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FE 24105G F4 OSS
백만년만에 작성하는 렌즈 리뷰글! 이번 리뷰는 소니 24105g F4 줌렌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흔히 계륵이라 불리는 2470 F2.8(시계륵, 금계륵) 렌즈 사이에서 고민 중일 텐데,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끔 실사용기 위주로 리뷰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SONY SEL24105G F4
사실 나는 24105g F4 렌즈보다 시그마 2470 F2.8 DG DN 렌즈가 더 끌렸었다. 사진가들 사이에서도 시그마 2470(이하 시계륵) 렌즈는 2470GM F2.8(이하 금계륵) 보다 평가가 좋은 편이었고, 단렌즈급으로 화질이 좋아서 전천후 렌즈로 사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렌즈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SEL24105G | SEL2470GM | SIGMA 2470 DG DN | |
가격 | 130만 | 193만 | 135만 |
조리개 | F4 | F2.8 | F2.8 |
무게 | 663g | 886g | 835g |
손떨방 유무 | O | X | X |
그렇게 좋은 계륵 렌즈라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내 기준에서 딱 하나 걸리는게 있었다. 바로 시계륵의 무게다. 시계륵은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대신 835g이라는 어마어마한 무게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나에게 있어서는 엄청 크게 다가왔다. 차를 가지고 있으면 모를까.. 현재 본인은 뚜벅이 인생인지라 출사 한 번을 나가더라도 무게를 최소화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오랜 고민 끝에 조리개 값이 다소 아쉽더라도 시계륵보다 약 170g 가벼운 소니 네이티브 렌즈 24105G를 구매하게 되었다. 24105G 렌즈를 구매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시계륵이 생각났다. 줌렌즈인데, 단렌즈급 화질이라니? 너무나도 궁금하지 않은가? 그래서 세기몰 1주년 이벤트때 온갖 쿠폰을 먹여 중고나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계륵 새상품을 구매해봤다.
바디에 마운트한 후 집 근처 공원에 나가 사진을 찍었고, 집에 돌아와 PC로 사진을 열어보니 결과물이 생각보다 의외였다. 카페와 같은 실내에서는 밝은 조리개를 가진 렌즈가 좋기 때문에 시계륵이 훨씬 우수했지만 주간 야외 사진 대부분은 조리개를 조여서 찍기 때문에 24105G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끼기가 힘들더라.
내 촬영 스타일의 90% 이상은 야외이기 때문에, 조리개 F4로도 충분하게 느껴졌으며 손떨방 기능과 감도 조절을 잘만 이용하면 실내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시계륵을 중고로 판매했다.
24105G에는 시계륵에 없는 71~105 구간의 화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행용 줌렌즈로 손꼽히고 있다. 여행시 챙겨갈 수 있는 렌즈를 모두 챙겨갔다고 하더라도 사진에 진심이 아닌 이상.. 상황별로 렌즈를 교체하기가 번거롭다. 그럴 때 663g인 24105G 하나만 챙겨가면 24mm 광각부터 105mm 망원까지 전부 커버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딱 여행용 렌즈다.
소니 네이티브 렌즈라 그런지 디자인과 만듦새는 상당히 훌륭했다. 시계륵은 다른 부분 다 완벽한데 마운트 부분이 유광으로 되어있어서 진짜 뭔가가 뭔가한, 언발란스한 느낌이 들었는데, 24105G는 완벽 그 자체였다. 어쩌면 내가 시계륵을 판매한 이유가 디자인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4105G 경통부위에 AF/MF 전환 버튼이 달려있고 G버튼에는 사용자 커스텀 버튼을 설정할 수 있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손떨방 기능인 OSS 역시 경통에 있는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어서 상당히 편리했다.
다만 줌을 댕겼을 때 렌즈 코가 튀어나오는 모습은 살짝 거시기했다. 그렇지만 계속 쓰다 보니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감성이 느껴지더라.
설명은 대충 여기까지 하고 24105G로 촬영한 사진을 몇장 소개해본다.
SEL24105G 촬영 사진
주광 풍경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밝을 때 사진을 즐겨 찍는다. 그렇기에 24105G의 최대 개방 조리개가 4라고 하더라도 5.6~8까지 조여서 찍기에 조리개 때문에 찾아오는 아쉬움은 없었던 것 같다.
24mm 광각에서는 풍경을 시원하게 담을 수 있기에 여행에서도 빛을 발한다.
105mm 망원에서는 발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피사체를 담을 수 있다.
24105G는 여행지에서 여러모로 편리하다. 넓게 찍고 싶을 땐 광각으로 담으면 되고, 한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사진을 찍거나 F4로 아웃포커싱 효과를 보고 싶을 땐 50mm에서 최대 망원인 105mm를 활용해볼 수도 있다.
지난 제주도 여행에서 이 렌즈를 정말 구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바다에는 멋진 등대도 있고 어선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포토스팟들이 정말 많은데, 만약 단렌즈만 들고 갔다면.. 물속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꼭 주간에만 쓰라는 법은 없다. 어느 정도 타협만 본다면 야간에도 충분히 24105G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최대개방 조리개 값이 F4밖에 되지 않기에 실내와 야간에 취약한 건 사실이다. 감도를 어느 정도 올려줘야만 만족할만한 사진을 건질 수 있는데, 롯데월드 야간 퍼레이드 때 삼각대 없이 105mm에 조리개 F4, ISO 3200, 셔터 속도 1/60 정도를 주니 이런 사진이 나왔다. 이보다 더 어두운 환경이라면 삼각대는 필수다.
맨 아래 사진을 제외하곤 전부 다 105mm F4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조리개가 조금만 더 밝았다면 감도를 낮춰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총평
- 시계륵이 무겁다고 생각될 때(AF는 네이티브가 더 좋은 것 같음)
- 광각에서 망원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렌즈를 찾을 때
- 여행용 렌즈를 찾을 때
요약하면 이제 막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로 입문했는데, 성능 좋고 두루두루 잘 쓸만한 여행용 원렌즈를 찾는 사람들에겐 24105G가 딱이다. 서드파티 렌즈중에서 탐론의 28200 슈퍼줌 렌즈도 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28mm는 뭔가 애매하고 내가 200mm까지 잘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 무엇보다도 AF 쪽은 네이티브가 더 신뢰성이 높다고 하기에 더더욱.
24105G는 광각쪽 화질은 좋고, 망원부는 살짝 쳐진다고 하는데.. 내가 사용 중인 바디는 고화소라 그런지 광각과 망원 모두 만족스러웠다. 보케 사진은 올리지 않았지만 나름 이쁜 원형이고 접사 성능도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24105G를 원렌즈로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실내에서 사용할 밝은 단렌즈 하나를 추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화각이 아무리 좋은 전천후 렌즈라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여행용에 좋은 렌즈지.. 모든 상황을 커버할 수 있을만한 렌즈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조리개의 약점이 크기 때문에 카페 같은 실내 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들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운 렌즈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밝은 단렌즈와 함께 사용한다면 한동안 다른 장비 욕심은 생기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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