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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얕은 계곡 추천 평창 흥정계곡 물맑고 발담그기 딱 좋은곳

마로에니 2024. 9. 19. 23:10

흥정계곡

9월에 물놀이를 해보기는 처음이다. 보통 이맘때쯤이면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서 물놀이와는 살짝 거리가 멀어지기 마련인데, 이놈의 지구가 드디어 미쳐버린 건지 추석까지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위를 제대로 식혀보고자 엄마네 집에서 약 20~25km 정도 거리에 있는 흥정계곡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네비로 흥정계곡을 찍고 가도 되고 흥정계곡 주차장으로 한 번에 이동하고 싶은 사람들은 흥정1리 마을회관을 검색해서 그 맞은편에 있는 넓은 공터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흥정계곡 화장실이 더럽다고 하는데, 그건 최악의 1인용 구형 화장실을 사용해서 그렇고.. 마을회관 옆에 떡하니 최신식 쾌적한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으니 이곳을 이용하도록 하자.

평창 흥정계곡 주차장에 도착 후 차에서 내리면 사진처럼 그림과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흥정계곡 주변은 주택이 아닌 펜션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대체적으로 건물들이 동화 속에서 나올법한 모양새다.

이렇게 생긴 매점을 기준으로 흥정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3개쯤 있던 것 같은데 우리는 하류부터 천천히 훑어가며 상류로 올라가면서 구경했다.

계곡물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내려가보면 넓지는 않지만 텐트를 치고 평창 흥정계곡에서 캠핑을 즐기고 계시는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싶을 정도로 물이 정말 맑았다. 계곡물도 이렇게 투명하게 보일 수 있구나.. 이곳의 수위는 전체적으로 얕지만 드문드문 돌무더기 웅덩이가 있어서 성인 기준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이들에겐 살짝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깊음과 얕음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어서 성인과 아이가 모두 재미있게 놀 수 있을듯? 찾아보니 이곳은 펜션이 있는 곳의 수위는 전체적으로 얕은데 펜션과 거리가 멀어지는 곳일수록 수심이 깊다고 한다!! 근데 이날 나는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발만 담그려는 목적으로 흥정계곡을 찾은거라서;; 수심이 깊은 곳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음스팟은 흥정마을회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주차장 쪽 계곡이다. 이곳 주차장이 진짜 진또베기 캠핑장이라고 느낀게; 계곡 바로 옆에 있어서 졸졸 흐르는 계곡물소리를 들으면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차박을 하게 된다면 이곳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낚시하시는 분들도 보였다. 사진으로는 저 안쪽으로 수심이 깊어 보이는데 들어가 본 결과 그렇게 깊지는 않았다. 조금 더 물장구치면서 놀고 싶었는데 낚시에 방해가 될까봐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와 근데 수질 하나만큼은 진짜 레전드네.. 너무 맑아서 보기만 해도 막 발 담그고 싶어짐;;

사진 속 장소가 상류 같은데 여기가 진짜 핵꿀 스팟이다. 수심이 일단 얕아서 아이들도 마음 놓고 놀 수 있고 시야가 탁 트여있어서 아이 잃어버릴 걱정도 없고.. 여러모로 놀기 좋게 만들어진 계곡 같아서 여기서 한 시간 동안 놀았던 것 같다.

물살이 거세 보이지만 막상 가까이에 가보면 그렇게 강하지도 않다.

중심부까지 들어가도 무릎까지 올까 말까 할 정도로 수심이 얕지만, 돌에 이끼가 많아서 발이 미끄러질 수 있어서 조심조심 이동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깊이가 깊지 않아서 흥정계곡에 접이식 의자를 설치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도 많았다. 나도 접이식 의자를 하나 장만해서 트렁크에 박아놔야겠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했던 모양이다.

계곡 하면 백숙이고 백숙하면 계곡 자릿세가 떠오르기 마련이라 상류쪽은 무조건 펜션을 이용해야 되는구나 싶었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지나가다가 발만 담그고 가야지하는 생각으로 대충 주차하고 이곳에 온 건데 이 좋은 공간을 무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게 행운 같았다. 대충 백숙을 사 먹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는 뜻이다.

펜션예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뷰가 어떤지 감상하기 위해 잠시 펜션촌을 걸어보았다. 계곡까지는 분명 가족들과 동행했던 것 같은데, 여기서부터는 뭣하러 이런 곳까지 구경하냐고 구박을 하길래 그냥 혼자서 돌아다녔다. 마치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해서 혼자 펜션 주위를 빙빙 도는 나는 솔로의 출연자처럼 말이다.

민박스멜 가득할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건물들이 모두 깔끔했고 특유의 소똥냄새도 없었으며 정원까지도 모두 꽃밭이었다;; 요즘시골 진짜 옛날 같지 않다는 엄마의 말이 사실이었구나..! 모든 장소가 그림 같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소박하게 심어놓은 해바라기 주차장이었다. 정말 작은 공간인데도 해바라기라는 꽃 하나가 공간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더라.

돌아가는 길에 평창 흥정계곡에서 새가 목욕하는 것도 봤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는 걸 보니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갓난아기 같았다. 새의 깃털이 젖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극한의 방수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더라.. 어찌나 부럽던지!

엄마가 시골로 내려간 후 엄마네 집 근처에 있는 어지간한 계곡들을 다녀와봤지만 아직까지 마음에 쏙 드는 계곡을 만나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다녀온 강원도 계곡 추천 평창 흥정계곡은 개인적으로 매년 휴가철마다 다시 오고 싶은 계곡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괜찮은 계곡이었다. 진짜진짜 재미있게 놀았고 이곳저곳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

추석이 지나도 여전히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뉴스를 보니 앞으로 여름이 점점 더 길어질 거라고도 말하고 있다. 지구에겐 악재일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더 길어지겠지. 어떻게 보면 호재일듯.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흥정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멍때리면서 기분을 리프레쉬해보길 바란다. 분명 기분이 정말 상쾌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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