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라이브맥스 하카타 에키마에
요즘 일본 호텔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예전에는 6~7만원대면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이 가격으로 괜찮은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하카타 호텔은 호텔 라이브맥스 하카타 에키마에라는 이름의 3성급 호텔이었습니다. 에키마에는 역 앞이라는 뜻으로 하이브맥스 에키미나미(역 남쪽)과 같이 방향이 있는 걸로 봐서.. 동서남북 방향별로 호텔이 존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텔 라이브맥스 하카타 에키마에는 건물 자체만 봤을때 작아 보이지만 이 작은 건물 안에 객실이 122개가 있다고 합니다. 호재인 건지 악재인 건지... 아고다에서는 평점 7.1점으로 한국인들의 평균적인 이용 후기 키워드가 '가성비'였습니다.
가성비를 떠나서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위치였습니다. 일본의 여러 호텔들을 경험해봤지만 가격이 저렴하면 위치가 좋지 못하거나, 위치가 좋으면 가격이 착하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호텔 라이브맥스 하카타 에키마에는 다른 호텔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고 위치도 하카타역에서 걸어서 10분 내외. 정말 좋았습니다.
체크인은 일본어가 유창한 외국인 두분이서 진행해 주셨습니다.(영어도 잘하셨어요.)
요즘 일본에는 현지인들보다는 네팔사람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습니다. 오카사의 타코야끼집을 가도 외국인이, 스시집을 가도 외국인이.. 일본도 일을 하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일을 하고 계시는 외국분들을 보니 일본도 많이 힘들구나 싶더군요.
외부에서는 좁아보였는데, 실내로 들어가니 내부는 제법 넓게 느껴졌습니다. 하마의 입속으로 들어온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로비에는 일본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자판기와 정수기가 있었습니다. 월간잡지 같은 것도 한켠에 놓여있었는데 일본어만 할 줄 안다면 여기서 조금 시간을 보냈을지도 몰라요.
엘리베이터는 카드로 작동합니다. 이것도 모르고 계속 층만 눌러댔었어요. 카드로 찍고 원하는 층을 눌러야 엘리베이터가 작동합니다. 건물은 구식인데 엘리베이터만 최신식이라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졌어요.
왜 이용하기에 가성비가 많았는지 알 것 같았어요. 여태 일본 호텔을 예약하면서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숙소를 이용해본 경험은 없었기에 하카타 라이브맥스 에키마에에서 느꼈던 실망감은 상당했습니다.
청소상태도 불량. 테이블이나 커피포트에 쌓여있는 먼지가 수북. 방을 잘못뽑았어서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해도 너무 심했습니다.
예약이 가득차서 트윈룸을 못 구했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원베드로 예약한 건데 여기가 정말 2인이 이용할 수 있는 건지 싶은 정도의 규모. 거기다가 이렇게 작은 공간 안에 공기청정기라까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깐 기내용 캐리어를 둘 공간도 부족하더라구요. 아! 캐리어를 두는건 가능하지만.. 펼쳐놓는건 무리.
여기서 제일 정상인건 화장실이었습니다. 방보다 화장실이 더 깨끗했어요. 침대가 화장실에 있었다면 후쿠오카에서 머무는 내내 화장실에서 숙면을 취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5층에 투숙했거든요. 적어도 뷰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바로 반대편이 사무실이더라구요. 깜박하고 창문을 열어놓았다간 회사 사람들에게 저의 매끈하고 탱글한 엉덩이가 다 노출될뻔했습니다.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지만 평일에는 9시 넘어서까지도 직원들이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이러한 이유로 창문을 열어놓는 것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답니다.
제일 궁금한건 1층이었어요.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같았는데 저희가 이곳에서 지내는 내내 오픈한걸 한 번도 못봤; 환경이 개똥이라서 조식 상태도 궁금했는데 그냥 봉인을 해둔 모양이었습니다.
저희가 이곳에서 숙박하면서 마음에 들었던건 딱 한 가지였습니다. 하카타역에서 가깝다는 것. 이것 말고는 장점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밖에서 사진 찍고 돌아다니는걸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숙소에서 쉬어가면서 움직이는 스타일입니다.
라이브맥스 에키마에에서 지내는 동안은 저녁에 잠을 자는 것 외에는 실내 생활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하기도 싫었구요.
1층으로 나오면 호텔 바로 앞에 술집이 하나 있는데, 여긴 괜찮았어요. 숙소보다도 분위기가 더 좋더라구요.
반대편으로 나가면 로손편의점도 있습니다. 다만, 숙소에서 2명이 음식을 사와서 먹는 것도 불편했고 위생적으로도 먹을만한 환경이 아니었기에 저희는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오지는 않았어요.
결론만 말하면 최악이었습니다. 여행 중에 쌓인 피곤만 아니었으면 여기서 잠을 잘 수도 없었을 거예요. 스트레스 때문에요. 1박당 10만 원이 넘는 금액으로 예약한 건데 냉장고에 기본적으로 물도 없었구요.
이 근처 괜찮은 숙소들이 전부 다 팔려서 어쩔 수 없이 비슷한 금액대에서 괜찮아 보이는 호텔로 예약한 건데 제대로 똥을 밟았습니다. 가성비 숙소라서 그런지 주인장이 직원들도 가성비, 물도 셀프, 청소도 대충대충..
아무리 숙소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카타 호텔 라이브맥스 에키마에는 아닙니다. 절대 3성급은 아닙니다. 여기보다는 캡슐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라면 여기서 돈을 주고 투숙할바엔 노숙을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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