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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립인줄 알았던 사과를 닮은 대구 능금빵 맛 평가

마로에니 2024. 5. 5. 16:04
"오빠 능그망 먹을래?"

화장실에서 씻고있는데 여자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듣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롤에서도 패드립을 안치던 애가 나한테 패드립을 치다니.. 머리를 말리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려고 했는데..

요렇게 생긴 빵을 하나 가져왔다. 사과박스에 사과그림에.. 사과가 담겨있어서 당연하게도 사과인줄 알았다.

그리고.. 느금마라고 들었던 여자친구의 말은 능금빵이었다... 정말 큰일날뻔했다.

대구의 특산물 '사과'

능금빵은 동대구역에 위치한 '수형당'이라는 빵집에서 시그니처 메뉴로 판매하는 빵이라고 한다. 한개의 3,900원이고 사진속 6개가 들어있는 선물세트의 가격은 23,000원으로 여자친구의 아는 언니가 대구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왔다고 한다.

요즘 베이커리 카페들도 많고, 그곳에서 판매하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많이 접해봐서.. 사실상 능금빵의 모양 빼고는 맛 자체게 거는 기대감이 없었다.

홍옥처럼 검붉은 사과모양의 빵. 사과꼭지는 빼빼로이며 붙어있는 꽃은 허브였던걸로 기억한다. 맛이 어떻든 생긴 모양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생겨서 빵돌이 빵순이들에게 제법 사랑을 받을 것 같은 비쥬얼이다.

이 빵 하나가 3,900원이라니.. 요즘 빵 가격을 들어보면 정말 기가 찬다. 새삼스럽게 정겨운 맛, 거기다가 띠부띠부 씰까지 들어있는 우리의 푸키먼 빵이 얼마나 가성비인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먹어보기 전에 이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맛 감별사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선생님께서는 몇번 킁킁하시더니만 이내 마음에 들지 않으셨는지 냥냥펀치로 능금빵을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대구의 능금빵. 속살.. 속살을 보자.. 빵 안에는 크림치즈가 가득, 그리고 중앙부엔 소량의 사과필링이 들어있었다. 사과필링 때문인지 맛은 시큼시큼한 사과맛 와플을 먹는 느낌이었다.(와플이 더 맛있음)

촉촉할 것 같은 빵은 의외로 푸석한 느낌이 들었다. 찾아보니 국내산 김흥국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까슬까슬한 느낌이 들었나보다. 크림치즈때문인지, 커피보다는 우유에 더 어울릴 것 같다.

기대에 비해 맛 자체는 너무 평범해서 딱 하나만 먹고 나머지는 지인들 나눠줬음. 근데 패키지라던지 구성 자체가 너무 예쁘게 잘 되어있어서 선물용으로는 아주 좋아보였다. 선물받기에는 베스트인데, 내돈주고 사먹기에는 조금 아깝다고 생각되는 대구 능금빵 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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