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얼마 전까지 소니의 A6400을 이용했어요. 한동안 라이트룸을 이용해 RAW를 보정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던 중 후지의 필름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최대한 그 느낌을 흉내내기 위해 카메라 프로파일인 DCP까지 공부했을 정도로 후지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죠.
그렇게 계속해서 프로필을 만져보면서 든 생각이 이렇게 계속 후지의 감각을 따라 할 바엔 차라리 후지 카메라를 한번 구매해보자! 였는데 마침 예전에 올려놓았던 중고나라의 A6400이 판매되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판매한 금액으로 여러 가지 바디를 고민하다가 후지 크롭 미러리스 X-T4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나 구글링을 해보면 X-T4 실제 사용자는 몇 없고 대부분이 카메라 매장 홍보글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분들이 계셨을 텐데 부족하나마 제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개봉기
퇴근 후 집에 도착해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택배가 도착해있더라구요. 배송지역을 보니 당연히 카메라일 것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너무 커서 조금은 놀랐네요.
포장을 꼼꼼하게 해주신다고 했는데.. 정말 너무너무 만족스럽게 포장을 해주셨네요. 뽁뽁이로 한 10바퀴는 감으신 듯..?
짜잔! 드디어 X-T4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A6400는 렌즈킷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스가 상당히 작았는데 X-T4는 박스부터 정말 웅장한 것 같네요. 항상 박스를 열기 전 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심장이 터질 것 같음ㅋㅋ
박스를 열면 각종 설명서와 함께 한쪽은 바디, 다른 한쪽은 18-55mm f2.8-f4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언박싱을 하면서 이렇게 만족스러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정도로 정말 너무너무너무 만족스러운 패키징인 것 같아요.
X-T4의 기본 구성품입니다! 렌즈킷이라 바디와 렌즈가 들어있으며 어댑터와 연결 케이블, 배터리와 이어폰 단자, 마지막으로 넥스트랩 구성품이 들어있습니다.
조금 의아했던 부분은 넥스트랩이었는데, 보통은 저 연결 고리까지는 달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계속해서 뭐지..? 하고 만지작거려보니 스크래치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따로 준 것 같더라구요.
X-T4의 기본 바디입니다! 일반적인 바디와는 조금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스킨 작업을 다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바디에 스킨을 붙여놓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게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킨 작업이 되어있는 바디를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더라구요. 케이스보다는 스킨이 감성 갑입니다..
X-T4에 최초로 탑재된 스위블 액정입니다. 요즘 스위블 액정이 대세라고는 하는데 본인은 유튜버도 아니고 이걸 들고 셀카를 찍을 일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지는 않더라구요. 셀카를 찍는 분들에게는 정말 유용할듯?
uhs-2를 듀얼로 지원하는 듀얼메모리 슬롯입니다. A7M3도 듀얼이긴 하지만 uhs-2를 한쪽만 지원했는데 X-T4는 양쪽 다 uhs-2를 지원한다고 해요. 덕분에 메모리를 하나 더 구매해야 할 이유가 늘었네요.
듀얼메모리라서 좋은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확장자를 나눠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A슬롯에는 후지 필름 시뮬레이션이 적용된 JPG만 저장되게 설정할 수 있고, B슬롯에는 날것의 RAW 사진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이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상단 조작계는 기존에 사용했던 조작계와 약간 차이가 있더라구요.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ISO, 셔터스피드,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게 아무래도 소니와 캐논 미러리스의 조작계와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필름 시뮬레이션
가장 기대했던 필름 시뮬레이션입니다. 최신기종답게 클래식 네거티브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레인 효과도 카메라에서 직접 설정할 수 있기에 라이트룸을 이용하지 않아도 쉽고 간편하게 감성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후지의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LCD
X-T4의 LCD는 3.0인치, 화면비 3:2, 약 162만 화소 터치스크린 컬러 LCD 모니터(시야율 약 100%)입니다! 소니를 사용하지 않았던 상태로 후지를 이용했다면 LCD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겠지만 소니를 막 사용하다가 넘어오니 LCD 자체가 그냥 넘사벽.. 너무 선명하고 깔끔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LCD와 PC로 보는 결과물의 차이가 크게 없는 것 같더라구요.
셔터음 조절 & 기계식 셔터
X-T4를 처음 구매하고 사진을 찍어보면 뭔가 콧물이 흐르는 소리처럼 조용히 스러럭.. 하는 셔터음 때문에 실망하셨던 분들이 계실거예요. 이럴 때에는 설정에서 셔터음을 변경하면 되는데, 아무리 변경하고 적용을 해보아도 변경되지 않는 셔터음 때문에 난감하신 분들.. 분명 계실테죠? 저도 이 문제 때문에 30분동안 고민했네요ㅋㅋ
X-T4의 셔터음이 변경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한데, 설정한 셔터음이 전자 셔터에만 해당되기 때문이랍니다. 바디의 초기 설정은 기계식 셔터로 되어있을 텐데 기계식 셔터는 셔터막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조용한 셔터막 소리만 나는 것이죠. 기계식과 전자식 셔터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보시구요. 원하시는 셔터음으로 변경하고 싶다면 ES전자 셔터로 변경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이리저리 고민한 끝에 기계식 셔터를 사용하기로 결정~!
그립감
구매하기 전에 여러 커뮤니티에서 X-T4의 그립감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었는데, 막상 제가 18-55mm 렌즈를 마운트 한 후 파지해보니 제 손에는 아주 잘 맞았습니다. A6400를 사용했을 때에는 속사 케이스 없이 살짝 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후지 X-T4는 남는 공간 없이 아주 만족스러운 그립감을 보여주었어요. 손 크기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90점 정도?
아쉬웠던 점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케이블이었는데요. 양쪽 다 C타입으로 되어있어서 PC에 연결을 할 때에는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충전기 케이블로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부분을 신경 써주지 않았던 것은 조금 아쉬워요.(다행히도 필자의 PC는 메인보드에서 C타입을 지원함)
후기
그 돈이면 풀프레임을 가지?
주변에서 말하길, 새 제품 기준으로 210만원 가까이하는 크롭 미러리스를 구매할 바에는 A7M3와 같은 풀프레임 바디를 구매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하는데요. 사실 저도 이 생각에 크게 반대하지는 않아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바디에 대한 이야기일 뿐.. 조금 쓸만한 렌즈를 찾아보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 렌즈 가격에 좌절을 하실거예요.
제가 생각한 풀프레임 바디 구성은 A7M3와 시그마 24-70mm(일명 시계륵 & 식계륵)이었는데, 이렇게 사용한다고 해도 금액이 중고 기준으로 대략 300만원이 넘어가더라구요? 단순한 취미생활로 이 정도의 지출은 조금 오버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저 같은 초보자가 풀프레임의 드라마틱한 성능 향상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아서, 한동안 눈여겨보았던 후지 X-T4를 선택했어요.
구매를 하고 배송을 받아보기 전까지도 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제품을 받아보고, 개봉을 해보고, 직접 사용까지 해보니 정말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언젠가는 서브로 굴려보고 싶었던 후지가 제 손에 들어왔으니 이제 메인 바디만 구매하면 될 것 같네요. 끝으로 번들 치고는 뛰어나다고 불리는 18-55mm f2.8-f4 렌즈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사용해보고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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