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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돈씨의 대명사 라이카Q2 1년 사용 후기 메인카메라로 충분할까?

마로에니 2024. 6. 22. 18:28

라이카Q2

그 돈이면 씨Bal..

그돈씨. 가성비가 좋지 못하거나 소비자가 판단하기에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판단되는 상품들 앞에 붙는 말이다. 카메라에서도 그돈씨로 유명한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라이카다. 오늘 나는 라이카에서 만든 똑딱이 풀프레임 카메라 라이카Q2를 1년간 만지작해본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라이카Q2라는 카메라 스펙이나 기능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떠드려는건 아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이 카메라로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사진은 잘 나오는지, 돈값은 하는지 등등 실사용기에 더 궁금증을 가지지, 이게 셔속이 얼마고 렌즈구경은 도 얼마인지와 같은 스펙이 궁금해서 이 글을 읽는건 아닐테니 말이다.

물론 소소하게 정보 전달은 되겠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상황이나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건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들에게 타이어 교환 방법을 설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느끼기에 스펙을 읊조리는 것보다는 그냥 실사용 후기를 올려보는게 더 도움될 것이라 생각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라이카는 왜 그돈씨라는 소리를 듣는 걸까에 대해 먼저 답을 하자면 아주 당연하게도 첫째도 가격이요, 둘째도 가격이다. 내가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것저것 중고 제품을 구매하면서 느꼈던 것이지만, 라이카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월등하게 AF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편의성이 엄청 뛰어난 것도 아닌것 같은데 가격만큼은 TOP! 드럽게 비싸더라. 기본이 몇백, 나아가 천만원까지도..?

때문에 가성비만 추구하는 나는 죽을때까지 이 카메라는 못 만져보겠구나 싶었다. 엥..? 그런데 이게 웬걸?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들만 몇 개 처분하면 Q시리즈정도는 맛보고 죽을 수 있겠더라? 그래서 몇개 처분하고 바로 라이카Q2를 질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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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에 관심을 가지게 됐던 건 파나소닉 루믹스 LX100M2를 사용하고 나서부터였다. 똑딱이=단순한 편의성으로만 생각해왔었는데 라이카의 렌즈를 가진 LX100M2를 사용해보고 나서는 똑딱이도 이런 선예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 생각은 나아가 라이카를 가져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확산됐다.

왜 하필 Q2?

라이카에도 여러 라인업이 있다. 그런데 나는 왜 Q2를 선택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 포인트를 콕! 찝어서 말하자면..

  1. 4천만 이상의 고화소이면서 풀프레임일 것.
  2. 렌즈를 살 돈이 없으니 바디에 렌즈가 박혀있는 똑딱이일 것.
  3. 예뻐야 할 것.
  4. 동경하는 작가님이 Q2를 씀...(이게 제일 컸다..)

소니의 A7R4같은 6천만 고화소를 사용했을 때 후보정에서 구도를 잡을 수 있다는 것에서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고화소 바디만 만졌던 것 같다. 물론 1억만화소같은 중형센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6~4천만 화소만 사용했나 보다. 그래서 위의 조건을 가지고 적합한 카메라가 있나 찾아봤더니만 딱 라이카Q2가 있었고 운이 좋게도 정말 괜찮은 구성품의 상품을 좋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이 돈이면 씨Bal...

솔직하게 말해서 라이카Q2를 구매하고 한달간 후회를 했던 것 같다. 일단 편의성도 그렇고 속도도 그렇고 모든게 잘못 비벼진 비빔밥인줄 알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첫인상은 소니의 A6000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부팅속도는 최악이요 조작성은 늬X 씨X 후.. 이게 왜 공홈 기준으로 900만원짜리 카메라인지 이해가 안갔다.

그래서 중고나라에 올렸는데.. 이거 살때는 정말 쉬웠지만 팔때는 어렵더라. 헐값으로 후려치는 업자들 말고는 연락이 진~짜 안오길래 안고 뒤지기로 결정. 내가 선택한 카메라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지 라는 마음으로 무덤까지 가지고 가기로 했다.

아.. 근데 이게 진짜 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빠릿빠릿한 최애애애신형 바디만 쓰다가 이런 느으릿느으릿한 바디를 쓰면 적응 못할 줄 알았는데 2달 동안 손에 쥐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보니깐 "호에에에에엥? 이거 진짜 좋은 카메라잖아?, 캬..! 이것이 라이카의 철학이었구먼.." 나 자신 스스로가 최면을 걸고 있더라.

그냥 비싼거 샀다고 미친개처럼 좋아했던건 아님. 내가 느꼈던 몇가지 장점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4700만화소

화소 높음 = 사진 쨍함 = 크롭 편의성 좋음

맨 처음 고화소바디를 접했을땐 예상외로 거대한 사진 용량에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 비압축 기준으로 한 장에 100Mb 가까이 되는데 이걸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다. 근데 이건 외장하드 2개 정도 구매하니깐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니었음. 오히려 문제는 고화소를 보정해야 하는 PC..? 하드는 사면되고 컴은 업글하면 그만이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고화소 바디 아니면 사용을 못할 정도로 내 눈이 고화소에 적응을 해버렸다. 첨부터 고화소를 안써봤다면 모를까 한번이라도 고화소를 경험해 봤다면 라이트룸 확대오르가즘을 포기하기 어렵다는건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다 필요 없고 그냥 고화소는 짱이다. 몇백장씩 연사치는 프로 사진가에겐 용량압박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나같은 취미러에게는 그냥 고화소가 짱짱맨임.. 구도 망치는 것보다는 한 장이라도 크롭해서 건지는게 더 이득.

