이 150만원이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납득불가. 결국 여러 정보를 취합한 끝에 리코 GR3X와 소니 RX100M7, 마지막으로 캐논 G5X Mark2이 나에게 딱 적합한 카메라 같아서 후보로 선정했다.
리코 GR3X | 소니 RX100M7 | 캐논 G5X Mark2 |
130만(중고가 110만) | 150만(중고가 80~90만) | 100만(중고가 40~50만) |
262g | 302g | 340g |
F2.8 | F2.8~4.5 | F1.8~2.8 |
단렌즈 40mm | 줌렌즈 24-200mm | 줌렌즈 24-120mm |
APS-C | 1인치 | 1인치 |
일단 리코 GR3X는 서브용 카메라로 단점이 없을 정도로 짱짱맨이다.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우며 센서가 무려 크롭이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강점이 많지만, 렌즈 자체가 고정화각 단렌즈라는 것과.. 착하지 못한 가격 때문에 아쉽지만 후보에서 탈락시킬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소니 똑딱이 카메라인 RX100M7이다. RX100M7은 소니 풀프레임 바디 중 AF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는 A9의 AF 시스템이 적용되어서 초점을 기가막히게 잘 잡을 뿐만 아니라 환산 24-200mm의 줌렌즈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서브 바디 1위 후보였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바로 조리개. 24-200mm를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조리개 값이 F2.8~4.5로 상당히 어둡다. 빛이 충분한 야외에서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나 조명에만 의존해야 하는 카페나 음식점 같은 실내에서는 상당히 사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결국 남은건 캐논 G5X Mark2. RX100M7 유튜브 리뷰 영상을 보면서 알게 된 바디로 환산 화각 24-120mm에 조리개값이 무려 F1.8~2.8이다. 뷰파인더가 아주 많이 에러이긴 하지만 서브 바디 특성상 뷰파인더를 보면서 정성스럽게 촬영할 것이 아니기에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없었고 영상보다는 사진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마이크단자가 없는 것도 문제 되지 않았다.
다만 이미 소니 AF에 적응한 내가 다소 느린 콘트라스트 AF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는데, 과거에 사용했었던 캐논 M100을 생각하면 일상 사진촬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 소니 RX100M7보다 망원화각이 아쉽긴 하지만 광각단이 아닌 망원단에서 120mm나 200mm 차이는 크롭으로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일상에서는 캐논 G5X Mark2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건 덤이고^^
03.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던 G5X Mark2
풀프레임 바디를 사용하다가 1인치 카메라로 넘어오면 무작정 후회부터 할 줄 알았는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캐논 G5X Mark2가 가져다주는 사진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먼저 주머니에 쏙 들어갈만한 크기가 가져다주는 휴대성의 자유로움 자체가 사기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는데, 매일 출근할 때 포켓주머니에 넣어두고 스마트폰처럼 툭툭 꺼내쓸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점이었다.
무엇보다도 340g이라는 무게는 나뿐만이 아닌, 여자친구에게도 꽤나 매력적인 장점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평소에 어딜 놀러가거나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일이 있으면 "그 무거운걸 들고나가게?" 라는 질문과 함께 외출시 내 카메라를 짐처럼 취급을 했는데, 캐논 G5X Mark2를 구매하고 나서부터는 "오빠, 이 카메라는 중고로 팔지 마, 내가 쓰게" 라며 오히려 사진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G5X Mark2의 크기는 내가 사용 중인 아이폰 13 Pro 보다도 훨씬 작다. 두께감은 살짝 있지만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은 편. 요즘 스마트폰의 기계적인 특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카메라를 점점 따라잡는다는 말이 들리는데 솔직히 그 말에 대해서 동의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 한동안 Apple Raw 맛에 들려서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아이패드에서 보정하곤 했었는데, 정말 이게 Raw 파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보정관여도가 엉망.. 먼 미래의 이야기라면 모를까, 그래도 아직까지는 카메라의 결과물이 더 좋지 않나 하는게 나의 생각이다.
스위블 액정보다 더 사용하기가 편한 틸트 액정은 영상을 촬영하거나 셀프 촬영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스위블보다 틸트 액정을 더 선호하는 편이고, 주력으로 사용중인 A7M4도 스위블이 아닌 틸트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캐논 G5X Mark2는 환산 24-120mm의 줌렌즈를 이용할 수 있어서 초보자들이 사용하기에 정말 유용하다. 카메라를 이제 막 구매하거나 배워가는 입장에서는 단렌즈보다는 줌렌즈로 자신의 주력 화각을 배워가는 것이 좋은데, 캐논 G5X Mark2는 표준광각인 24mm에서 준망원인 120mm까지 촬영할 수 있어서 입문용 미러리스 똑딱이로 초보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바디 중 하나이다.
04. 캐논 G5X Mark2 작례
05. 총평
- 여성들도 부담없이 사용가능한 무게
- 결과물도 나쁘지 않고 보정도 잘 먹음
- 중고 매물 저렴함
- 24-120mm 화각은 만능
- 똑딱이치고 찍는 맛이 있음
사놓고 장식용이 되겠지 싶었는데, 지금은 메인처럼 사용하고 있는 캐논 G5X Mark2. 자전거를 타고 동네 마실을 나가거나 출퇴근길에 가볍게 휴대를 할 수 있어서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특히나 풀프레임처럼 "이건 카메라이기 때문에 완벽한 사진만 담아야 합니다!" 라는 느낌이 아닌, 스마트폰처럼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사용할 수 있어서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부담을 덜 갖는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앞으로 더 사용을 해봐야 알겠지만 지금 당장 느끼는 점은.. 사진은 역시 캐논이라는 것. 후보정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똑딱이 카메라다.
참고로 상단 포스팅의 사진은 모두 캐논 G5X Mark2로 담은 사진이다.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마로에니 공간에게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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