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업을 당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아무 생각 없이 쇼츠 영상을 내리고 있었는데.. 도각도각도각.. 도자기 소리라고 해야 하는 건지, 조약돌이 굴러가는 소리 같다고 표현해야 하는 건지.. 정말 딱 내가 원하는 키감과 사운드를 가진 키보드가 있었다.
오랜만에 가지고 싶은 물건이 나온 것 같았다. 후다닥 검색을 해보니 독거미의 경해축 키보드였다. 키배열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른데, 내가본건 모든 키가 존재하는 풀배열인 독거미 F108 경해축이라는 이름이었다.
8년 만에 구매한 키보드;;
그레이축이랑 황축은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경쾌한 소리를 내는 경해축이랑 서걱서걱 조용한 저소음바다축이라는건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물량 씨가 말랐었음. 근데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들어가 보니 경해축 매물 등장; 바로 하나 질렀다. 가격은 89,000원
풀배열이라서 가격이 동일한 줄 알았는데, 경해축은 인기가 정말 많아서 그런가 다른 상품들보다 가격이 더 비싸더라;;
카마도 탄지로 같다고 느끼는건 나뿐인가? 하단의 하오리 무늬도 그렇고.. 흠..
내가 구매한 독거미 경해축 풀배열 F108은 펀키스 국내정품 제품이다.
제품을 언박싱해보니 충전겸 유선으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케이블과 리무버, 여분의 키캡과 경해축 스위치가 동봉되어 있었다.
호오... 독거미 경해축 풀배열 F108 정말 영롱하군요?
게이같은 핑크색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파란색보다는 훨씬 괜찮은 것 같아서 색상은 올리비아 화이트로 선택했다. 텐키리스도 좋지만 블로그를 작성하거나 계산기를 사용할 때 오른쪽 숫자패드를 많이 사용하기에 개인적으로는 키가 빠지고 경량화된 키보드들보다는 풀배열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후면에는 미끄럼방지 패드가 큼지막하게 붙어있고.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딸깍이가 2개 달려있어서 높이를 총 3단계로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다.
경해축.. 3개월정도는 고민했던 것 같았다. 이유는 경해축의 그 무겁다는 키압 때문이었다.
후기를 찾아보면 알겠지만 경해축 키압이 매우 높아서 장시간 타이핑을 할 경우 손가락에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평가들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 블로그질도 해야 하고 업무도 해야 하고 게임도 해야 해서 키보드를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데, 피로감이 느껴진다..? 확실히 거슬리는 요소이긴 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경해축이 그렇게 무거운가..? 그렇다면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들의 키압은 어느정도지?
키보드를 아예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한창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고 키보드질을 했던 건 지금으로부터 8~9년 전;; 그때는 청축, 적축, 갈축 같은 체리스위치들이 인기가 많았을 시절이었다. 그땐 키압 이딴거에 관심 1도 없었고 디자인, 소리, LED 감성이 나에게 있어서 전부였다.
그래서 정보를 찾아봤다.
더키 제로샤인 청축
키압 60g
구매하고 엄마한테 등짝 오지게 맞았던 더키 제로샤인 청축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어느 PC방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키보드가 정말 쫀득하고 맛이 좋았다. 얼마나 맛이 좋았으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구매를..? 아무튼 엄마가 키보드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할 정도로 이 키보드의 소음은 어마무시했다. LED 화려했지, 청축 딸깍딸깍 맛 좋았지..
키캡까지 따로 구매해서 열심히 관리했던 그런 키보드인데 얘가 키압이 60g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키압. 하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 키보드로 블로그 글을 작성했다는 사실.
콕스 엔데버 무접점
키압 50g
레오폴드 키보드 살 때 같이 구매했었던 콕스 엔데버 무접점. 생의 첫 무접점 키보드였다. 특유의 보글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았고 청축 대비 소리도 조용조용해서 현재도 잘 사용 중인 그런 키보드였다. 키압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얘도 키압이 50g이나 했구나..
독거미 F108 경해축
키압 46g 바닥 60g
결론적으로 내가 자주 사용하는 키보드에 비해서 독거미 경해축은 수치상으로 가벼울 것 같았다. 바닥압이라는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키압만 보면 내가 사용 중인 키보드들의 압력과 비교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이라 판단!
그래서 구매한 건데 제품을 받고 타건까지 해보니 걱정과는 다르게 경해축 키압이 가볍게만 느껴졌다. 여기서 더 가벼운 건 싫었고 딱 요정도 무게감이 좋은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경쾌한 소리의 경해축 타건감은 진짜 미쳤다.
구매하기 전까지는 유튜버들이 올린 영상은 좀 오바고 실제로는 투박한 소리가 날줄 알았는데, 받아보고 타건하는 순간 마빡을 칠 수밖에 없었다. 도각도각도각... 키감은 쫄깃하면서도 묵직하게 부드러웠고 경해축 키압도 만족스러웠다. 전문가들은 보강판이 어떻고 저떻고 따지는데, 나 같은 초보자들은 누르는 느낌 좋고 소리만 좋으면 그만이다.
아! 근데 경해축의 소음이 없는 건 아니다.
가끔 경해축을 사무실에서 사용하시려고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키보드들을 많이 사용하거나 음악 틀어놓고 일하는 MZ스러운 회사라면 모를까, 40~50대분들 적적하고 조~용하게 앉아계시는 K중소기업 같은 사무실에서는 좀 시끄러울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만약 사무실 내 옆자리에서 하루종일 경해축 두드리고 있는 소리 들리면 바로 싸커킥 날릴듯..?
독거미 경해축의 휘황찬란한 LED. 과거엔 고가 키보드들의 전유물이었는데, 요즘은 키보드들의 필수 덕목이 되어버렸다.
경해축을 따로 타건해보고 구매한게 아니다. 유튜브 영상 수십 개를 보고 커뮤니티 빅데이터를 분석해 본 후 나에게 맞을 것 같아서 구매해 본 건데, 사용해 보니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이렇게 찰떡같이 잘 맞는 키보드가 얼마만인지!!
내가 경험해 본 독거미 풀배열 F108 경해축의 장점을 설명하자면
- 유선 무선 골라서 사용할 수 있음
- 키압이 생각보다 무겁지 않음
- 타건감이 쫄깃하면서 반발력 있는데 이런 키감은 처음 경험해 봄
- LED 낭낭함
요정도..?
물론 단점도 있다. 내수용 색상이 핑크나 블루밖에 없다는 것과 9만원이라는 가격. 색상은 키캡으로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지만 가격은 좀 비싸다는 느낌이 있다. 독거미는 가성비로 구매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요즘은 9만원정도도 가성비인건가? 싶다. 경해축이 조금 질린다 싶으면 타건감이 가볍기로 소문난 황축도 한번 구매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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