폰카와 가장 비슷한 화각 28mm

라이카Q2에는 SUMMILUX 28mm 1.7 단렌즈가 박혀있다. 바디를 사면 렌즈가 따라온다고 하는 Q시리즈. 정말 과연 그럴까? 라는 생각으로 반도카메라를 봤는데 바로 끄덕거렸다. 주미룩스 렌즈들 중에서 500만원 언더가 없음..;

28mm가 제법 넓어서 사용하기 어려운 화각이라고 하던데 나는 이게 정말 하나도 거슬리지가 않았다. 28mm는 스마트폰 화각과 상당히 비슷했는데 나는 폰으로도 사진을 많이 찍어서 그런가 적당히 넓어 보이면서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확실히 20mm대 화각이 실내도 그렇고 야외도 그렇고 툭툭 찍어내기는 좋은 화각인 것 같다.

라이카Q2 선택에 있어서 화각이 문제라고 생각된다면 본인의 스마트폰 갤러리를 살펴보자. 내가 찍었던 사진들이 마음에 든다면 28mm 화각을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일테니 말이다.

아참! 렌즈 선예도가 정말 좋다. 찍었을 때는 몰랐는데, 찍은 사진을 집에 와서 PC로 보면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다고? 싶을 정도로 쨍하면서 선명한 사진. 4700만 고화소인데도 불구하고 선예도까지 좋아버리니깐 나중에 라이트룸으로 불러와서 크롭으로 중앙부 잘라내면 그냥 극락이다.

귀여운 디자인

디자인은 정말 깔 구석이 없다. 동글동글하면서도 엣지있는 디자인. 거기에 스퀘어후드까지 끼운 주미룩스 28mm 1.7렌즈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Q시리즈를 디자인만 보고 구매하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던데 조금을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얘를 들고 다니면 관심을 덜 받아서 좋았다. 식당이나 카페 가서 사진 좀 찍으려고 일반 풀프레임 바디에 렌즈 마운트한걸 들어 올리면 관종된 것 같아서 살짝 민망했는데, 라이카Q2는 디자인이 귀욤뽀짝해서 그런가 별로 관심을 안받음. 눈치 안보고 찍어도 된다는게 진짜진짜 장점임.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더 많은 카메라

분명 좋은 카메라다. 렌즈 선예도 끝장나지, 화소 높지..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라이카Q2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은 카메라가 아닐까 싶다.

  • 미친 가격
  • 부팅 및 미리보기가 느림
  • 워블링이 심한 AFC
  • 손떨방이 있는데요. 없어요.
  • 악세사리 가격이 창렬..

일단 그돈씨라고 설명했으니 가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고.. 부팅이랑 미리보기를 꼭 말하고 싶은데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내가 찍고 싶은 피사체를 발견했을 때 가지고 있는 소니나 캐논 미러리스는 바로 켜서 찍고 땡인데 얘는 전원키는게 너무 오래 걸려서 촬영 순간을 놓칠때가 많다. 그리고 찍은 사진을 미리보기할때도 느릿느릿.. 최신 바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라이카Q2는 불친절할 카메라 그 자체다.

AFC 워블링은 할 말이 없음. 라이카Q2 AFC를 처음 써보는 순간 멀미날뻔했다. 울렁울렁 거리는 그 액정을 보고 있는데 워블링이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나는 AFS만 사용하고 있다. 1년 동안 AFS를 써보니깐 오히려 이게 더 편한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손떨방이 탑재되어 있다고 하던데 실사용해보면 없는거나 마찬가지.

이게 내가 느낀 단점들인데 이 단점들을 상쇄시킬만큼 라이카Q2라는 카메라가 나에게 가져다주는 결과물이 너무나도 좋아서 지금까지 방출하지 않고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내가 1년간 블로그에 업로드한 사진의 대부분이 라이카Q2로 촬영한 사진들인걸 보면 내가 이 카메라를 얼마나 애정하는지 이해하실 것이다.

라이카Q2, 메인카메라로 어떨까?

충분하다. 아니? 충분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단점이 있지만 예전에는 이런 단점들보다도 더 문제가 있는 카메라들로도 잘 찍고 다녔다. 물론 이걸 살 돈으로 조금 더 나은 카메라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돈씨라는 꼬리표를 항상 붙이고 다니는 것이 흠이지만 말이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정말 재미있는 카메라이고 항상 가지고 나가고 싶은 카메라이다. 사진생활에서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라이카Q2로 담아낸 순간들

그돈씨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라이카Q2. 이 말은 분명 맞는 말이다. 이걸 살돈이면 더 최신형인 A7CR을 사서 20g나 40g같은걸 마운트하면 AF좋고 화소 좋고 중고로 되팔기도 좋은 훌륭한 조합이 완성된다. 이런걸 다 알고있음에도 나는 왜 라이카Q2를 사용하고 있는걸까? 솔직히 모르겠다. 쥐가 교미하는 것 같은 셔터소리. 반쯤 나사가 풀려있는 인터페이스.. 개똥맛인걸 알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밖으로 나갈때 항상 라이카Q2를 챙기곤한다.

고화소병이랑 라이카병은 직접 써봐야 낫는다고 한다. 라이카Q2를 구매하면 이 두가지 병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으니, 아주 좋은 처방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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