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ndscape

에버랜드 놀이기구 못타는 사람이라 아이폰으로 사진만 찍고 놀았음

마로에니 2024. 10. 6. 14:15

에버랜드

에버랜드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롯데월드는 심심할 때마다 갈 수 있는, 약간 부담 없는 햄버거가게 같은 느낌인데 이상하게도 에버랜드는 각을 잡고 다녀와야 할 것 같은 레스토랑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 초등학생 이후로는 에버랜드에 와본 기억이 없습니다.

참고로 저와 여자친구는 놀이기구의 스릴을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못탄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그래서 가기 전부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둘이 들어가면 입장료만 8만원인데 이 돈이면 차라리 다른 곳에 가서 노는게 좋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근데 저는 좀 다르게 생각했어요. 그렇게 창렬이라고 느꼈던 니지모리 스튜디오도 1인당 2만원을 받아먹는데, 에버랜드 오후권은 1인당 3만7천원 정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17,000원만 더 내면 환상적인 테마파크에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이번 에버랜드에 챙겨간 장비는 배터리 잔량이 60% 남아있는 아이폰13 프로였습니다. 집에서 카메라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오긴 했는데,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카메라를 꺼내서 전원을 켜봤는데.. 아뿔싸... 그만 메모리카드를 집에 두고 왔더라고요. 사진 커뮤니티에서 이런 실수들을 종종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저도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 위해 구매했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해보지 못했던 아이폰13 프로로 에버랜드의 풍경을 담아보았습니다.

저는 에버랜드 놀이기구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제일 만만한 동물원(?)쪽을 관람했습니다. 제일 먼저 우리 눈에 들어온 동물은 다람쥐 원숭이었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크기가 정말 앙증맞더라구요. 사진으로는 엄청 커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손바닥보다 살짝 크거나 그와 비슷한 수준의 크기였습니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는 표현이 알맞겠어요.

플라밍고! 홍학무리도 봤습니다. 동물들이 많다고 하는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집에서 가까운 동물원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들만 가득해서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에버랜드 동물원은 확실히 수준이 달랐습니다.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유명하다는 호랑이도 봤고 펭귄도 봤습니다. 호랑이의 울음소리도 바로 코앞에서 들었는데, 어렸을 때라면 바지에 흥건하게 지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성인이 된 지금은 게임에서도 많이 접한 몬스터라 그런지 귀엽게만 느껴졌습니다.

좀 걷다보니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거대한 새장이 있더군요. 들어가 봤습니다. 안에는 앵무새 조련사분이 계셨고 아이들과 어른들 앞에서 앵무새의 나이는 몇 살인지, 어떤 말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도 여기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앵무새의 평균수명이 생각보다 길더군요. 제가 제대로 들은게 맞다면 저 앵무새는 20살도 넘었다는..

에버랜드 먹거리는 다양합니다. 쌀국수도 팔고 버거도 팔고.. 근데 가격이 하나같이 비싸더라구요. 롯데월드에서 놀 때는 바로 앞에 롯데리아가 있기에 거기서 배를 채우고 들어가서 최대한 놀이공원에서 돈을 쓰지 말자는 주의거든요. 근데 에버랜드는 주위에 먹을거리가 하나도 없어서 이런 꼼수가 불가능하더라구요. 때문에 아이가 있는 가족단위 손님들은 에버랜드에 놀러 올 때 먹거리를 잔뜩 가지고 오시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여러가지 먹거리들을 먹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모듬츄러스? 믹스츄러스?였습니다. 특히나 저 오레오 츄러스가 상당히 제 취향이었습니다. 한개만 먹어도 물릴 정도로 상당히 강력한 단맛이었지만 놀이공원에 놀러 와서 그런지 앉은 자리에서 전부 다 흡입해 버렸습니다.

요즘 아이폰16프로맥스 구매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13프로를 샀을 땐 AppleProraw를 사용할 수 있어서 폰으로 찍은 RAW파일을 라이트룸으로 보정하고 있지만.. 아무리 RAW를 보정한다고 하더라도 기본 해상도가 구려서 살짝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14프로부터는 기본카메라의 해상도가 대폭 향상됐는데 큰 변화가 없고.. 15에서도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스킵했었었는데요. 16은 매장에서 만져보니깐 뽐뿌가 마구마구 오더라구요.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할부로 어떻게 똥꼬쇼가 가능하지 않을까 각을 열심히 재보고 있습니다. 근데 이번에 에버랜드에서 찍은 아이폰13 프로 사진을 보니 아직은 조금 더 굴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동물원에서 에버랜드의 상징인 우든코스터 쪽으로 내려오니 넓은 광장이 나오더라구요. 여기에는 학교테마의 공포 어트랙션도 있었고 유럽풍의 건물들도 많았어요. USJ의 느낌과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쪽에서 사진을 찍으시는게 좋을 것 같았어요.

놀이공원에 와서 놀이기구를 안 타고 가는건 손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싹 사라질 만큼 에버랜드의 경치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롯데월드에서도 이 짓거리를 몇 번 해보긴 했었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롯데월드는 좀 아깝다고 느꼈거든요.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구닥다리 테마파크 같아서 사진 찍으러 가기도 뭐하고.. 근데 에버랜드는 자연속에 위치해서 그런가 빛도 예쁘게 잘 들어오고 사진도 딱 제가 원하는 느낌으로 잘 담겼습니다.

역광 상황이거나 잡광이 섞여있는 상태에서 아이폰13 프로의 화밸은 정말 엉망입니다. 백내장 걸린 것처럼 사진이 뿌옇게 나오기도 하고 정말 이게 흰색이라고 싶을 정도로 화밸을 심하게 틀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저는 후보정을 염두해서 모든 사진을 RAW로 촬영하고 있어요.

RAW만 촬영하면 용량이 부족하지 않냐구요? 필요한 사진만 쓰고 나머지는 하드에 백업하는 습관 때문인지 128GB라는 용량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앱도 금융앱만 설치해서 그런가 아직 전체 용량의 30%를 넘겨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놀이기구 못타는 사람 에버랜드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때 많은 분들이 놀이기구를 타지 않아도 동물들만 관람하는것만으로도 하루가 지나간다는 글을 봤습니다. 20대땐 놀이공원에 놀이기구를 안타는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지만 나이를 먹으니 모든 웨이팅이 귀찮아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SNS에 인증을 하기 위한 관광지라던가 카페는 최대한 피해 다니고 있습니다. 줄만 보면 머리가 아파져요.

다만,에버랜드는 웨이팅을 하지 않아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아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말이죠. 동물들만 봐도 즐겁고 기념품샵구경, 먹거리만 즐겨도 하루일정이 뚝딱이었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에버랜드 오후권으로 즐겼는데 사진촬영이 목적이라면 종일권보다는 오후권이 더 메리트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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